[미디어고양파주] 36도의 폭염이 온다는 일기예보에 일찌감치 사위와 함께 미용실에 들려서 오랜만에 제이미 원장님도 만나고 마트에서 냉면을 사와 시원하게 물냉면을 만들어 먹고는 오후의 더위를 피해 쇼핑몰로 나갔다.
더위를 피해 쇼핑몰에 사람이 북적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여유롭게 시원한 쇼핑몰에서 오후 시간을 보내면서 다음주에 열리는 후안의 생일파티 선물을 준비했다.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는데 지나가던 한국계 할머니가 보라를 보더니 “너무 귀여워요. 어쩜 저리도 잘 웃어요?”라면서, 보라가 방긋 웃어주니 행복해 하시면서 “보라가 잘 컸으면 좋겠다”는 축복의 말을 해주셨다. 날이 더워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 위해 저녁 메뉴를 생각하다가 오랜만에 수제 BBP햄버거 집을 찾아 달라스버거와 LA버거로 저녁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일요일 아침 빨래를 하고 있는데 네리스가 Palisades Park Swim Club 수영장에서 보조 매니저로 일하고 있으니 시간되면 놀러오라고 연락이 왔다. 느닷없는 연락에 부랴부랴 수영복과 필요한 것을 챙겨가면서 김밥과 제육볶음, 불고기볶음을 사서 도착하니 네리스와 딸 발레리가 입구에서 반겨주며 수영장에 입장시켜 줬다.
수영장은 커다란 공원에 어린이용풀 1개와 성인풀 2개, 그리고 다이빙풀이 1개 있고 나무 그늘도 많았다. 우리는 보라의 목 튜브를 가져가서 어린이풀에 넣어보니 너무 신나 동동 떠다니는 모습에 다른 외국인들이 신기해했다. 또 네리스가 새로운 튜브를 빌려줘 그곳에 태우니 더 신나했다. 역시 매주 일요일마다 연습했던 물놀이가 보라의 첫 수영장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보라를 유모차에 태우고 셋이 다이빙대에서 뛰어 내리기도 해봤다. 사위는 처음으로 해보는 다이빙이지만 딸과 나는 정말 오랜만에 해보는 다이빙이 너무 재미있었다. 나중에 도착한 후안이 보라를 봐줘서 딸과 사위, 셋이서 함께 수영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보라의 160일 기념사진을 수영장 의자에 앉혀서 찍어봤다.
보라는 수영을 하다가 같은 또래의 폴 오빠를 만났다. 폴 오빠는 물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찡찡거리더니 튜브에 떠있는 보라를 보고 용기가 생겼는지 물에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했다. 몇 시간이 지난 후에 보니 폴이 아빠와 물에 적응해 잘 놀고 있었다. 폴 아빠의 말이 지난주에 처음 데려왔는데 물 밖에만 있다 발도 못 담그고 갔는데 보라 때문에 오늘 처음 물에 들어갈 수 있었다며 폴 아빠가 앞으로 자주 와야겠다고 기뻐했다.
물놀이를 끝내고 폐장시간인 7시에 나오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얼른 차를 타고 후안네와 함께 중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38도까지 올라간 제일 더웠던 일요일 오후를 생각지도 못했는데 후안과 네리스 부부 덕분에 가족들과 함께 첫 야외 수영장 물놀이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7월 24일 보라를 데리고 에버그린 소아과를 찾았다. 소아과 최윤희 선생님은 다행히 이상이 없다고 8월 정기검진에 오면 되겠다고 해서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그 다음날 오후에 보라가 처음으로 몸 온도가 38.1도까지 상승해 1시간 간격으로 계속 체크하며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줘도 38.3도까지 올라가 해열제를 먹이니 체온이 내려갔다. 처음으로 열이 나서 순간 당황했다. 혹시 밤에 아가들은 열이 많이 오르면 칭얼대며 힘들게 할까 싶었는데 보라는 열이 좀 있어도 잘 웃고 장난치곤 했다.
금요일 저녁에는 후안 생일파티에 가야하는데 열이 있으면 참석을 못할까 싶었지만 다행이 괜찮아 졌다. 초대받은 식당에서 맛있는 고기, 해산물, 바비큐, 빵에야, 상그리아 등 푸짐한 음식을 함께하며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위는 후안에게 버뮤다크루즈 여행 때 신으라고 운동화를 선물하고 나는 커다란 접시를 선물로 전달했다. 크리스 정 시장님도 오셔서 한국에 오시면 연락을 주겠다고 하셨다. 후안과 네리스 부부와는 다음주 토요일에 함께 바비큐를 하자면서 인사하고 헤어졌다.
이제 두 번 남은 토요일인 내일은 GROUNDS FOR SCULPTURE라는 조각공원에 가기로 했다. 미국의 조각공원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이제 암은 주말까지 아무 일 없이 다들 건강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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