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5월 22일 수요일 보라의 백일을 기념해 한국의 전통문화체험을 해주고 싶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프로그램 방송 중 백일 삼신상을 차리를 모습을 보면서 나도 보라가 백일동안 잘 자랄 수 있게 보살펴 주신 삼신할머니께 감사의 상을 올리고 싶었다.

보라의 백일날 차려본 삼신상
보라의 백일날 차려본 삼신상

인터넷을 찾아보니 삼신상은 백일 날 해뜨기 전에 음식을 정성껏 차려 올리는 것이라고 해서 새벽 4시에 딸은 유축을 하고 나는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준비하는 재료는 칼과 소금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간을 봐서도 안 된다고 했다. 칼을 쓰지 않기 위해 마른미역을 불리기 전에 적당한 크기로 톡톡 자르고 마른도라지 뿌리, 마른고사리 줄기, 시금치 잎을 물에 불리고 삶고 해서 조선간장과 참기름만으로 간을 해야 한다고 했다. 40여분 만에 요리가 끝나고 거실에서 해가 뜨는 동쪽을 향해 밥, 미역국, 물과 3가지 나물을 각각 접시에 담에 상을 차려 놓았다.

새벽 4시 45분 보라가 스스로 깨어났다. 우리는 얼른 바운서에 보라를 누이고 인터넷을 통해 배운 대로 상 앞에 데려다 놓고 축원문을 읽으면서 딸과 함께 보라에게 건강하게 자라주어 고맙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자라주기를 바라며, 혼자 상 앞에 두고 영상 녹화를 돌리고는 방으로 들어가 있었다.

새벽에 깨면 배가 고파 우유를 찾아 칭얼거리며 손가락을 빨곤 하는데 전혀 칭얼거리지 않고 10분 동안 혼자 조용히 있었다. 나중에 녹화된 영상을 보니 혼자 얌전히 누워 웃고 있었다. 정말 삼신할머니들이 오셔서 놀아줬던 걸까? 믿거나 말거나~

딸과 10분 동안 방에서 기다리면서 100일 동안 정말 고생했다며 서로를 안아줬다. 시간이 흘러 보라가 저만치 자라도록 우리 모두 애썼기에 서로에게 감사했다. 5시에 방에서 나와 상을 치우는데 보라는 울지도 않고 얌전히 있다가 모유를 먹더니 다시 잠들어 버렸다.

간도 안보며 만든 음식들이 다 맛있었다. 만들어진 음식은 그날 다 먹어야 했기에 딸의 점심 도시락으로 싸줬다. 딸은 전화로 점심이 너무 맛있다고 전화가 왔었다. 저녁식사까지 해서 준비했던 모든 음식을 다 먹었다.

딸과 사위가 출근하고 나는 보라의 백일을 기념하기 위해 의자에 앉혀서 몇 장의 사진을 더 찍었다. 낮에는 이제 제법 장미꽃이 피기 시작하는 공원으로 둘이 산책도 다녀오면서 백일을 잘 보냈다.

1993년 시어머님이 딸을 포대기에 엎고 찍었던 사진이 기억나서 나도 보라를 엎고 사진을 찍어봤다. 젊으셨고 고우셨던 어머님도 손녀인 딸을 만났던 때가 지금의 내 나이셨다. 소중히 간직하고픈 사진이 추가되었다.

Andy Min 선거운동 참여
Andy Min 선거운동 참여

5월 25일 토요일에는 6월 4일 화요일에 실시하는 팰팍 시의원 투표에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이번에 출마한 시의원 앤디 민의 선거안내를 하기 위해 함께 갔다.

딸과 보라는 앤디 민의 집에 있고 나와 사위는 함께 유인물을 전달하러 나갔다. 앤디 민, 후안, 네리스, 소피, 영쌤 그리고 팰팍 경찰 3명, 모두 10명이 2팀으로 나누어 시민들의 집에 방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메모리얼데이 연휴여서 인지 많은 집이 비어있어서 안내문만 현관문에 걸어놔야 했다. 유세 방송을 하거나 그런 것 없이 길거리 플랭카드나 잔디밭에 꽂아두는 안내와 각 집을 방문해서 전달하는 안내문이 최선이라고 했다.

High Point 주립공원에서의 바베큐 나들이
High Point 주립공원에서의 바베큐 나들이

일요일에는 날씨가 좋아 보라 생애 첫 바베큐를 하러 뉴저지의 가장 높은 High Point State Park으로 모든 것을 준비해 갔다. 곳곳에 바베큐장이 설치되어 있어 우리는 한쪽에 자리를 잡고 텐트도 치고 테이블에 준비해 간 소고기 스테이크, 단호박, 고구마, 옥수수, 버섯, 파프리카, 마늘, 양파를 그릴에 구워서 싸간 밥과 김치에 상추쌈을 해서 식사를 했다.

우리가 식사하는 동안 보라는 카시트에 앉아 어김없이 쪽쪽이를 빨며 편하게 낮잠을 자서 우리 셋은 바비큐를 편히 즐길 수 있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니 깨어난 보라에게 딸은 커다란 텐트 속에서 수유를 하고 잠시 낮잠을 즐기다 일어나 보니 화창하고 맑았던 하늘에 구름이 끼어 있고 갑자기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급하게 텐트와 바비큐 그릴을 철수하고 돌아가려고 나오던 길에 비를 피할 수 있게 설치된 테이블이 있어 그곳 아래에서 라면 2개를 끓여 남은 찬밥까지 말아서 저녁을 해결하고 나니 비가 서서히 그치고 있었다.

비가 그쳐서 우린 다시 차를 돌려 올라가지 못했던 High Point Tower까지 올라가니 뉴저지 일대가 쫘악 발아래 펼쳐져 보였다, 가장 높은 장소라서 바람이 엄청 불었다. 얼른 사진만 찍고서 내려와 작년에 숲속에 들어가 고사리를 땄던 곳을 걸으면서 한 접시 정도의 고사리를 채취하고서 오늘 계획한 바베큐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조카들과의 점심
조카들과의 점심

5월 마지막주 월요일 이곳은 메모리얼데이로 공휴일이다. 오늘은 조카와 내년에 결혼하기로 한 여자친구와 함께 보라를 보러 온다고 해서 우리는 집 근처 이태리식당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조카며느리가 될 친구는 딸과 동갑이기에 서로 친구처럼 지낸다. 지난 5월 프로포즈 받았던 이야기와 이번에 의대에 졸업해 7월부터 맨하탄의 병원에서 1년 동안 인턴을, 1년 후에는 디트로이트에서 레지던트를 시작한다는 소식과 함께 내년 9월 결혼을 약속한다는 소식을 전해줬다. 보라가 외삼촌 결혼식에 화동으로 서기로 했다. 그때면 아장아장 걸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조카는 “고모, 고모부가 매번 한국가면 동대문 닭한마리 칼국수로 몸보신 시켜주셨으니 이곳에서는 제가 쏩니다”라면서 식사대금을 지불했다.

어느새 딸보다 2살 많은 조카가 이곳에서 일하며 결혼도 계획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30여년의 지난 시간이 속절없이 빠름을 또 다시 느꼈다. 그래도 다행히 조카들이 가까운 곳에 있어 이렇듯 자기들끼리 만나고 하는 모습들이 좋았다.

LAT ROCK BROOK 산책으로 연휴 마무리
FLAT ROCK BROOK 산책으로 연휴 마무리

조카들이 돌아가고 우리는 가까운 FLAT ROCK BROOK으로 산책을 다녀왔다. 조류들이 다친 것을 관리해주는 새장 속에서 부엉이도 보고, 높지 않고 나무들이 무성한 야트막한 숲속을 한 시간여 걸으면서 연못에서는 커다란 자라도 만났다. 조용하고 산책하기 딱 좋은 곳을 다녀와 보라는 오늘도 수영을 했다. 보라는 점점 다리에 힘이 생겨 바닥을 치고 튀어 오르기를 즐기면서 30여분을 물속에서 신나게 놀고는 배가 고파 신나게 먹고는 잠도 잘 잤다.

백일이 지나면서 보라가 누워 있으면서도 힘을 주며 허리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조만간 한쪽으로 엎어 칠 수 있고 스스로 엎치면 배밀이와 더불어 엎어져서 한쪽으로 뱅뱅 돌기도 하면서 기기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또 아랫입술을 쫍쫍 빨면서 침도 뽀글뽀글 만들 줄도 안다. 그러면 또 앞에 두 개의 새하얀 이도 서서히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나는 첫 이유식을 만들어 조금씩 먹이는 생각을 해봤다.

다시 시작된 원더웍스(아이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시기) 기간이어서 인지 모유를 먹는 양이 조금 줄었다. 조금 더 양을 늘려야하는데 줄어들기에 마음이 쓰인다. 하지만 이젠 똘망한 두 눈에 무언가 보이는지 열심히 고개를 돌리면서 이것저것 보고 웃기도 하고 많이 궁금해 하는 눈을 읽을 수 있다. 또 뭐라고 얘기하면 소리를 내면서 꽤 길게 옹알이를 해주는 보라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서 얘기할 맛이 나기 시작했다.

백일이 지나면 아가들이 많이 예전과 바뀐다고 하는데 아직 보라는 먹는 것 말고는 여전히 잘 웃어주고 잘 자고 잘 놀아주어서 힘들지는 않다. 순한 편이라고 해야 하나 이러다가 갑자기 돌변할 수도 있겠지만~

3일 동안 함께 휴일을 보내고 이제 또 내일부터 애들은 일터로 간다.

다음 주는 날씨가 비소식이 계속 있는데 나가지도 못하고 낮 시간을 어찌 둘이서 지루하지 않게 어떻게 지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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