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6월 중순이 지나고 오가는 가운데 일주일간 비가 오는 날이 많았던 주중을 보냈다.

조지워싱턴다리 아래에서 바비큐 타임
조지워싱턴다리 아래에서 바비큐 타임

화창해진 토요일 아침, 서둘러 야외 바비큐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1951년에 세워진 조지워싱턴다리 아래 바비큐장에서 나무그늘아래 자리를 잡았다. 새로 구입한 작은 텐트를 펴고 보라는 시원한 나무그날 아래 테이블에 누워서 오전 잠을 자는 동안 우리는 딸의 친구와 조카가 오기를 기다렸다.

딸 친구 부부가 먼저 도착하고 맨하탄에서 버스로 다리를 건너오는 조카를 데리러 갔다 왔다. 모두 모여서 차콜에 불을 피우고 스테이크를 굽기 시작했다. 소고기 4팩을 구워먹고 딸 친구 부부가 가져온 삼겹살과 김치에 조카가 만들어온 파스타샐러드까지 모두 맛있게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다. 돗자리에 앉아 이제 4개월 후면 태어날 보라의 남자친구가 될 우열이네 신혼 이야기와 이모가 선물해준 예쁜 핀과 머리끈도 받고, 육아이야기를 나누며 오랜만에 만나 여유롭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후식으로는 잘라간 수박과 과자, 커피까지 완벽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3시경 친구네 부부는 먼저 가고 딸과 조카는 자리 지키며 쉬고 있었고, 나는 사위와 보라까지 셋이서 허드슨 강변의 산책로를 걸어 올라갔다 왔다. 너무나도 화창한 날씨에 바비큐장 잔디밭 곳곳에 각국 나라사람들이 모여 주말의 햇살을 받으며 한가로이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산책길 왼쪽의 깊고 가파른 산비탈속엔 엄청난 나무들로 무성했고, 오른쪽의 강물위엔 보트, 요트가 한가롭게 떠가고 제트스키들은 요란한 굉음을 내며 경주를 하고 있었다. 산책을 하면서 나무아래를 걸으니 너무나 한적한 산속의 풀내음과 함께 멀리 보이는 맨하탄과 조지워싱턴 다리가 근사하게 보였다.

HEALTH & FITNESS EXPO 관람
HEALTH & FITNESS EXPO 관람

1시간 20분여 산책하고 돌아와 자는 보라를 누이고 잠시 쉬다가 라면 4개를 삶아 저녁으로 개운하게 입가심을 했다. 7시가 넘어 짐을 챙겨 조카를 다시 버스로 건너갈 수 있는 곳에 내려주고 돌아와 하루 종일 밖에서 있었던 보라를 목욕시키고 하루를 마무리 했다. 일요일 아침에는 빨래를 하고 이른 점심을 먹었다. 지난번 BTS 뉴저지 공연을 했었던 NFL구장인 METLIFE STADIUM에서 2019 HEALTH & FITNESS EXPO 마지막 날이라서 구경을 갔다.

언제 또 미식축구장 잔디를 밟아볼까 싶어서 들어가는데 주차장부터 크기가 거대했다. 1층으로 해서 들어가니 커다란 운동장과 관중석의 크기는 NEWYORK YANKEES 야구장보다 훨씬 큰 크기였다. 저 많은 좌석을 꽉 채우고 공연한 BTS를 상상하니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운동장에는 암벽등반, 번지, 짚라인 등이 있어 많은 가족들이 직접 체험하고 있었고, 딸과 나는 40야드(약 36미터)의 트랙에서 달리기 경주를 하고 기념메달을 받아왔다. 오랜만에 뛰어보니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NBCNY 앵커 & NFL 운동장에서
NBCNY 앵커 & NFL 운동장에서

1층에서는 HARLEM WIZARDS 농구선수와 사진도 찍고, 2층 한쪽엔 뉴욕 미식축구팀인 자이언츠의 챔피언 트로피와 의상 등이 전시되어 있는 홀도 구경하고 유명 미식축구선수의 사인회도 하고 있었다. 한 바퀴 실내외를 모두 돌고서 나오는데 한 쪽 옆에 NBCNY의 뉴스앵커들의 사인회 부스가 보여 우리도 줄서서 한명씩 만나 사인 받고 사진 찍고 하던 중 CHUCK 과 NATALIE 앞에서 우리 보라를 보며 너무 귀엽다고 나탈리가 안아보겠다고 해서 보라를 건네줬다.

나탈리가 임신 5개월인 둘째 딸을 갖고 있기에 안아보고 싶다며 첫째 아들 사진도 보여주면서 보라를 10여분 안고 딸은 “이런 느낌이군요”하면서 너무 행복해 했다. 자기 스마트폰을 주면서 사진을 찍어 달라기에 찍어줬더니 나탈리 인스타그램에 우리 보라와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방송카메라맨들도 함께 있는 모습을 찍는다고 셔터를 빵빵 터트렸다. 여러 앵커들에게 사인도 받고 한 장씩 사진도 남기며 부스를 빠져나왔다.

메인 무대에는 태권도에 운동을 접목한 시범이 진행되고 사람들도 땡볕 아래에서 열심히 따라하고 있었다. 일요일 오후 좋은 구경과 즐거운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왔다. 보라는 오늘도 주말 수영으로 개운하고 시원하게 씻고 놀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소아과 방문과 2차 예방접종
소아과 방문과 2차 예방접종

6월 마지막주 월요일인 24일 12시에 보라를 데리고 에버그린소아과에서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폐렴구균 2차 예방접종을 했다. 이제는 좀 컸다고 양쪽 허벅지에 4대의 주사를 맞으면서 엄청 크게 울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서러워하다가 구강용 약은 맛이 있는지 쪽쪽 잘 받아먹었다.

지난 4월에 다녀오고 2달 만에 가서 체중을 재어보니 5.75kg으로 얼마 늘지도 않았고 키는 61.7cm였다. 모유는 많았지만 보라가 정체기를 지내며 잘 먹지를 못해 체중도 키도 많이 자라지 않는 것 같아 속상했다. 선생님은 그럼 분유랑 조금씩 섞여서 먹여보라고 했다. 지금도 한번 먹을 때 100~110ml정도 먹고는 조금 지나야 70ml정도 먹고 하니 살이 포동포동 찌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활발히 손발을 잘 움직이고, 엎드려서 놀고, 앉아서도 놀고, 그러다가 자고 하는데 분유도 좀 섞여 먹이고 2주후에는 슬슬 첫 이유식을 준비해야할 것 같다.

진료가 끝나고 딸과 나는 오랜만에 짜장면과 유산슬밥으로 점심을 먹고 들어와 딸은 5시까지 컴퓨터로 연결해 일하고 나와 보라는 잠자며 쉬었다. 요즘은 날도 덥고 해서 반곱슬 머리를 고무줄로 묶어주니 시원한지 잘도 논다. 또 새로운 행동운 두 손으로 두 발을 잡고는 엄지발가락을 입에 넣기도 하고 옆으로 구리기도 하면서 발을 가지고 잘도 논다. 꼭 강아지들이 노는 것처럼~

딸의 친구 김강희 사진작가와 함께
딸의 친구 김강희 사진작가와 함께

목요일에는 딸의 친구인 초현실주의 사진작가인 강희의 작품을 보기위해 퇴근시간에 맞춰 터미널로 나가 첼시마켓 근처의 빌딩까지 걸어서 갔다. 도착하니 강희가 우리 온다고 시간을 내고 기다리고 있었다. 다카의 신분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첫 전시회를 했어도 참석하지 못했던 강희를 오랜만에 만나 건물 현관에 전시되어있는 작품을 보고 함께 사진도 찍고는 나와서 근처에서 일하는 사위도 퇴근하고 함께 만나 첼시마켓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딸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갔었던 2010년, 태극전사의 월드컵 첫 원정 경기를 훌러싱의 대동연회장에서 고등학생인 딸의 친구들과 함께 모여 응원했었는데 9년 만에 만나 그동안의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의 활발한 작품 활동 소식을 들었다. 어서 신분이 해결되어 더 많은 활동을 우리나라에서도 또 다른 나라도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면서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우리는 걸어서 펜스테이션에서 강희를 보내고 터미널까지 올라와 버스를 타고 넷이서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6월 마지막 주말엔 브룩클린에 살고 있는 조카부부네 집으로 초대를 받아 방문하고, 오후엔 치과의사인 사위가 아는 형님네서 바비큐파티에 초대되어 하루 종일 밖에서 있어야 할 것 같다.

주말이면 밖으로 나가 보내는 시간들이 항상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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