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화창하고 태양이 뜨거운 7월의 둘째주 토요일,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MAPLEWOOD MEMARIAL PARK란 곳에서 주말동안 열리는 MAPLE WOOD STOCK 야외 콘서트장을 가기로 했다. 야외 콘서트장에서 먹을 도시락으로 유부초밥과 김치, 오이, 쌈장, 수박, 음료 과자 등을 준비하고 보라의 비상식량도 우유병에 담아 집을 나왔다. 야외 콘서트장에 입구에는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어 파는 부스가 설치되어 있고, 한쪽에는 여러 나라 음식과 음료, 맥주 등을 파는 간이음식점도 많았다.

MAPLE WOOD STOCK 야외 콘서트장 모습
MAPLE WOOD STOCK 야외 콘서트장 모습

중앙무대 앞에는 간이천막과 의자, 돗자리 등이 정렬을 맞춰 설치되어 있었다.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새벽부터 줄서서 입장한 관람객들이 각자 집에서 가져온 천막과 돗자리를 치고 자리를 잡아 놓은 것이기에 빈 공간을 찾아 앉아야 한다고 알려줬다. 마치 행사 주최 측에서 준비한 것처럼 줄과 열을 잘 맞춰 각자 자리를 펴놓은 모습을 보면서 양보와 배려, 그리고 각자의 구역을 확실히 아는 이들만의 습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맨 뒤쪽 나무 그늘아래 자리를 잡았다가 햇볕이 뜨거워 자리를 옮겨 나무가 많은 아늑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준비해온 점심 도시락을 먹고 보라를 딸과 사위에게 맡기고는 혼자 10대들이 공연하고 있는 무대 앞으로 가서 신나게 음악도 들으며 소리도 지르고 주위 사람들과 함께 공연을 즐겼다. 신나는 힙합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는 두 학생과 셀카도 찍고 자리로 돌아와 딸과 사위에게 보여주니 대단한 할매라며, 다 함께 웃었다. 즐길 때는 확실하게~

힙합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는 두 학생과 셀카
힙합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는 두 학생과 셀카

우리는 여러 부스를 구경하면서 딸에게 아프리카풍의 귀걸이를 하나 사주었다. 오후에는 태국음식, 돼지고기 구이, 감자튀김 등을 사서 저녁으로 먹고 하루 종일 들려오는 음악을 듣다가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더위가 한풀 꺾인 8시쯤 공연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넓은 공원에서 야외콘서트를 경험하기에는 나도 처음이다. 너무 좋은 시간을 만들어준 사위와 딸에게 그저 고맙기만 하다.

일요일에는 딸과 사위의 부부모임 친구가 보라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싶다고 하여 몇 가지 옷과 소품을 챙겨 Secaucus(시카커스)에 있는 아파트를 방문했다. 복층 구조의 주거공간에는 앞 베란다를 통해 맨하탄이 바로 보였다. 오후에 출장을 가야하는 인규 삼촌이 오전시간을 내어 준비해 놓고 보라 이모랑 기다리고 있었다. 소품을 설치하고 옷을 갈아입혀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보라는 낯설어서 그런지 웃지를 않았다. 그래도 순간포착을 잘해서 여러 컷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기념으로 우리 넷의 가족사진도 찍었다.

보라의 사진과 가족 사진 작품
보라의 사진과 가족 사진 작품

사진을 찍으면서 모두들 보라를 어르고 달래고 부르고, 삼촌은 한 컷 한 컷 사진을 찍어대며, 정신없이 촬영을 마치고 허기진 배를 준비해간 케익과 냉커피로 채웠다. 출장 준비를 해야 하는 부부를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나중에 식사를 함께 하기로 하고서 보라 이모가 챙겨준 콩국물을 받아 집에 돌아와서 시원한 콩국수로 점심을 해결했다.

일요일은 보라가 물놀이를 하는 날이다. 사위가 물 받아준 통에서 오늘도 어김없이 신나게 장난감과 노래를 들으며 물놀이를 했다. 귀찮기도 할 텐데 정말 사위는 매주 열심히 물을 담고 물놀이가 끝나면 정리까지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들이 사위가 물놀이를 좋아하는 보라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듯, 행복해 하며 챙겨주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셋이서 함께한 외식
셋이서 함께한 외식

7월 15일 월요일엔 사위는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있고, 딸도 약속이 있어 혼자 늦게까지 보라와 함께 지내려고 했는데 딸의 약속이 연기되어 집으로 돌아와 셋이서 샤브샤브로 외식하기로 했다. 집에서 나오던 중에 아래층에 사는 아유시네 엄마와 아유시가 보라를 몇 일만에 보고는 너무 반갑게 맞아주었다. 셋이서 집근처 식당에서 여유 있게 긴 시간동안 저녁을 즐기고 돌아왔다. 보라도 얌전히 있어 주었고...

딸의 회사 식구들과의 만남
딸의 회사 식구들과의 만남

7월 17일 수요일에는 NEW YORK DESIGN CENTER에서 인테리어에 필요한 가구매장에서 개최하는 firstLOOK이라는 행사에 오후 5시부터 참석하기 위해 보라를 데리고 딸의 회사로 갔다. 오늘도 사무실에 계신 분들이 보라를 반갑게 안아 주시고는 어떻게 손녀를 두고 가냐면서 안타까워했다. 또 Mother's Room에서 보라는 우유를 나는 시원한 아이스커피와 간식을 먹으면서 딸의 퇴근시간을 기다리다가 키이스, 프리티와 함께 택시를 타고 그리 멀지 않은 행사장을 편하게 도착했다.

우린 먼저 14층에 올라가서 각자 이곳저곳 매장을 돌며 쇼파, 의자, 테이블 등 각 매장에 차려놓은 핑거푸드로 요기를 하고 사위가 퇴근해 오기를 기다리던 중, 딸이 이전에 일했던 엠파이어디자인회사에서 잘 지냈던 루더스, 타이코도 만나고 팀장인 데보라도 만나 함께 인사를 나누었다. 루더스와 타이코 등 함께 했던 직원들이 직접 만난 보라를 보며 너무도 예뻐해 주었다.

firstLOOK 행사장에서 만난 딸의 이전 직장 동료들과 함께
firstLOOK 행사장에서 만난 딸의 이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이곳에서도 보라는 귀엽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다. 사위도 퇴근하고 부지런히 도착해서 함께 음식과 와인도 마시며, 이곳저곳 많은 매장을 구경하던 중에 딸은 아줌마, 아저씨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고는 대학 때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이라며 인사를 시켜주었다. 각자의 꿈을 위해 나이가 들어도 어린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졸업 후 처음 만났다고 했다. 인테리어 디자인 일을 하니 많은 거래처 사람들도 만나 인사도 나누며 요즘 트렌드도 구경하는 자리였다.

firstLOOK 행사장과 뉴욕의 폭우
firstLOOK 행사장과 뉴욕의 폭우

흥미롭게 행사장을 돌면서 구경하고 집에 가려고 나오니 천둥 번개까지 치면서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보라를 사위의 방수 옷으로 싸고서 빗속을 뚫고 터미널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9시 10분에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오랜만에 밤에 쏟아지는 폭우 속을 걸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보라의 새로운 장난감들과 함께
보라의 새로운 장난감들과 함께

이제는 보라가 목도 가누고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어, 점퍼루라는 장난감을 설치하고서 태워보니 아직 다리가 바닥에 닿지 않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또 핑 엄마가 선물로 준 키티와 가오리 인형을 보라에게 줘보니 좋아했다. 가오리 인형은 잠 잘 때 배 위에 올려두면 배가 따뜻해서 좋을 것 같았다. 보라와 함께 많은 경험을 하는 즐거운 한주를 잘 보냈다.

이번 주말은 36~38도라고 기상예보가 나왔다. 일단 토요일에는 가장 시원한곳인 쇼핑몰로 피신하기로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생각으로 피신을 와서 북적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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