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 시장이 조용히 하계휴가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27일 오전 고양시청 본관 정문 출입문 셔터가 내려지고 농성과 기자회견이 잇따랐다.

24일부터 본관 1층 로비에서 고양시 발달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농성을 시작한데 이어, 이날은 킨텍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킨텍스 비정규직 문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해결도 더디다.

27일 오전11시 고양시청 정문에서 열린 킨텍스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기자회견. 노동단체와 시민사회가 한 목소리로 고양시의 책임 있는 대응을 주문했다. 시장 면담 요구가 나왔지만 최성 시장은 여름휴가 중.
7월 24일부터 고양시청 1층 로비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사)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주축이다. 이들은 고양시의 발달장애인 복지정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킨텍스의 인력구조를 보면 정규직이 90명, 비정규직이 230명 수준이다. 상용직 노동자 74.2%가 비정규직이다.

킨텍스는 그간 미화, 보안, 주차관리 등 상시업무 인원 전원을 용역업체를 통해 고용하다가, 지난해 자회사 K서비스를 통해 일부는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비정규직만도 못한 정규직이라는 원성이 나온다.

최근에는 보안, 미화업무 등 인력수급을 위한 3년짜리 용역계약을 새로 체결, 사실상 정부의 정규직화 로드맵과 상관없는 조직처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킨텍스는 고양시와 경기도, 코트라가 각기 1/3 지분을 가지고 있는 출자기관이다. 지금까지 사용된 국비와 시비 등 세금만 수천억 원이다. 

반노동행보는 더 있다. 킨텍스 자회사 K서비스는 연봉 2,000만 원 수준인 직원들에게 임금피크제를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다. 임금을 깎겠다는 것. 노동조합과 고양시민회 대표를 상대로 킨텍스와 임창열 대표이사가 제기한 1억 원 손해배상 청구도 여전하다.(본보 6월 28일 “59세 넘으면 계산능력이 떨어지니까...” 보도 참조)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고양시가 관리감독 권한을 이용해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이후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자치단체 출연, 출자 기관은 정규직 전환 2단계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킨텍스도 그 대상”이라며, “(하지만)킨텍스는 7월 1일부로 3년간 신규 용역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전혀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 지금이라도 고양시는 킨텍스에 대한 강력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 같은 시각 1층 로비에서는 27일로 4일차에 접어든 농성이 진행됐다. 발달장애인부모연대 고양지부의 농성. 이들도 킨텍스 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고양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부모연대 김경자 회장에 따르면 이들이 농성에 이르기까지 과정은 고양시 행정의 무신경함을 보여준다.

이들은 7월 10일 ‘고양시 발달장애인 정책 제안서’를 장애인복지과에 제출한다. 지체장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발달장애인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라는 요구가 담겼다. 2015년 11월 시행된 발달장애인법(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복지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달라는 것.

일주일 후 고양시로 나온 답변은 “노력하겠다”는 구두답변 수준. 발달장애인 지원을 위한 계획은 없었다. 부모연대는 다음날 시민소통과, 민원실, 비서실 등을 통해 성의 있는 답변과 시장 면담을 추진했지만, 시장면담 일정은 잡히지 않고 책임회피만 경험한 끝에 발달장애인 자녀와 부모들 20여명이 24일 로비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김경자 회장은 “시장면담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시민소통과가 아니라 시민호통과다. 농성 이후에야 부시장을 만났더니 ‘애들 데리고 집에 가라’고 하더라. 고양시의 성의 있는 정책 답변을 듣기 전에는 물러서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 모두 농성과 집회에 들어가서야 최성 시장의 휴가를 알았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면 공통점.

최성 시장은 지난 21일 금요일 오후 이후 일정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24일부터 하계휴가를 냈다지만 23일 호우경보로 공무원들이 비상대기 하는 상황에도 고양시청에 출근하지 않았다.

최근 자신이 제기한 모욕죄 고소건으로 증인심문에 선 최성 시장은 이제는 요진 와이시티 특혜 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주말을 끼고 최대 9일간의 여름휴가를 끝내고 올 최성 고양시장은 장애인부모들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설 수 있을까.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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