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 대규모 주상복합을 성공적으로 분양한 건설업체와 고양시 주요공직자들, 고양시의회가 연결된 2천억대 게이트 의혹을 제기한 고양시민 고철용씨(63, 대장동, 비리척결운동본부 본부장).

그가 주장하는 소위 ‘요진게이트’란 요진개발(대표이사 최은상)이 백석동 일산와이시티를 개발하면서 고양시와 협약한 기부채납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어 시가 입고 있는 피해가 2천억 원 수준이고, 이를 가능케 한 고양시 주요 공직자들의 배임행위와 지방의회(시의원)의 방조·은폐 혐의가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고 씨는 올해 5월에는 일산동부경찰서에 요진개발 최은상 대표를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최성 시장과 최봉순 제2부시장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 전현직 시의원 11명 등이 피고소인으로 특정됐다.

지방행정과 정치인, 거대 기업을 상대로 싸움을 시작한 그의 삶 이력에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는 남다른 면도 있다. 그는 1999년 임창열 당시 경기도지사의 불법선거운동을 폭로한 당사자이면서, DJ 외곽지원 청년조직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연청) 초대 고양지회장을 지냈던 인물.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고 씨는 기자회견에서 ‘연청 회원 38명이 국민회의 중앙당으로부터 1인당 4백여만 원씩을 받고 임창열 후보의 선거운동을 했다'고 폭로한다. 선거법 공소시효가 지난 탓에 임창열 도지사가 처벌되는 것이 아닌, 고 씨 자신이 국민회의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를 당했다.

이후 별다른 활동 없이 고양시를 떠나 있었던 고 씨는 2012년 고양시로 돌아왔지만 궐석재판에 의해 자신이 징역1년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상소권을 회복하기까지 10개월 동안 옥살이를 한다.(이 사연은 매체 시사저널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언론을 통해 그의 억울한 사연이 알려졌지만 10개월의 수감생활을 보상해주지 못했다.

그러던 그가 이제는 고양시와 요진개발 사이의 숨겨진 부정부패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인터뷰는 6월 29일 3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두 차례 걸쳐 소개한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고철용씨. 그는 요진개발 대표이사를 포함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 20명 가까이를 고소한 당사자다. 그는 백석동 일산와이시티 건립과정에서 약속한 기부채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는 드러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고 믿고 있다.

미디어고양 : 요진와이시티 의혹을 제기하며 최성 시장을 고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철용 본부장 : 최성 시장의 위법행위를 확인한 사람이 있나. 적어도 나는 확인한 적이 없다. 요진개발이 고양시와 맺은 협약서에서 약속한 기부채납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최은상 대표이사를 고소한 것뿐이다. 고발이 아닌 왜 고소다. 나도 고양시민으로 특혜의혹에 이해당사자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자 한 것이다.

이후 일산동부서에서 이뤄진 고소인 조사 과정에서 협약당사자로 시장과 공직자들, 시의원들이 피고소인으로 특정된 것이다. 애초 내가 작성한 고소장에 최 시장은 참고인에도 없었다. 나는 최성 시장이 (협약서에)도장 찍은 것을 보지도 못했고, 이 문제의 책임을 시장에게까지 물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고양시가 요진개발로부터 백석동 학교부지와 업무부지를 빨리 가져와야 하는데(협약서대로 기부채납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 행정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고, 도저히 안 되겠기에 최은상 대표를 고소했다. 조사과정에서 공무원들의 개입이 있었다면 밝혀지지 않겠나.

미디어고양 : 보도를 찾아보니 킨텍스 대표이사인 임창열 씨와의 관계도 보인다. 1999년 경기도지사 불법선거운동을 폭로한 연청 당사자가 맞나.

고철용 본부장 : 맞다. 당시 언론과 인터뷰를 했는데 언론에서 보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 나는 그 당시 어떤 발언이 상대방의 명예훼손이 되는지 잘 몰랐다. 인터뷰가 보도되면서 문제가 됐다.

당시에는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가 6개월인지도 모르고 기자회견을 했다. 우리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결국 기자회견은 연청관련자들 모두 당으로부터 각개격파 설득이 돼서 나 혼자만 했다. 그쪽에서 나도 설득하려 했지만 마음 약해질까봐 만나지도 않았다.

그때 국민회의에는 계파가 나뉘어 있었다. 연청이 당시 임창열 후보를 열심히 도왔는데 우리쪽이 기용되지 못하니 그런 갈등이 있었다. 당도 주류와 비주류가 있지 않나. 누구는 기자회견 이후에 2탄도 있을 거라고 하더라. 그 당시에는 2탄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경기은행 불법대출건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건으로 임 도지사가 수감된다.)

미디어고양 :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당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는데 처벌은 안 받았나.

고철용 본부장 : 저쪽 계파에서 난리가 난 것 아닌가. 돈이 한두푼도 아니고. 당에서는 돈 안줬다고 하더라. 난 틀린 얘기 한 것 없다. 당시 불법 선거운동이 있었다. 명예훼손건은 그러다가 흐지부지 끝났다. 감옥에는 안 갔다. 당과 물밑 조율이 끝난 상태에서 친 거니까...당내 개혁 차원에서 싸운 거다.

미디어고양 : 결과적으로 그 사건으로 정치에서 멀어졌는데, 후회는 안하나.

고철용 본부장 : 안한다. 왜냐하면 거짓말이 아니었으니까. 주위사람들은 내가 좋은 코치를 받았으면 지금까지 정치를 계속 했을 거라고 한다.

고교시절에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된 이후 대학시절까지 사회운동을 해 왔다. 1978년 10대 총선에서는 전국 최연소로 출마한 경험도 있다.(선관위 자료를 살펴보면 중선거구제였던 당시 25세 나이로 출마한 이력이 나온다.) 당시 출마를 위한 공탁금이 현재 돈으로 5천만 원이었다. 다들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마지막날 그 돈을 모아서 후보등록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운이 다했는지도 모른다.(웃음)

그래도 난 지금 생활이 좋다. 지나온 과거에 대해서 후회가 없다. 내가 지금 처지가 외롭고 고달프다고 해서 결코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경험으로 안다.

미디어고양 : 궐석재판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고철용 본부장 : 그 기자회견 이후 10년 이상 외지 생활을 했다. 별다른 직업을 가진 적도 없다. 부모님에게 1억 원을 받아 부인과 함께 지방을 전전했다. 생활은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꾸렸다. 그러다가 2012년에 고양시로 다시 올라왔는데 궐석재판으로 2심까지 1년형 확정이 된 상태였다.

누구는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준다고 하기도 했지만, 그냥 접었다. 내 사연이 알려지면서 법원 재판 과정의 문제점들이 많이 바뀌었으니 그러면 된거다.

미디어고양 : 다시 현재로 돌아오자. 현직 시장과 싸우는 모양새가 됐는데,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정치인들에게 연락도 올 것 같다.

고철용 본부장 : 이름을 말하기 어렵지만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난 이제 정치와 거리가 먼 사람이니까 곁을 내어주지는 않는다. 반듯하게 고양시정을 이끌 사람이 나오면 뒤에서 조용히 도와줄 생각이 있다.

무엇보다 시민재산 2천억 원을 찾는데 나서야지 다들 딴 소리만 한다. 고양시 재산을 찾아오는데 우파 좌파가 어디 있나. 이건 잘못된 것 아닌가. 박윤희 전 고양시의회 의장은 많이 도와준다. 사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의장일 때 요진 문제를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더라.

미디어고양 : 언론이 많이 다뤄주지 않아 섭섭하지 않나.

고철용 본부장 : 지역 언론인들이 모두 입을 닫았다. 광고 때문 아니겠나. 혹자는 내가 감옥에 갔다 온 것을 들어서 매도를 하니 그런 것도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

공무원 후배도 많고 지역 후배들이 많다. 최성 시장보다 정치선배라면 선배다. 내가 뇌물을 받은 것도 아니고, 겁날 것도 없다. 비리척결운동본부를 한다고 하니 고급정보도 많이 들어온다. 최근에는 공무원들이 업무추진비 카드로 새벽에 업무와 상관없이 회식을 한다고 해서 그러지 말라고 지적도 했다. 

미디어고양 : 관심도 적은데 요진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이유가 뭔가.

고철용 본부장 : 최성 시장 재임시기에 이뤄진 요진개발과 고양시의 2차협약을 요진개발에서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고양시가 먼저 문제제기를 해야하는데 안한다. 

고양시가 기부채납 없이 불법적인 준공을 해 준 것도 문제다. 그러고서 2016년에 공공기여 이행 합의서라는 것을 작성했는데, 여기에 심각한 특혜로 여겨질 만한 문제들이 있다. 그러고도 시민들에게 공개도 하지 않는다. 

고양시의회는 이런 문제를 특위를 구성해 밝혀야 하는데도 움직임이 없다. 이정도만 들어도 문제라고 느껴지지 않나.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