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연수에 요진개발 부장 한사람이 따라왔어요. 한 번은 전문위원을 통해 골프 라운딩 제의를 해서 신경질을 낸 기억도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요진개발 사람이)따라올 정도로 뭔가 하고 있었던 거죠.”

당시 해외연수 기록이 남아있는 고양시의회 의정백서.<자료 : 고양시의회 제공>

<미디어고양>에 고양시의회 관계자에 의한 기억 하나가 전달됐다. 2009년 건설교통위원회 국외공무연수(해외연수)에 대한 기억이다.

취재 결과 해당 기억은 2009년 10월 20일부터 9일간 실시된 해외연수 프로그램 ‘녹색성장 복합도시 및 도심복합개발 관련 해외 선진지 견학’으로 파악된다.

고양시의회에 따르면 해당 해외연수의 계획서와 보고서 일체는 보존기간 경과로 폐기된 상황이지만, 2009년 고양시의회 의정백서에 일부 자료가 남아있다.

이를 살펴보면 당시 일정은 중국, 홍콩, 일본을 목적지로 건설교통위원회 위원 4명과 기획행정위원회 위원 1명 등 5명의 시의원과 전문의원 등 공무원이 동행했다.

문제는 요진개발 임직원이 동행했다는 일부 기억이다. 2009년은 백석동 요진 와이시티 개발사업과 관련 도시관리계획 승인과 용도변경 등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시기다. 2010년에는 현재까지 특혜시비가 지속되는 와이시티 1차 협약서가 강현석 전 시장에 의해 체결된다. 의혹의 시작 지점이다.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는 A씨는 “사사로울 수 있지만 당시 해외연수에 요진개발 부장이 따라온 기억이 있다. 골프도 치자고도 하더라. 그때는 순진해서 신경질을 냈다. 국내에서 치자고 해도 부적절한데...”라며 당시를 기억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요진개발측 임직원은 비공식적으로 시의원들의 일정에 동행하는 방식을 택했고, 이는 B의원이 주선한 것으로 기억됐다. B의원은 기획행정위원회 소속이었다. 골프 라운딩 제의는 중국에서 있었던 일로 기억하고 있었다.

취재해보니 기억은 엇갈렸다. 당시 해외연수에 참여했던 다른 이들에게 A씨의 기억을 물으니 답변이 조금씩 달랐다. 일부 관계자는 답변을 거부한 반면, 일부 관계자는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로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기억했다.

그중 한명인 C씨는 “요진개발 임직원인지 몰라도 2명 정도가 동행한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밥 한번 얻어먹지 못했다. 그 사람들과 골프 라운딩을 한 기억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해외연수를 가면 업자들이 따라오곤 했다. 특별히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동행했던 건교위 전문위원 D씨에게 물으니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해당 해외연수뿐 아니라 자신이 전문위원으로 있었던 3년간 건설업자가 해외연수에 동행한 사실이 없다는 것. 기자에게 “그런 말을 누가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무책임한 기억이고 기분이 나쁘다는 말도 했다. 묻는 이들마다 조금씩 답변이 다른 상황. 하지만 A씨 처럼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이는 없었다.

다만, D씨는 새로운 기억을 전했다. 당시 연수중 일본 방문은 요진 와이시티의 모델이 된 롯본기 개발 시찰건이 포함되어 있었고, 공식적으로 요진개발 임직원이 참여했다는 것.

무슨말인가 하면, 중국은 아니지만 일본에는 공식적으로 동행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골프 등 접대제의는 없었다고 단정했다.

D씨는 이 과정에서 요진개발 소속 E전무가 함께 시찰에 동행했다는 기억도 전했다. 아울러 일본 일정에는 고양시 도시계획과도 참여했다. 단순 의원들간의 연수는 아니었던 셈.

D씨는 “도시계획과는 일본방문만 함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일본 롯본기 일정에는 요진개발측을 포함한 고양시 관련부서와 시의원이, 나머지 중국과 홍콩일정은 의원들로만 꾸렸다는 기억인 셈이다.

다른 의문점도 있다. A씨는 당시를 기억하며 해외연수에 동행했던 B의원의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B의원은 당시 기획행정위원회 소속이었다. 와이시티 개발사업 소관상임위원도 아니면서 일본시찰에 동행한 것. A씨는 이를 B의원과 요진개발 사이의 관계로 기억하고 있다.

이와 관련 B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명예훼손 감이다. 당시 일본에서 요진개발 사람을 우연히 만나기는 했지만 커피 한잔 사겠다는 것도 내가 거부했다. 전문위원도 같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의원들끼리 해외연수를 바꿔 가는 경우가 많았다. 나도 그 전 해외연수에 참여하지 못해 건교위원들과 함께 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당시 전문위원 D씨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당시 해외연수 기회가 제한되어 있어 사정상 자신이 속한 위원회 연수를 못가면 타 위원회와 바꾸기도 했다”는 설명.

해당 해외연수 한 달 뒤인 11월 23일 건교위는 고양시가 제출한 ‘고양 백석동 도시관리계획(유통업무설비시설 폐지, 제1종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별다른 이의없이 통과시킨 것으로 고양시의회 속기록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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