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은의 시시콜콜16] 사회적경제, 제대로 돌아보기
[나도은의 시시콜콜16] 사회적경제, 제대로 돌아보기
  • 고양일보
  • 승인 2019.11.2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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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고양일보] “사회적경제는 이윤보다 사회적·환경적 목표를 우선으로 삼고, 경제활동에서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민주적 자주관리와 적극적 시민의식의 관점에서 경제적 실천을 성찰함으로써 경제에 대한 사회의 통제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다.” (유엔사회개발연구소장 폴래드)

사회적경제를 위해 풀어야 할 문제는 우선 실업자나 취약계층이 자본시장 속에서 경쟁을 통해 사회적 가치가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게 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이를 위한 국가와 기업의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전제 위에서 사회적 자본을 발굴하고 엮어내어 지역협력 선순환구조를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는 문제도 풀어야 한다.

2004년경 초기 사회적 일자리창출사업은, 국가나 기업의 손이 닿지 않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회적 취약계층에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실업자들이 사회적 일자리로서 수행하도록 디자인된 것이다. 이를 통해 주어지는 일자리는 지역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거나 사회적 취약계층의 사회통합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가치창출에 봉사하도록 되어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일자리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독점하는 순간, 경쟁시장을 교란하든가 경쟁시장의 영역으로 넘어가 자멸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런 특성을 갖는 사회적 일자리는 그 자체가 새롭게 형성되는 영역이면서 생성과 소멸의 경계가 끊임없이 흔들리는 불합리한 양면성을 갖게 된다.

원래 사회적 일자리창출사업은 국가나 기업의 손이 닿지 않는 복지사각지대의 취약계층들에게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디자인된 회심의 프로젝트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사업의 주체인 사회적기업에게 시장에서의 수익창출까지 요구하면서 일자리창출사업은 방향을 잃고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사회적기업이 이익을 창출하는 것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사회적기업이 대체 불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에는 일정한 시장리스크가 존재한다면, 국가나 기업은 이를 보호하고 지원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역주행을 잠재우려면 ‘사회적 일자리창출사업’과 ‘사회적경제’에 대한 개념정의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경제’는 이윤보다 사회·환경적 목표를 우선으로 삼고, 경제활동에서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민주적 자주관리와 적극적 시민의식의 관점에서 경제적 실천을 성찰함으로써 경제에 대한 사회의 통제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적기업(社會的企業) 또는 소셜 엔터프라이즈(Social enterprise)는 주로 ‘사회적 목표를 가진 기업’을 말한다. 즉 ‘공공의 이해를 위해 수행되며, 이윤 극대화가 아닌 특정한 사회 경제적 목표 달성을 최종 목적으로 하는 기업’(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혹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자’(대한민국 사회적기업 육성법)라고 정의한다.

‘협동조합(協同組合)’은 경제적으로 약한 지위에 있는 소생산자나 소비자가 서로 협력,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켜 상호복리를 도모할 목적으로 공동출자에 의해 형성된 기업을 말한다. 협동조합의 설립목적은 영리보다 경제활동에 있어서 조합원의 상호부조에 있다. 협동조합을 통해 소유 욕망이 아닌 삶에 필요한 생산으로 사회 자원을 적정 사용하고, 자원 공유로, 나눔을 통해 공생을 모색하는 새로운 기업모델이다.

‘마을기업’은 마을공동체에 기반을 둔 기업 활동으로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동적 관계망에 기초해 주민의 욕구와 지역문제를 해결하며 마을 공동체의 가치와 철학을 실현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이다. 또한 민주적 운영과 협동조합 원리에 기초를 둔 마을기업은 마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특성화된 자연자원, 인적자원, 가공제품, 문화 등 유무형의 각종 자원을 활용, 안정적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 사회적 가치실현과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세 종류의 경제단위가 갖는 공통 목적은 시장 가치가 아닌 사회적 가치다. 사회적 가치실현을 목적으로 자본시장에서 살아남도록, 자본시장이 갖고 있는 폭력성을 뛰어넘는 대체 불가능한 영역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자 만들어진 새로운 경제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시로서는 긴급하게 실현해야할 지역의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지 명료화하고, 지역의 사회적 가치가 정착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투자하고 추진해나갈 수 있는 주체 형성을 1차 목표로 삼아야 한다. 

사회적 경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보완과 창조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는 ‘사회적 자본’ 형성이다 사회적 자본이란 한 개인에게는 없지만 그 개인이 참여하고 있는 사회적 관계를 통하여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사회학자인 제임스 사무엘 콜만은 '사회적 자본'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즉 거래 비용의 감소를 가져오는 ‘사회적 신뢰’, 정보 소통의 통로로서의 ‘사회적 연결망’, 개인의 기회주의적 속성을 제어하는 ‘도덕과 규범’으로 정의한다. 이처럼 ‘사회적 자본’은 사회적 경제영역에서의 창조적 에너지원과 그물망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근간으로 작동된다. 

이전의 자활사업과 사회적 일자리창출사업을 넘어 사회적 경제는 이제 20년 가까운 실험기간을 넘겼다. 협동조합과 마을기업도 우후죽순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회적경제 단위들이 생존해 있고, 사회적으로 어떤 가치들을 생산해냈고, 그 가치들이 자본시장 내에서 국가와 시장이 만들어내고 있는 제반 문제들을 어떻게 해소해나가면서 상호 보완을 이루고 있는 지 냉정하게 확인할 때가 되었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근절하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회생시켜 새로운 단계로 도약해야 한다.

이는 결코 ‘사회적경제’를 잘못 정의해서 발생되는 문제는 아니다. 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부인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정부의 비효율성과 자본시장의 비민주성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창조와 보완과 협력의 선순환구조 정착을 통해 정부‧자본시장과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지역 단위에서는 시장에서 경제 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을 공동체 이익과 사회적 취약계층을 포용하는 일에 재투자하는 사회적 경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는 시대적 환경과 조건이 무르익었다. 

“사회적 경제는 이윤보다 사회적·환경적 목표를 우선으로 삼고, 경제활동에서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민주적 자주관리와 적극적 시민의식의 관점에서 경제적 실천을 성찰함으로써, 경제에 대한 사회의 통제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2018 사회적경제 국제포럼’에서 유엔사회개발연구소장 폴 래드의 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가 주장하는 지역사회 안에서 지방정부, 시민사회, 기업, 가족 모두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혁신적 해결방안을 찾아나가는 ‘사회적 일촌공동체’와 같은 ‘지역밀착형 사회적경제 모델’이 사회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사족으로, 공유경제에 대한 혼란과 오해가 있다. 여기엔 ‘비시장적 공유경제’와 시장적 ‘온디맨드(OnDemand)경제’를 구분하는 이성적 판단이 필요하다. “‘공유경제’는 상업경제(Commercial Economy)를 대척점에 두고 문화에 대한 접근이 가격에 의해 규정되지 않고 사회적 관계의 복잡한 조합에 의해 규정되는 경제양식을 의미(로레스 레식 하버드대 교수)”하기 때문이다. 이같이 ‘공유경제’는 본질적으로 탈자본주의 성격이 짙다. 전통적인 ‘공유재(Commons)’ 모델을 디지털 자산에 확대, 적용함으로써 도출된 개념이기 때문이다. 공유재 모델은 자본주의경제 형태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공동체의 자원관리를 책임지던 규율이다. 인클로저운동에 의해 공유재의 전통이 붕괴되고 자본주의적 관리방식으로 대체되면서 공동체에 의한 공유재 문화는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요즘 대표적인 공유경제 사례로 법정공방으로 비화되어 있는 ‘우버와 타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시중에서 빚어지는 혼란은, ‘공유경제’가 갖는 다음 두 가지 형태의 혼재에서 발생된다. 

즉 The share Economy(수익의 공유), The sharing Economy(재산의 공유)에 대한 오해와 혼란이다. 사회적 평판과 협력, 만족이라는 비금전적 요인을 얻기 위해 개인들이 참여하고 비가격 요인에 의해 추가 협력생산이 이뤄지는 리눅스나 위키피디아와 같은 ‘공유경제’와 달리, 참여나 조직적 관리가 중앙 집중적이며 가격 신호나 수익 창출의 시장적 요인이 핵심으로 구성되는 ‘온디맨드OnDemand 경제’는 혁신적 시장접근법이긴 하지만 동료생산과 협력, 사회적 관계의 교환이라는 공유경제의 근본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우버나 에이앤비 경우, 창업초기 차량이나 집 등 ‘사적 소유자산의 공유’ 특성으로 자원남용 방지, 사회적 관계형성에 목적을 두었으나 최근 수익극대화가 동력이 되는 O2O서비스로 전환했다. 즉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동인이 주된 참여 동기로, 소유한 재산을 공유가 아닌 수익창출을 위한 재산 재임대 형태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공유경제가 아닌 온디맨드 경제로 봐야한다(로렌스 레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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