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은의 시시콜콜15] 고양시의 지역문화예술교육과 경제 그리고 도시의 재생을 말하다(3)
[나도은의 시시콜콜15] 고양시의 지역문화예술교육과 경제 그리고 도시의 재생을 말하다(3)
  • 나도은 교수
  • 승인 2019.11.1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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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고양일보] 또 하나 많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지역문화예술교육’이다. 역시 지역과 연계해 교육의 가치실현을 위한 문화와 예술의 역할을 규정하는 것이다. 교육은 가정교육, 제도교육, 사회교육으로 나뉘어 가정교육의 주체를 학부모와 아이로, 제도교육의 주체는 정부와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로 본다. 

그리고 이들 영역을 잇는 ‘지역문화예술교육’은 사회교육의 한 영역으로 단순한 문화예술교육이 아닌 지역의 다양한 자원과 연계한 지역주도의 문화예술교육을 말한다. 그래서 지역사회 연계교육은 평생학습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결국 핵심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하루하루 일상적 동선에 맞춘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단체 등과의 촘촘한 지원체계 구축과 그 시스템에 걸맞는 활동가와 전문가들의 배치가 중요하다. 아이들이 지역을 동네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집처럼 자연스러워지게 만들어야 아이들이 동네에서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혈연공동체가 붕괴되어 가정의 복원이 어렵다면 지역 단위에서 ‘사회적 일촌공동체’를 세밀하게 꾸려 지역을 마을학교, 마을공동체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지역’은 다양한 자원을 품고 있는 넓은 공간(Space)을 넘은 개념 즉 장소(Place)를 뜻한다.

여기서 ‘공간(Space)’은 매우 중요한 화두로 기능한다. 예술가의 공간과 일반인의 공간이 다르듯 교육의 공간도 다르다. 여기에 공간(Space)과 장소(Place)에 대한 논쟁이 촉발되었고 주어진 공간에 지역의 사람과 문화와 예술과 역사 등 창조자원들이 어떻게 결합할 지에 대한 고민이 ‘공간’이 아닌 ‘장소’라는 새로운 해석으로 재정립하기 시작했다. 

매시에 따르면 모든 공간과 장소는 ‘동적인 무엇도 없이 다만 무기력하게 주어진 평면’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즉 권력이 작동하는 공간이다. (역자에 따르면 매시의 공간적 사유에서 공간과 장소는 개념적으로만 구분될 뿐 현실에서 만나는 모든 공간은 사실상 장소다.)

다시 말해 한 장소는 단순한 기억의 정원이나 현상과 사건의 정태적 무대 혹은 배경에 그치는 게 아니다. 그 사회의 권력관계가 얽혀 있는 ‘특정한 접합점’이자 다른 접합점들과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다. 매시는 ‘공간’의 일부 혹은 하위개념으로 밀쳐졌던 ‘장소’와 ‘로컬리티(Locality)’를 비판지리학의 중심 범주로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주로 공간이 시간과 연계된 개념으로 본다면 장소는 공간 속에 결합되고 누적된 모든 것을 포함한 유기체적 존재를 의미한다.

따라서 1990년대 일산신도시개발은 ‘장소’를 제거한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그로인한 정주민들의 트라우마는 상상할 수 없는 상처로 내재되어 전래하고 있고 현재 각종 형태로 사회저변에 깔려 비정상적으로 폭발되고 있다고 봐야한다. (고양시가 다른 도시에 비해 사건·사고가 유난히 많은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또한 번 3기신도시개발 발표가 다시 억장이 무너지게 하는 불을 지피고 있다. 때문에 한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는 ‘장소의 재현 또는 새로운 장소화’ 개념이 장착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도시재생의 대책이 마련되어야한다.

실제로 ‘공간의 장소화’ 논쟁으로 촉발된 것이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의 변화이고, 문예회관과 예술전용관의 변화이며, 문화원과 문화의집,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수련관, 여성회관 등 지역의 공공시설과 교회, 카페 등 사적 공간의 공공화 그리고 공원, 놀이터, 하천, 시장, 거리 등에서 활발히 진행되었던 공공미술사업과 도시재생운동 등이다. 

한때 열기가 거셌던 뉴타운사업의 실패로 출구전략으로 선택된 방법론 중의 하나가 ‘도시재생사업’이고 이것은 도시재생의 주체를 주민들의 공동체로 하여 로컬리티를 확보하고자하는 시도였다. 또한 도시가 아닌 도농복합도시 또는 농촌지역에서는 ‘커뮤니티비즈니스’ 이름으로 시현되기도 했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공간’은 사이버공간으로까지 확장되어 전통적 개념의 장소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게 되었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새로운 플랫폼 개념으로 진화하게 된다. 정말 깨어있고 열려진 마음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시대의 새로운 활력을 도시 안으로 불어넣을 수 없다.

이제 문화와 예술은 매순간 산업과 연관지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근대 이후 문화와 예술이 산업과 결합하면서 문화콘텐츠상품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이른바 ‘문화콘텐츠산업’이다. 대표적으로 K-Pop 한류문화콘텐츠다. 이전의 드라마와 음식에 이은 대표상품이 되었다. 이제 자본주의는 누구도 막은 수 없는 대식가로 성장했다. 문화와 예술뿐만 아니라 걸어다니고 숨쉬는 것조차 상품이 될 지경이다. 이 지점에서 시장가치와 사회적 가치는 사사건건 충돌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관광의 영역이다. 특히 관광의 핵심은 ‘어메니티Amenity’다.

어메니티(amenity)란, 인간이 생태적·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지닌 환경과 접하면서 느끼는 매력·쾌적함·즐거움이나 이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를 말한다. 즉 장소적 개념이 적용되어야할 영역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관광은 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즉 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자원 중 사람들을 끌어모을 만한 것들을 골라 상품화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수많은 공적자금(국민세금)을 투입해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사업으로 추진한다. 

하지만 지역의 어메니티가 갖는 장소적 개념을 고려한다면 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자원들은 상품이 아니라 그 사회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특정한 접점’이 다른 접점들과 상호 연계되어 사회적으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역동적인 과정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의 구성요소들이다. 


따라서 관광상품으로서 지역 어메니티는 지역이 살아 숨 쉬고 움직이는 역동적인 모습, 그 자체여야 한다. 자본주의 시장은 모든 것을 상품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굳이 우리가 상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 일이 아니란 것이다. 지역 어메니티의 성공적인 상품화는 시장이 선택하는 것이지 우리가 선택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신의 공약사업으로 밀어부친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럽에서 세계적인 축제로 알려진 스페인의 토마티나축제나 덴마크 알크마르 치즈축제 스페인의 산페르민축제의 출발점은 아주 단순하게 토마토 수확과 치즈 가공 그리고 투우 경기를 준비하는 일상적인 과정을 추수감사제 때 마을 사람들이 모여 반복해 놀았던 습관적인 일들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것에 사람들이 모여든 것일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요즘 들어와서는 주객이 전도된 축제에 반대해 주민들이 나서서 축제개최를 거부하는 곳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어메니티에 대한 다른 이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은 문화나 예술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이나 평생학습, 전통이나 문화산업, 공공의 공간과 도시재생, 역사와 문화재, 일상의 삶 등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도록 옆에서 세심하게 엮어주는 것만이 도시와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사람들은 그런 자연스러움을 보고 즐기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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