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역을 전시장쪽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결의안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31일 본회의장앞에서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일부 고양시의원들이 특정 지역의 주민들을 편들고 광역교통망인 GTX-A 조기착공을 방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킨텍스역을 전시장쪽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결의안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31일 본회의장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고양시의원들이 특정 지역 주민들을 편들고 광역교통망인 GTX-A 조기착공을 방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고양파주] 올해 말 조기착공이 예상되는 GTX-A노선 고양구간중 킨텍스역 위치를 놓고 이어진 긴 갈등이 일단락됐다. 고양시의회가 본회의를 통해 'GTX 킨텍스역사 위치확정 촉구 결의안'을 최종 부결처리했다. 민주당 의원들 마저 돌아선 결과다. 

31일 고양시의회 2층 본회의장은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본회의에 상정된 'GTX 킨텍스역사 위치확정 촉구 결의안'에 반대하는 주민 100여명이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기 때문이다. 킨텍스역 이전이 필요하다는 대화마을 일부 주민들도 현수막을 들고 의회를 찾았지만 그 수는 많지 않았다.

결의안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GTX 역사이전 반대', '원안대로 조기착공'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원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런 격렬한 반대 움직임은 'GTX 킨텍스역사 위치확정 촉구 결의안'이 소관 상임위인 건설교통위원회를 통과한 28일 이후 지속되어 왔다. 본회의를 앞두고는 33명 고양시의원들에게는 역사이전 반대 주민들의 문자와 전화가 이어졌다. 문자폭탄 수준이었다. 결의안이 야당의 반대속에서 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 과반 의회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론이 새어 나왔다. 일부 주민들의 민원만을 근거로 구체적 대안 없이 역사이전 결의안을 상정한 것은 문제라는 인식이 퍼졌다. 

집회가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당대표인 김운남 의원(사진 가운데)은 부결처리를 주장했다.
집회가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당대표인 김운남 의원(사진 가운데)은 부결처리를 주장했다.

이날 안건 심사 과정에서도 한국당과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이 결의안 통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반대토론에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당대표인 김운남 의원이 나섰다. 김 의원은 "대화마을이 지역구인 의원들이 역사이전 결의안을 상정한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출퇴근 교통지옥을 해결하겠다는 광역급행철도(GTX)의 사업취지는 지켜져야 한다. 결의안에 반대해주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한국당 박현경 의원은 결의안에 담긴 역사이전 문제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조목조목 문제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GTX-A노선은 국토부가 이미 역사위치를 확정해 설계까지 마친 상태다. 킨텍스전시장 앞은 지반특성과 곡선구간인 점에서 역사설치 자체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화마을 입주민들이 모두 킨텍스전시장쪽 역사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 일부 주민들은 영문도 모르고 경비원의 요청으로 서명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역사위치를 변경하면 GTX노선이 대화마을을 관통할 수 있어 또 다른 문제도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박소정 의원은 결의안 형식을 문제삼았다. 박 의원은 "결의안이 고양시의회 일동 명의로 킨텍스역 위치변경을 촉구하고 있지만 반대하는 의원이 있는 상황이다. 다수결로 밀어붙이면 결의안 취지와 어긋난다. 필요하다면 의원들 설득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결의안이 이견을 조정하는 과정이 아니라 갈등을 촉발시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극심한 갈등을 초래한 결의안 대표발의자 양훈 의원(사진 오른쪽)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을 보였다. 양 의원은 안건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공식적인 발언도 하지 않았다.
극심한 갈등을 초래한 결의안 대표발의자 양훈 의원(사진 오른쪽)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을 보였다. 양 의원은 안건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공식적인 발언도 하지 않았다.

찬성 토론은 민주당 문재호 의원 한명에 그쳤다. 문 의원은 킨텍스역 위치가 변경되어야 하는 이유로 '킨텍스 전시공간 활성화'와 '기존역사 인근 교통혼잡'을 들었다.   

이어진 표결처리 과정에서는 찬성 6명, 반대 21명, 기권 6명으로 결의안이 최종 부결처리됐다. 건교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결의안을 주도했지만 그 외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로 돌아선 까닭이다. 결의안을 주도한 대화마을 지역구 양훈 의원과 이길용 의원이 여전히 찬성표를 던진가운데, 공동발의한 의원중에서도 이해림, 김해련, 김미수 의원이 기권했고, 채우석 의원은 반대로 입장을 바꿨다.   

표결 이후 시위에 나섰던 주민들은 본회의장 밖에서 환호했다. 주민들 힘으로 의회를 변화시켰다는 자평도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결의안을 상정한 의원들이 괜한 논란만 만들었다는 비판도 비등했다. 상임위 통과 과정에서도 반대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일부 민주당 의원들에는 여전히 비판적이었다.  

이번 부결처리로 킨텍스역 위치를 기존 한류월드사거리(온누리공원사거리)에서 킨텍스전시관쪽으로 이전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의 강한 반발을 확인한 셈이어서 앞으로 재차 제기될 동력도 사라졌다는 평가다. 대화마을 지역구인 양훈, 이길용 의원은 정작 찬성토론에 나서지 않아 의문을 남겼다.   

이날 의회는 불필요한 논란으로 갈등도 남겼다. 이해림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결의안에 반대하는 박현경 의원이 기존 킨텍스역사 인근 아파트 분양권을 가지고 있다고 공개하면서, 제척대상임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확인 결과 제척대상은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박현경 의원은 이 의원이 안건심사에 불필요한 신상정보를 공개해 자신을 사적이득이나 취하려는 사람처럼 몰아가고 있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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