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2023년 말 완공예정인 GTX사업이 첫 단추를 꿰었다. 고양·파주를 비롯한 수도권 주민들은 GTX가 가져다주는 편의, 그리고 안정성에 대한 우려 모두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세미나가 27일 한국교통연구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국토연구원 주최로 열렸다. ‘GTX가 수도권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GTX가 지니고 있는 가장 큰 2가지 이슈, 즉 편의성과 안정성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운정~서울역 20분, 킨텍스~서울역 16분에 주파  

GTX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다. GTX가 이용자들에게 주는 가장 큰 편의는 빠른 속도에 기반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용자들의 교통시간을 줄여주는 것이다. 현재는 수도권 주민들이 서울로 출퇴근할 때 소요되는 평균시간이 하루에 2시간을 훌쩍 넘는다. 한국철도기술원의 2014년 자료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출근시간 혹은 퇴근시간이 58분으로 가장 길다. 이는 스웨덴 직장인들의 출근시간 18분 보다 3배가 긴 시간이다.  

그런데 GTX가 개통되면, 운정~서울역을 20분, 킨텍스~서울역을 16분만에 주파함으로써 이동시간을 70~80%이상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게 된다. 수도권에서 KTX서울역까지 30분 이내 갈 수 있는 인구도 180만명에서 490만명으로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수도권주민 490만명의 출퇴근 시간이 하루에 1시간 내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자료출처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자료출처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유는 표정속도(정차시간을 포함시켜 계산한 속도)가 시속 100km, 최고 시속 180km에 이르는 GTX의 쾌속질주에 있다. GTX ‘표정속도 시속 100km’는 경의선급행의 표정속도 58km, 9호선급행의 표정속도 43km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다. 역 간 거리가 짧으면 표정속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거리가 확보되어야 한다. GTX A노선의 경우 역간 거리는 6~11㎞다. GTX A노선의 역간 거리는 운정~킨텍스 6km, 킨텍스~대곡 7km, 대곡~연신내 10km, 연신내~서울역 9km, 서울역~삼성 11km다. 역간 이동시간은 운정~킨텍스 3분34초, 킨텍스~대곡 3분44초, 대곡~연신내 4분34초, 연신내~서울역 4분50초, 서울역~삼성 5분2초다. 김훈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은 GTX 교통개선 효과에 대해 “연간 약 1조원 규모의 통행시간 비용을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자료출처 :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출처 : 한국교통연구원

GTX 사업 성공, 역까지의 접근성과 신속한 환승에 달려  

GTX A노선 운정~삼성 구간에는 운정, 킨텍스, 대곡, 연신내, 서울역 등 5개의 GTX역이 들어선다. GTX역의 입지선정은 기존 철도노선과의 환승 효율성, 표정속도 100km 유지, 접근 편의성, 해당 지역의 개발 잠재력 등이 기준이 됐다. 

GTX가 운정에서 서울역까지 20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출퇴근 시간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출퇴근시간에는 단순히 GTX 탑승시간뿐만 아니라 보행시간, 환승시간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용자가 GTX역까지 접근하는데 최대한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역주변 교통시스템을 개선하고, 환승시간 역시 최대한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환승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자료출처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자료출처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홍지선 경기도 철도국장은 “버스에서 내려서 GTX 열차로 갈아타는데 2~3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환승 동선을 대폭 줄이도록 하는 환승 시스템 개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수는 “3조원이나 들어가는 GTX사업으로 정작 혜택을 보는 사람은 기존 역세권에 사는 일부 사람일 뿐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고양시와 파주시는 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역을 오가는 버스노선 조정 수준이 아니라 GTX 셔틀버스 등 GTX역과 순환하는 특별교통수단을 운행해야한다”고 말했다. 

승강장까지 지하로 40m까지 내려가고 올라오는데 신속성의 문제도 제기된다. 혼잡한 출퇴근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기를 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지연시키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유 교수는 “승강장에서 내린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지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혹은 승장장으로 내려갈 수 있는 대용량의 엘리베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훈 국토교통과학 기술진흥원 부원장은 “승강장이 지상에서 40m 아래에 있기 때문에 장애인, 노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역사의 편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장애인과 겸용하는 에스컬레이터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킨텍스역 조감도. 본 조감도는 시공 결과와 다를 수 있음
킨텍스역 조감도. 본 조감도는 시공 결과와 다를 수 있음
자료제공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대곡역 조감도. 본 조감도는 시공 결과와 다를 수 있음.
대곡역 조감도. 본 조감도는 시공 결과와 다를 수 있음.
자료제공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이와 관련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최근 트랜드인 스마트기술을 이용해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스마트역사를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역사는 역사의 구조, 이용자 동선, 이용수요 등을 사전에 적용해 시뮬레이터를 통해 분석하고 효과를 측정해 최적모델로 설계된다. 또한 통합 플렛폼을 구축해 역사의 각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이용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지하 40m 터널… 화재와 침수 인명피해 기존 철도보다 더 클 수도 

GTX가 국내에서 첫 시도하는 광역철도인 만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생겨난다. 열차가 질주하는 터널이 지면으로부터 평균 40m 이상의 깊이에 있고, 이 깊이에서 화재, 침수, 지진, 싱크홀 등 재해가 일어난다면 그 인명피해는 기존 철도사고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깊은 터널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피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곽종원 인프라안전연구 본부장은 “대피시스템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이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대심도 장대터널”이라며 “대심도 장대터널 내부에 외부로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비상용 엘리베이터, 특별피난계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 본부장은 또한 “탑승객들이 화재장소에서 대심도 장대터널까지 이동하는 동안 질식에 의한 인명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질식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터널내부에서 대피하는 사람들의 동선과 반대 방향으로 공기를 주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피시스템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이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대심도 장대터널이다. 이 터널 내부에 외부로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비상용 엘리베이터, 특별피난계단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탑승객들이 화재장소에서 대심도 장대터널까지 이동하는 동안 질식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터널내부에서 대피하는 사람들의 동선과 반대 방향으로 공기를 주입할 계획이다.
대피시스템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이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대심도 장대터널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 터널 내부에 외부로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비상용 엘리베이터, 특별피난계단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탑승객들이 화재장소에서 대심도 장대터널까지 이동하는 동안 질식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터널내부에서 대피하는 사람들의 동선과 반대 방향으로 공기를 주입할 계획이다. 자료제공 : 인프라안전연구본부

신속한 대피시스템과 맞물려 현장에서 화재를 제압할 수 있는 방재시스템도 중요하다. 곽종원 인프라안전연구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화재현장에 즉시 물을 뿌릴 수 있도록 총 24개의 비상급수시설이 있는데, 이 물은 주변의 소방서로부터 30분 내로 물을 공급하도록 방재시스템이 설계됐다. 킨텍스역의 경우 일산소방서, 대곡역의 경우 능곡119안전센터로부터 물을 공급받는다. 곽 본부장은 ”국가화재안전기준에 따라 화재시 승강장까지 피난 시간은 4분, 안전한 지역으로의 피난 시간은 6분 이내가 될 수 있게 방재시설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화재 못지않게 시공중이나 운행중에 일어날 수 있는 침수도 우려된다. 특히 동호대교 하단을 관통하는 한강 통과구간은 침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구간이다. 터널이 깊이 뚫려있는 만큼 높은 수압이 예상되기 때문에 침수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곽 본부장은 ”침수 시 가장 중요한 시설은 방수문인데, 일정구간 양쪽 끝에 있는 방수문을 통해 흘러들어온 물을 배출시켜 시공중 침수 상황을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위험 노선, 파주 주민 “열병합발전소 관통, 불안하다” 

GTX 열차나 역사에서 일어나는 사고뿐만 아니라 노선 자체가 야기하는 안정성의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특히 파주 교하 주민들은 노선이 열병합발전소를 관통하는 것에 대해 굉장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파주 교하의 한 주민은 이 문제에 대해 “나는 설계사 담당자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8~9월경 제3의 안전검진기관을 통해 안전진단을 요청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아직 안전진단을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는 “열병합발전소가 터지면 운정, 교하의 공공시설 다 날아가버린다”며 “국토부와 시행사가 안전성 부분을 간과한 것에 대해 주민들의 불안이 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주의 한 시의원도 “아파트단지 20m 밑으로 GTX가 지나간다면 진동과 균열로 불안해서 살기 힘들 것이다. 개천을 따라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는데 굳이 교하동문의 한 아파트 단지 밑으로 지나가는 노선을 설계했는지 의문을 제가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한 주민은 “500~600억 정도만 더 들이면 기술적으로 올림픽대로로 우회가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며 “쾌적함을 누리기 위해서 청담동에 살고 있는데, 매일 150회 3분 정도의 진동으로 발생되는 피해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또 다른 주민은 “2015년 GTX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최초의 노선은 용산민족공원으로 관통하는 노선이었는데 갑자기 바뀌어 후암동, 동자동 쪽을 관통하게 됐다”며 “후암동, 동자동은 단독주택 밀집지역으로 재건축이 돼야 된다고 10여 전부터 얘기가 나왔다. 이 지역을 GTX가 지나면 낡은 주택들이 붕괴 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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