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남 사회복지법인 우림복지재단 대표이사

"최근 정치계에서 자주 거론되는 말이 '비선실세(秘線實勢)와 이것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동선(動線)'이다“

독도 & 태극기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평화와 일치를 추구하는 것은 서로가 일치되지 않아 평화가 깨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일치를 통한 평화를 요구한다. 이 갈등의 노력은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결코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동반성장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보수는 기득권을 껴안고 있으면서 이대로의 계속적인 안정을 원한다. 진보는 기득권을 깨기 위해 도전을 하고 모험을 감수한다. 문제는 보수의 악착스런 버티기도, 진보의 끊임없는 도전도 언젠가는 그 힘이 고갈된다는 것이다. 지치지 않고 승리의 길을 갈 수 있기 위해 필요한 힘을 어디서 공급받을 수 있을까? 돈이나 권력은 결코 참된 힘이 아니다. 사람들도 그걸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눈에 보이는 그것들의 힘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은 무시해 버린다.

나라가 온통 촛불로 뒤덮인 듯하다. 불빛이 없는 어둠이기에 촛불로라도 불을 밝히려는 움직임이다. 그렇지 않게 생각하는 움직임도 있다. 애써 촛불을 밝히지 않아도 우리가 살기에는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빛이 있는데, 왜 애써 위험한 불장난을 하느냐 하는 생각이다. 촛불을 든 사람들은 결코 지금에 만족할 수 없는 모양이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걱정이 되는 것은 국민들의 마음이 분열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촛불 드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결코 국론을 분열시키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잠시 혼란의 정국을 맞을 수 있지만, 그 어려움을 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맞닥뜨려 뚫고 나가보자는 생각이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심판은 지금이 호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정치계에서 자주 거론되는 말이 '비선실세(秘線實勢)와 이것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동선(動線)'이다. 비선실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밀스런 실세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이것의 실체를 드러내 보이기 위하여 그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의 움직임을 눈에 보이도록 선과 그라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대통령의 비선실세가 최순실로 드러난 것과 더불어 국민은 '세월호 7시간'의 동선을 박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제 정국의 혼란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특검이 채택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일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은 어렵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편이 갈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기도 하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것이 정치만이 갖는 속성인 듯하다.

이 모든 난관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관망하는 것은 진통을 겪은 후에는 더욱 민주적 기반 위에 우리의 정치가 든든히 서리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 나라의 정치는 몇몇 정치인에 의해 움직이는 정치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들에 의해 움직이는 정치가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가 혼란스럽지만 이 모든 사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이 모든 일이 합심하여 선을 이룰 것이라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동선이 아니라, 국민들의 수준 높은 정치의식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실권을 쥐고 있는 듯하지만 결국 그 모든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 비선실세의 실체로 인해 국민은 주권의 당사자임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이 나라에 소망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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