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민주당이 촛불정신 책임지라는 요구도 있어”
“원구성 재협상은 고민 필요, 다른 배려 방안이 현실적”
“소통과 협치 리더십으로 공부하는 의회 만들겠다”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은 공부하는 의회를 강조했다. 정책과 입법기능도 강조했다. 민주당이 원구성에서 보인 독주에는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의 표심을 책임정치로 보답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언론에서)원구성을 두고 민주당 독주라는 평가하지만, 이번에는 너희들이 리더십을 발휘해 촛불정신을 실현하라는 유권자들의 요구도 상당하다.”

제8대 고양시의회 전반기 의장에 당선된 이윤승 의원(54, 주엽1·주엽2, 더불어민주당)은 9일 <미디어고양>과의 인터뷰에서 협치와 소통을 강조했다. 다만, 6·13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원내 21석(정수 33석)으로 압도적 과반을 차지한 이상 책임정치를 위한 원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지난 2일 민주당이 시의회 전반기의회 의장과 상임위원장·부위원장 모든 자리를 차지해 비판이 이는 것과 관련해서도 같은 입장이었다. 충분히 이해를 구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재협상은 어렵다고 했다.

이 의장은 그러면서도 2년 임기동안 의회운영에 제1야당과 소수정당을 충분히 배려할 수 있는 방안은 찾겠다고 했다.

이 의장은 고양시의회 세 번째 여성의장이다. 지난 두 번의 여성의장도 모두 민주당에서 배출했다. 제8대 의회는 정책중심의 공부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 의장의 각오다. 예산과목 분석과 정책개발 능력향상을 위한 의회내 교육프로그램도 약속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의장 취임을 축하한다. 변화를 꾀하는 부분이 있나.

이윤승 의장(이하 이 의장) :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중책을 맡겨주신 동료의원들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여성이 가진 부드러움과 섬세함으로 지역사회를 꼼꼼하게 챙길 생각이다. 앞으로 고양시의회는 의원 개개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중심의 의회로 거듭나야 한다.

시민 눈높이에 맞는 의정활동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의원연구단체를 지원하고 맞춤형 교육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힘이 될 수 있는 의회를 만들겠다.

-의장 취임 후 달라진 점이 있나. 의정철학도 있다면 말해 달라.

이 의장 : 정신없이 바쁘다.(웃음) 고양시는 방대한 행정규모와 복잡한 법 규정에 묶여 있어 다양한 현안이 존재한다. 지역발전은 의장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의원들 상호간 소통과 이해, 협력이 필요하다. 의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도 늘려나갈 생각이다.

-협력과 소통이 정작 의회 개원일에 안 지켜졌다는 지적도 있다. 원구성에서 민주당이 주요 자리를 독점한 것에 대한 비판이 시민사회에서도 나온다.

이 의장 : 언론에서 독주라고 표현을 하지만 오해가 있다. 물론 원구성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부분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향후 의정활동에서는 소수정당을 이해하고 배려할 생각이다.

-정의당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어떤가. 한국당에 부의장을 양보하고 정의당이 배제된 것에 대한 여권 지지층에서의 논란도 있다. 

이 의장 :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이 추구하는 정체성과 이념이 정의당이 지향하는 정체성과 일부분 맞닿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의당과 협력하는 것을 바라는 요구도 많다.

우리는 원구성을 협치라는 큰 틀에서 접근했다. 정체성이 완전히 다른 제1야당(한국당)을 배려하는 것이 필요했다. 정체성이 비슷한 정당보다는 피가 섞이지 않는 다른 정당을 배려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럼에도 상임위 부위원장까지 민주당이 모두 차지한 것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 의장 : 이견에도 원구성을 강행한 부분은 죄송하다. 다만 소수정당을 배려할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각 당의 대표들과 논의할 부분이고 이미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특위나 예결특위 구성에서 소수정당을 배려하면서 충분히 소통하려고 한다. 민주당 21명 의원 모두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원구성은 책임정치 차원에서 이해를 해주셨으면 한다.

-의회내 견제와 균형을 무시하고 책임정치가 가능한가. 상임위 부위원장은 야당에 배려하는 방식의 재협상 가능성은 없나.

이 의장 : 민주당은 원구성 과정에서 협치의 정신에 입각해서 의회 부의장을 양보했고 상임위 부위원장도 모두 야당에 양보할 생각이었다. 이게 팩트다. 새벽까지 원구성안을 단독으로 처리하지 않고 기다렸다. 하지만 야당이 여기에 운영위원회 다수당 지위까지 요구해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런 과정이 생략되고 무조건 독주라고 표현되는 것은 아쉽다. 원구성이 이미 끝난 상황에서 재협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고민이 필요하다. 민주당 독주라고 하지만 이번에 너희들이 한 번 리더십을 발휘해서 촛불정신을 제대로 구현해보라는 유권자들의 요구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소수정당과 협력하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다.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자. 전반기 2년 동안 고양시의회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 의장 : 고양시가 베드타운에 머물러 있다. 산업도시, 자족도시로 발전하는 계기가 필요하다.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킨텍스 제3전시장 등 대형 국책사업들의 차질없는 진행이 고양시를 자족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50년 고양시 먹거리가 될 대형사업들이 자리를 잡으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현안 사업들이 제대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고양시와 잘 협조할 생각이다.

-시정 파트너로 이재준 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이 의장 : 이재준 시장은 도의원 8년 동안 지역현안들을 꼼꼼하게 잘 챙겨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책대안 제시도 많이했다. 덕양구에서 인정받는 도의원이었다. 의회 입장에서는 견제와 감시도 게을리하지 않겠지만 고양시민을 위한 정책에는 두터운 협력관계로 함께 갈 생각이다. 질책과 비판보다는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합리적 의회를 함께 만들겠다. 

-기초의회 무용론도 여전하다. 고양시의회가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보나.

이 의장 : 연구하는 의회로 나아가야 한다. 입법능력을 향상시키고 전문성을 강조할 생각이다. 이번 의회는 초선의원이 많다. 예산자료를 검토하는 방법부터 의법과정 전반에까지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기초과정부터 심화과정까지 교육과정을 구축하고 의원들이 항상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외부로 교육을 나가면 효율적이지도 않고 비용만 많이 든다. 세금낭비 아닌다. 고양시의회가 직접 강사를 모셔놓고 의원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상시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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