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비상이다. 영남을 제외한 전국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확산됐고, 닭·오리 등의 가금류 살처분 마릿수는 300만 마리를 넘어섰다. 무엇보다 중국에서 AI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공포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국민이 감염된 사례는 없으나, 중국에선 16명이 걸려 10명이 숨졌다.

2003년 태국 깐짜나부리 주 파트룩이란 마을에서 처음 발생한 H5N1형 조류독감은 삽시간에 퍼져 현재까지 동남아와 중동 등 16개국에서 856명의 환자와 452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캐나다에 유입된 H7N9형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800명을 감염시켰고, 이중 320명이 사망했다. 한번 걸리면 10명 가운데 5, 6명은 사망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

김기순 질병관리본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과장은 “예전에는 닭을 이렇게 많이 키운 적이 없었는데, 사육시설이 대규모화되면서 바이러스 입장에선 먹이가 매우 늘었다”며 “생태계도 달라져 철새가 근처 농장으로 와 병을 옮기는 일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감염된 조류로 인해 오염된 물, 분변, 먼지 등이 눈·코·입 등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새도래지나 가금류 농장 방문을 자제하고, 야생조류의 사체를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금류를 식품으로 섭취할 경우 75℃ 이상 가열해 5분 이상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이진찬 고양시 제1부시장이 12월2일 관내 철새도래지 공릉천 방역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AI청정지역 고양시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전남 해남에서 처음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적 확산에 이어 고양시 인접지역인 경기 양주, 포천, 이천, 안성, 화성, 평택지역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H5N6형으로 기존보다 폐사율과 전파속도가 빨라 관내 가금농가들의 우려가 큰 실정이다. 고양시에는 일산 동구 식사동 주변으로 119곳 농가에서 49만 6천마리의 가금류를 키운다.

고양시는 조류인플루엔자 관내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24시간 집중적이고 총력적인 방역활동 태세에 들어갔다. 우선 외부 유입차단을 위해 광역방제기를 이용해 관내 철새 도래지 주요 진입로를 중심으로 소독을 실시하고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에 24시간 거점소독시설을 운영해 외부에서 오는 축산차량을 일제 소독하고 있다.

아울러 관내 발생차단을 위해 AI 방역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해 조류인플루엔자 의심신고접수와 전화예찰을 통해 농가별로 상황전파와 소독실시 유무를 점검하고 시와 축협 합동으로 방역차량 4대가 주말도 없이 축사주변과 주변도로를 매일 소독하고 있다.

고양시 농업기술센터 광역방제기를 이용하여 철새도래지 공릉천 주변을 집중소독 중에 있다

또한 시 3개 보건소와 협의해 혹시 모를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에 대비, AI 대응 요원과 관내 축산종사자 모두에게 조류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최성 시장은 “우리는 그간 조류인플루엔자로부터 청정 고양행복도시를 지켜온 저력이 있다”며 “철저한 조류인플루엔자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심되는 증상발견 시 즉시 AI 방역대책본부(☎031-8075-3601)로 신속히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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