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오염으로 인해 한강 하류 지역은 녹조 현상이 발생하고 신종 유해생물인 ‘끈벌레’가 출현하는 등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강에 녹조가 피어나는 일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되었으며 지난해엔 사상 첫 '조류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끈벌레’는 신경계 독소를 내뿜어 작은 어류를 마비시키거나 죽게 만들어 생태계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지만 딱히 천적도 없다.

녹조현상으로 죽은 물고기들
끈벌레

대책 없이 오염된 한강을 살리기 위한 고양시 행주지역 어민들의 활동은 2012년 5월 시작됐다. 서울시장에게 민원을 통해 한강 수질개선과 상생협약재개를 촉구하였으며, 수질조작과 무단방류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입건된 (주)서남환경의 퇴출도 이때 요구되었다.

2013년도 난지불법 폐비닐야적장 화재 시 오염방제에 수수방관이던 서울시와 고양시에 항의했으며, 2015년 4월 행주지역 어민들은 ‘끈벌레로 인한 재난지역 선포촉구 및 봄철 조업포기 선언’을 했다.

2015년 6월 서울시는 녹조대책으로 “잡지도 먹지도 말라”며 어업중지를 강제했다. 이에 행주지역 어민들은 수질조작, 무단방류 의혹을 규탄하며 여의도 1차 한강선상시위를 한다. 그리고 2016년 3월 같은 규탄 내용으로 여의도 2차 한강선상시위를 했다.

고양시 행주지역 어민들

행주지역 어민들은 2016년 3월 29일 ‘한강살리기어민피해비상공동대책위원회’(비대위)를 설립한다. 2016년 5월 ‘비대위’는 서울시 민간위탁업체 (주)서남환경 임원 6명을 고양지청에 고발하고, 2016년 10월 세계불꽃축제가 열리는 마포대표와 원효대교 사이에서 한강 살리기 여의도 3차 선상시위를 진행했다.

지난 10일, 경기 고양경찰서는 하수도법 위반 혐의로 한강 서남물재생센터 위탁업체인 ‘서남환경’ 전 대표 A씨(58) 등 임직원 3명과 법인을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강을 살리기 위해 행주지역 어민들이 2012년 5월 제기한 문제가 현실화된 것이다.

하수·분뇨 처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서남환경은 2001년 8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서남물재생센터를 위탁 운영·관리하는 계약을 서울시와 맺었다. 현행 하수도법은 공공하수처리시설 운영업체가 정당한 사유 없이 하수를 배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서남환경은 '최초 침전·미생물 처리·최종 침전'의 3단계 절차를 거치지 않고 1단계 침전만 한 뒤 무단 방류하는 수법을 쓴 것이다.

비가 많이 와 일시적으로 하수가 늘어난 경우에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바이패스’를 통해, 비가 오지 않는 경우에도 오염된 하수를 정당한 사유 없이 야간에 몰래 버려 온 것이다. 무단 방류한 하수는 서울시 9개 구(동작·관악·영등포·구로·금천·양천·강서·강남·서초)와 경기도 광명시 등 인근 10개 시·구에서 유입된 것이다.

서남환경을 경찰에 고발한 ‘한강살리기어민피해비상공동대책위원회’ 심화식(62) 공동위원장은 “서울시는 한강 합수 지점인 최종 방류구의 수질농도를 공개하지 않고, 1년 365일 항상 양호하게 측정되는 내부 관로의 수질만 계속 다르게 발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심화식 공동위원장

수년간 한강 하류 어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유해생물 '끈벌레'의 실체와 발생원인 등은 2018년 중반 드러날 전망이다.

'한강 수질과 끈벌레류 발생 원인 규명 및 실뱀장어 폐사 원인 등 어업피해영향조사' 용역기관으로 선정된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이하 협력단)은 최근 고양시청에서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어 "2018년 6월 말까지 한강 가양대교부터 고양시 송포동 한강하류 15㎞ 구간에서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강 수질오염 원인 규명은 한강 수질오염 영향조사, 어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조사, 어민 피해규모 조사와 피해액 총괄 산정 등이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지난 6월 협력단을 선정했고 협력단은 준비 기간을 거쳐 최근 본격 연구에 착수했다. 도와 고양시는 연구 용역비로 총 4억6천5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고양시 관계자는 25일 "용역기간 중간 보고회 등을 통해 어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오염된 한강을 살리기 위해 고양시 행주지역 어민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