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도 어수선하고 경제도 불안한 이때 인문학이라니? 배부르고 한가함을 넘어 한심한 소리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 어수선하고 불안할 때일수록 사람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세상살이도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지 않은가.

고양시 대화도서관은 인문학의 최신흐름을 살펴보고 디지털 시대 인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고자 오는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열두달 인문학당,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미래의 인문학 트렌드’ 강연 연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매월 셋째 주 목요일, 각 분야의 주제별 전문학자를 초청해 진행하며 오는 1월 첫 시작은 ‘고령화 사회의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현재 숭실대 초빙교수인 김시천 교수가 진행을 맡을 예정이다. 이 특강은 고양시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신청은 오는 1월 3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고양시 도서관센터 홈페이지(www.goyanglib.or.kr)를 통해 100명 선착순으로 이뤄진다.

대화도서관 열두달 인문학당

1월 19일 제1강 고령화사회의 인문학- 김시천
나이듦의 철학은 어떻게 가능한가?
주제에 대한 강의와 아울러 전체 강좌에 대한 소개, 책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미래의 인문학트렌드》에 관한 소개를 하는 강의

2월 16일 제2강 의료인문학- 강신익
몸의 문제를 푸는 삶의 지도가 있을까?
의철학가 들려주는 삶과 건강, 그리고 의료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3월 16일 제3강 치유인문학- 박은미
인문학이 지친 내 마음을 보살필 수 있을까?
철학상담, 철학치유를 추구하는 길거리 철학자의 삶에 대한 철학적 처방

4월 20일 제4강 음식인문학- 박석준
먹는 데에도 도(道)가 있을까?
한의학자가 들려주는 음식에 대한 인문학적 이야기

5월 18일 제5강 영상인문학- 이채훈
보고 듣고 느끼며 삶을 성찰하는 시대의 인문학
전다큐멘타리 프로듀서가 말하는 디지털 영상시대 인문학의 변화와 가치

6월 15일 제6강 디지털인문학: 디지털 세대에게 인문학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오준호
최근 인문학을 혁신하는 디지털인문학이란 무엇이며, 디지털인문학은 어떤 혁신과 변화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기술적, 인문학적 성찰

7월 20일 제7강 신경인문학: 뇌과학이 품은 인간에 대한 질문을 탐구하다- 강명신
뇌과학과 인지과학이 변화시키는 인간과 윤리에 대한 인문학적 탐색을 논하다

8월 17일 제8강 경제인문학: 자본은 왜 인문학을 필요로 할까?- 장시복
왜 자본주의 시대에 인문학적 성찰이 필요한지를 경제학자의 눈으로 살펴본 삶과 경제에 관한 이야기

9월 21일 제9강 진화심리학: 인간의 본성과 행동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과학- 강경표
진화론이 가져온 인간의 본성과 행동에 대한 함축을 다각적으로 이해하는 진화론에 대한 철학적, 인문학적 반성

10월 19일 제10강 법과 인문학: 법이란 현대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김대근
법은 한국의 현대인에게 무엇이며,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는 것인지에 대해 법철학의 기본 영역을 소개함으로써 법과 삶의 관계를 되새기는 인문학 강의

11월 16일 제11강 생명인문학: 외계인과 소통하는 인문학은 가능할까?- 신승철
바이오아트는 어떤 예술이며, 그것이 갖는 새로운 예술적, 인문학적 의미와 함축은 무엇인지를 따지다

12월 21일 제12강 사진인문학: 사진은 무엇을 재현하는가?- 박영선
사진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드러내지 않는다. 사진은 어쩌면 현실과 인간의 마음 중간의 그 무언가를 담아낸다. 사진과 그림이 어떤 인문학적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강의

열두달 인문학당 강사소개

김시천(몸으로 사는 지혜를 찾는 동양철학자)
철학박사. 인간의 생동하는 삶과 연계하여 동양철학을 해석하고, 지식 비평적 관점에서 동양고전학을 재정립하는 일을 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숭실대학교, 인천대학교 및 여러 기관에서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2014년부터 인문학 전문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열어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철학에서 이야기로》,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논어, 학자들의 수다》, 《죽은 철학자의 살아 있는 위로》 등이 있다.

강신익(질병보다 사람을 보는 의철학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15년간 치과 의사로 일했다. 마흔이 되던 해에 영국으로 건너가 웨일스대학교 스완지 분교에서 의학과 의료의 철학과 역사를 공부했다. 귀국 후에는 인제대학교에 인문의학교실과 연구소를 설립해 교육과 연구에 전념했다. 그 과정에서 의학은 근본적으로 과학과 인문학의 하이브리드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었고, 그 연구 결과를 《인문의학》 시리즈 3권 등에 묶어 편찬했다. 2013년 가을부터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인문학적 의료를 공부하고 가르친다.

박은미(생각의 힘으로 마음을 돌보는 철학자)
석사 과정에서는 사회철학을, 박사 과정에서는 실존철학을 공부했다. 오타와 대학에서 방문학자로 머물던 중 세계 최초로 철학 카운슬링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피터 라베 교수의 책을 접했다. 철학 카운슬링이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 ‘바로 저거야’라는 생각을 했다. 철학이 학문으로서의 체계를 공고히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고, 삶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를 점검하는 데 쓰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서관과 학교에서 <자기 자신과의 화해를 위한 철학 카운슬링>, <진짜 나로 살고 싶은 청소년을 위한 철학 카운슬링> 등의 제목으로 강의하고 있다. 저서에 《진짜 나로 살 때 행복하다》가 있다.

박석준(음식으로 인간과 시대를 탐구하는 한의사)
서강대학교 경제학과와 대전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한의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의대 졸업 후 의철학연구소, 동의과학연구소를 만들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공부했다. 현재 우천동일한의원 원장이며 동의과학연구소 소장, 한국의철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요즈음에는 괴산에 내려가 있는 선생님들과 고농서를 읽으며 오래된 지혜를 배우고 있다.

이채훈(영상으로 인문학적 성찰을 추구하는 PD)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30년간 MBC의 다큐멘터리 PD로 일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시리즈를 통해 제주 4·3 사건, 여순 사건, 보도연맹 사건 등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정면으로 추적했고, <평화, 멀지만 가야 할 길>, <천황의 나라 일본>, <미국 10부작>, <고기랩소디> 등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영상인문학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키워왔다. MBC를 떠난 뒤《ET가 인간을 보면》을 펴냈다. PD의 경험과 인문학적 성찰의 토대 위에서 더 많은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다가서기 위해 본격적인 영상인문학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이다.

오준호(미디어의 역사를 통해 문화를 연구하는 매체 연구자)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박사를 마치고 현재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매체의 물질성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실험영화, 미디어 아트를 연구해왔다. 디지털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뉴미디어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뉴미디어의 고유한 특성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뉴미디어의 출현으로 인한 글쓰기, 출판, 미디어 제작 교육 등의 변화를 연구하게 되었고, 이러한 주제들이 디지털인문학의 한 분야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인문학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강명신(뇌과학의 인간관을 검토하는 인문의학자)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9년에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학교 철학과 박사과정에서 윤리학을 공부했다. 박사과정 수료 후 철학과 강사로 윤리학개론과 의료윤리 등을 가르쳤으며,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과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현재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의료윤리와 생명윤리, 의철학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의료윤리학회와 의철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철학은 과학의 전제를 검토하는 일을 과제로 한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대로 뇌과학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메타적으로 접근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장시복(경제 그래프에 숨겨진 삶을 읽는 경제학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목포대학교 경제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9년부터 목포대학교 동료교수들과 독서모임을 만들어 꾸준히 읽고 토론을 하고 있다. 전공이 다양한 교수들과 읽고 토론하면서 통섭하는 인문학을 배울 수 있었고, 학문뿐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넉넉한 시야를 얻을 수 있었다.

강경표(생물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을 탐구하는 철학자)
상지대학교 교양학과 외래교수.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과학을 이해하기 위해 기초과학을 공부했다. 그렇게 과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공부를 하다가 생물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 존재를 탐구하게 되었다. 조금 더 좁혀 말하면 진화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사유를 탐구한다. 진화인식론, 진화윤리학, 진화심리학이 공부하는 영역이다.

김대근
역자 김대근은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경찰대학 등에서 법철학, 법사회학, 정치철학, 인권법 등을 강의하며, 특히 정의, 평등, 인권의 일반 이론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형법 이론과 경제 및 금융범죄, 외국인 관련 법정책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법철학 및 정치철학적 문제의식을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실천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연구보고서 《범죄와 형사정책에 대한 법경제학적 접근》(2010), 《자본시장법상 형사제재의 가능성과 한계》(2011), 《출입국관리상 인권제고를 위한 형사정책적 대응: 불법체류 외국인을 중심으로》(2013), 《한국 형사입법의 방향과 쟁점에 관한 연구-형사입법의 현황 분석 및 합리적 형사입법을 위한 제언》(2014)
주요 논문 《법경제학의 학적 필연성과 개념화에 대한 고찰》(안암법학 제34호, 2011), 《Amartya Sen의 정의론》(법철학연구 제14권 제1호, 2011), 《자유지상주의에서의 인권과 정의》(법철학연구 제14권 제3호, 2011), 《근대사회에서 화폐화의 딜레마와 법의 문제》(법철학연구 제17권 제3호, 2014), 《안전 개념의 분화와 혼융에 대한 법체계의 대응방안》(법과사회 47권, 2014), 《보복범죄의 범죄피해자 등 보호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고려법학 제77호, 2015)

신승철(생명의 미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미학자)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이미지의 생명성’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같은 학교 연구원으로 일했다. 현재는 강릉원주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술 이론을 강의하고 있으며, 이미지 문제를 중심으로 예술과 과학,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급진적인 현대미술을 다룬 저서인 《바이오 아트: 생명의 예술》을 출판했다.

박영선
엮은이 박영선은 숭실대학교에서 미디어아트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등과학원 초학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예술에서 발견되는 공동체와 개인의 기억 및 상상의 형식이 매체와 갖는 관련성에 관심을 가져왔고, 현대 이론과학과 예술의 방법론적 교차 가능성에 대해 연구 중이다. <또 다른 시간>, <인왕산과인왕산과>, <하늘바다: 프레임의 안과 밖 그 경계에서> 등의 전시를 열었으며, 저서로 『한국사진이론의 지형』(공저, 2000), 『지역 아카이브, 민중 스스로의 기억과 삶을 말하다』(공저, 2010) 등이, 논문으로 「기억의 상호매체적 구성」(2011), 「디지털사진과 개인적 기억」(2012), 「사진아카이브, 이상한 다양체 되기」(201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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