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조직으로 변화 선언한 호남향우회

인터뷰에서 최훈석 호남향우회장은 그동안 향우회가 그저 술 마시고 친분 쌓는 조직으로 인식되어 왔다면서, 이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취임한 최훈석 고양시호남향우회장(55)은 원당지회 회원으로 시작해 지난 32년간 향우회 활동을 놓지 않은 호남인이다. 그가 활동한 기간도 고양시호남향우회의 역사와 정확히 일치한다. 

그런 그가 취임 이후 위기감에 빠져 있다고 한다. "변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젊은 회원들이 늘지 않는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지역사회에서 가장 끈끈한 조직으로 평가받는 호남향우회라지만 그것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최 회장은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으로 봉사를 선택했다. 밥 먹고 술 마시는 친목조직 수준으로는 미래를 바라볼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친목조직을 넘어 봉사활동 조직으로 변화를 선언한 셈.

2월 2일 호남향우회관 집무실에서 최 회장을 만나 구체적인 생각을 들어봤다. 

최 회장은 "조직이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하는데 젊은 회원들이 늘지 않아 걱정"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대뜸 "세상은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 하는데 향우회는 1차산업시대 아날로그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도 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Q : 취임식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수익사업을 만드는데 고민하고 있다. 조직이 정체되어 있다 보니 그간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호남지역 특산물을 고양에 모아서 로컬푸드 형식으로 장터를 열어볼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계획수준인데, 수익금은 지역에 전달할 계획이다. 일일찻집도 열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전달할 장학금도 만들어 보겠다. 사단법인화 작업을 통해 이런 활동을 구체적으로 지원할 계획도 있다.“

Q : 장터나 일일찾집이 새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그동안 이런 활동이 없었나.

"그렇다. 조직의 융합이나 단합도 조금 부족했다."

Q : 구체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라에서는 저출산이 화두인데 향우회는 세대교체가 안 되는 점이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다. 지회들로 내려가면 30대는 물론이고, 40대 회원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고령화 되고 있다. 후배들를 양성해야 하는데, 이런 식이면 향우회가 존립 가능한지도 의심스럽다. 모여서 술 먹고 밥 먹는 식으로는 힘들다. 봉사하는 조직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밖에 나와서 쓰레기라도 주워야 한다는 말이다.“

최훈석 고양시호남향우회장.

Q : 봉사를 하면 회원이 늘어나나.

"봉사하고 지역사회에서 활동을 하면 향우회를 보는 인식도 달라진다고 본다. 특히 젊은세대에서 향우회를 보는 눈이 달라지기를 기대한다. 세상은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데 향우회는 1차산업시대 아날로그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 봉사활동으로 변신을 꾀하자는 말이다. 이미 취임 과정에서도 지회장들과 분기별로 봉사활동을 의무화 시키는데 뜻을 모았다." 

Q : 곧 지방선거다. 호남향우회는 때때로 정치적 집단으로 이해되어 왔다. 

”향우회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본다. 말했듯이 봉사단체로 가야 한다. 일부 향우들이 정치적으로 활동을 하다보니 오해도 산다. 광주민주화운동 등 호남인들 뿌리에 남은 한도 있지 않나. 이해도 된다. 아직 지역갈등도 있다. 그래도 고양시에서는 영남과 호남, 충청이 화합하려는 시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 지난해에는 함께 체육대회도 했는데 앞으로는 3도가 아닌 5도 체육대회로 확대됐으면 싶다.“

Q : 자연보호협의회장도 맡고 있다고 들었다. 향우회까지 겸임하는데 힘들지 않나.

”활동내용이 달라 아직까지 힘든 점은 모르겠다. 자연보호협의회는 2016년 회장직을 맡아 창릉천 코스모스밭 조성과 지역 환경보호 활동을 중심으로 펼쳐왔다. 아직은 회장직을 물려줄 후배가 없다. 지난해 창릉천 코스모스 축제도 처음으로 열었는데, 이것도 홍보해 줬으면 좋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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