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고양시 일부 산하기관장의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최대 2년 범위 내에서 연임하도록 한 인사 개정에 대해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장기적 안목으로 소신껏 일하기에 임기가 너무 짧고,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의 ‘기관장 길들이기’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양시가 임기를 개정한 취지는 시장과 산하기관장의 임기를 맞추도록 하자는 데 있다. 그동안 새로운 시장이 취임할 때마다 전 시장 재임 시 산하 기관장들이 줄줄이 퇴임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이 취임할 때도 고양시 7개 주요 기관장 중 5개의 기관장들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를 막기 위해 시장의 임기 4년에 맞춰 산하기관장의 임기도 2년 단위로 하면, 시장과 산하기관장 사이 임기에 있어 엇박자가 나지 않는다는 논리다. 고양시 경영평가팀 담당자는 “시장과 산하기관장의 임기를 일괄적으로 맞추면 효율적이지 않겠느냐는 취지에서 산하기관장의 임기를 2년 단위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이 취임하면서 임기가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 산하기관은 고양문화재단, 지식정보산업진흥원, 자원봉사센터 등 3곳이다. 조례나 정관에 의해 임기가 정해진 경우가 아닌 법령에 의해 3년의 임기가 보장된 곳은 고양도시관리공사(지방공기업법), 고양시정연구원(지방연구원법) 등 2곳이다.  

그러나 이렇게 기관장의 임기를 줄임으로써 발생하는 역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임기를 단축함으로써 업무의 연속성을 크게 헤치는 경우가 고양문화재단의 경우다. 박정구 재단 대표이사는 지난해 2월 물러난 박진 대표이사의 잔여임기 11개월 동안 대표직을 맡아왔다. 그런데 11개월 잔여 임기를 정식임기 기간으로 보고, 최대 2년이지만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는 재단 정관을 적용해 재단 대표이사의 임기를 1년으로 결정됐다. 

재단 안팎으로는 ‘대표이사가 소신껏 일하기에는 1년이 너무 짧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재단이 과도기를 거쳐 소신을 가지고 재단을 안정기로 이끌어야 하는 시기에 먼 안목으로 재단의 방향을 정할 수 있겠느냐”며 “임기 단축은 의욕을 상실케 하는 등 단점이 훨씬 많다”고 토로했다. 박정구 대표이사도 “내년 2월부터 6월까지 약 4개월간 세계적인 미술전시를 기획하는 입장인데 내년 1월 30일로 임기가 끝난다. 먼 안목을 가지고 소신껏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1년이라는 임기가 너무 짧다”고 말했다. 

고양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재단이 과도기를 거쳐 소신을 가지고 재단을 안정기로 이끌어야 하는 시기에 먼 안목으로 재단의 방향을 수립할 수 있겠느냐”며 “재단 대표이사의 1년으로 임기 단축은 의욕을 상실케 하는 등 단점이 훨씬 많다”고 토로했다.
고양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재단이 과도기를 거쳐 소신을 가지고 재단을 안정기로 이끌어야 하는 시기에 먼 안목으로 재단의 방향을 수립할 수 있겠느냐”며 “재단 대표이사의 1년으로 임기 단축은 의욕을 상실케 하는 등 단점이 훨씬 많다”고 토로했다.

고양시의회에서도 재단 대표이사의 임기가 원칙 없이 왔다갔다는 하는 행태에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엄성은(자유한국당) 고양시의원은 14일 고양시장을 상대로 한 시정질의에서 “개정되기 전의 재단 정관에 의하면 박정구 대표이사는 박진 대표이사의 잔임 기간이 아닌 임명일인 2018년 3월 2일부터 3년 후인 2021년 3월1일로 임기가 설정되어야 맞다”며 “그러나 정관은 무시되고 재단의 임원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해 2018년 12월 갑작스럽게 임원추천위원회가 신설되고, 임기 2년에 2년 범위 내 임원추천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임할 수 있는 정관개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고양시의회 본회장에서 고양문화재단에 대해 시정질의하는 엄성은 시의원
지난 14일 고양시의회 본회장에서 고양문화재단에 대해 시정질의하는 엄성은 시의원

이에 대해 이재준 고양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에 산하기관장 신규채용에 대한 여러 문제제기가 있었고, 이를 반영하여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잔여임기로 채용공고에 명시하여 진행했고 이후 규정상의 미비점을 보완하고자 정관 개정을 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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