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장 반복, 집행부 실시간 대응 논리 제공
시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에는 "내가 더 분노"
최준명 등 추가 증인신청했지만 사실상 특위종료 

최성 시장이 9일 오후 요진특위에 증인으로 출석, 위원들의 질의에 적극적으로 반론을 폈다. 최 시장은 전임 시장인 강현석 전 시장이 맺은 1차협약서의 위법성 때문에 문제가 이어진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강 전 시장 재임시기 요진개발측이 제시한 용역보고서를 두고는 "휴지조각이나 다름없었다"고 평가했다. 요진개발의 부도덕성에 초점을 맞춰 강력한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오후2시경 의회에 출석해 4시30분 진행된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 입단식 직전까지 증인석을 지켰다.

“전임 시장이 맺은 초기협약의 위법성과 요진개발의 부도덕성, 이 두가지가 문제를 키웠다고 본다." 

최성 고양시장이 9일 고양시의회 요진특위 증인으로 불려나와 한 말이다. 이날 최 시장은 오후 2시경 출석해 2시간 넘게 증인심문을 받았는데, 현직 시장이 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이례적인 상황에 그간 특위 일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도 높았다.  

하지만 증인심문 과정은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다. 기존 입장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최성 시장이 전임 시장의 무능과 요진개발이라는 기업의 부도덕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 먹혀들기도 했다. 관련 공무원들은 회의실 옆 휴게공간에서 실시간으로 특위 내용을 청취하며 대응쪽지를 건네기도 했다. 

이처럼 최성 시장 중심의 해명만 이어진 것은 요진특위가 그간 8차례의 특위 과정에서 구체적인 특혜정황을 확인하지 못하다 보니, 구체적인 특혜시비를 가릴만한 새로운 내용이 없었던 탓도 있었다.   

이날 최성 시장 주장을 살펴보면, 강현석 시장이 2010년 요진개발과 맺은 1차협약서가 법적 안정성이 부실하고 특혜의혹이 제기돼, 2년간의 특혜의혹 해소와 법적안전망을 고려해 작성된 것이 2012년 2차협약서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최 시장은 강 전 시장 당시 1차협약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당시 요진개발이 기부채납 방식 등을 제안한 타당성조사 보고서(용역사 삼일회계법인)를 "휴지조각 같은 보고서였다"고 기억했다.

또, 자신이 서명한 2차협약서를 통해 기부채납 대상인 학교부지가 요진개발에서 휘경학원으로 무상증여된 것에는, 1차협약서 작성시 사립학교부지를 시가 기부채납 받을 수 없다는 법적 검토가 부실한 상태여서 2차협약서에서 학교설립의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휘경학원으로의 증여를 고양시가 막을 수 없었다는 논리가 반복됐다. 

기부채납과 학교설립 두 가지를 모두 달성하는 것이 애초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요진특위는 현직 시장을 증인으로 불려세우는 데 성공했지만 세간의 의혹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고양시 집행부의 해명 기회만 제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증인심문을 끝으로 요진특위는 사실상 종료됐다.

아울러 학교부지 무상 이전 관련 2014년 감사원이 위법성을 지적하고 관련 공무원 등의 징계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 최 시장은 "감사원 특별조사국에서 청부감사한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당시 여당에서 야당 시장인 자신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주장인 셈이다. 당시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서 공개할 수 없지만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말도 했다. 

최 시장은 고양시의 적극적이지 못한 행정대응이 기부채납이 지체되고 있는 이유라는 거듭된 지적에는 "현재 상황에 대해 나도 분노하고 있다. (그렇다고)행정을 기분내키는데로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면서 충분한 법적 검토 안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에 더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행정소송 등의 추이를 살펴 요진개발을 상대로 기부채납 미이행에 따른 민사손해배상도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회의장 밖에서는 관련 공무원들과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TV를 통해 특위 회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는데, 이수오 통일한국실리콘밸리 단장과 보수 시민단체 관계자가 언성을 높이는 모습도 보였다. 이 단장은 감사원이 징계를 요구한 공무원 중 한명이다. 특위 과정에서 실명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이 단장은 최성 시장 재임시기 오히려 승진을 이어가면서 핵심 정책부서장에 올랐다. 

이날 오전 강현석 전 시장 증인심문을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주도했다면, 최성 시장 증인심문은 한국당 소속 위원들이 주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로 자제하면서 정치적인 공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편, 요진특위는 이날 9차 일정을 끝으로 6개월 간의 예정된 일정을 모두 마쳤다. 특위 위원들에 의해 증인출석을 거부한 요진개발 최은상 대표이사와, 휘경학원 최준명 이사장에 대한 추가 증인출석 요구서가 발송된 상황이지만, 이들의 출석 가능성이 낮아 추가 증인심문 가능성은 높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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