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반 열등반, 과거 한때 성적에 의해 순서가 매겨지고 반이 정해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시대에도 특목고와 명문대 등 성적에 의한 학교 구분이 있고, 학교 내에서도 성적에 따라 교우관계가 달라지기도 한다. 경쟁에 의한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본주의 시대가 낳은 왜곡된 인간관계다. 더더욱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중1, 중2 학생들은 시대가 낳은 왜곡된 인간관계로 인해 상처받는다.

상처가 있으면 치료제도 있는 법. 학급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하는 고양중학교의 과정중심 영어뮤지컬 수업이 그 중 하나다. 영어뮤지컬이니 영어를 잘하는 우등생 중심의 수업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5인 1조로 한 명도 빠짐없이 영어뮤지컬 제작에 참여해야 한다. “학업 성적이 낮은 학생들도 영어뮤지컬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끼와 아이디어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기에 영어수업을 즐거워한다.”고 고양중학교 영어과 고혁 교사는 말한다.

고양중학교(교장 이홍규)는 1학년 4개 학급 학생 전원 및 영어뮤지컬 동아리 학생들이 학기 단위로 구성한 5개의 각색 영어뮤지컬 공연을 12월 20일(화)부터 12월 26일(월)까지 5일간 오후 1시에 고양중학교 1층 세솔 비전홀에서 진행했다.

고양중학교 1학년 4개 학급 학생들과 1, 2학년 연합 영어뮤지컬 동아리 학생들은 외부강사의 도움 없이 정규 수업시간 동안 드라마 기법의 수업활용에 기반한 영어뮤지컬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학기 내내 과정중심 활동을 진행해 왔다. 외부강사의 도움이 필요 없었던 이유는 드라마 기법의 수업활용(Drama-Based Instruction, DBI)을 텍사스주립대 석사과정에서 배워온 고혁 영어과 14년차 교사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품 제안 UCC 제작 및 상영회와 투표를 통한 학급별 작품 선정, 모둠별 작품 각색 UCC 제작 및 상영회와 투표를 통한 각색 안 선정, 드라마 기법에 기반한 등장인물 이해 활동 및 대본작성, 개사 활동 등 과정중심 프로젝트 활동과 공연을 거치며 학생들은 영어 의사소통능력 증진뿐 아니라 자신감, 자기 효능감, 배려와 협력 등의 정의적 성장의 기회도 함께 가졌다.

2015년 1학기부터 시작된 고양중학교 영어뮤지컬 프로젝트는 이번 2016년 2학기 네 번째 발표회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으며, 이번 공연은 12월 20일(화) 영어뮤지컬 동아리의 “레미제라블” 공연을 시작으로 21일(수) “인사이드 아웃 2”, 22일(목) “어벤피아(어벤져스+주토피아 각색)”, 23일(금) “라푼젤: 잃어버린 아빠를 찾아서(라푼젤+타잔 각색)”, 26일(월) “마법 연고와 신데렐라의 상처(신데렐라 각색)” 공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홍규 교장은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직접 작품을 선정, 각색, 공연하는 과정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고 강조하며, “학생들이 과정 자체를 즐기며 참여하는 과정에서 성장해가는 큰 의미가 있는 활동”으로 평가하였다.

무대 위에서 춤추며 연기하는 학생들과 춤과 노래를 따라하는 관람석과 대기 장소의 학생들이 모두 하나가 되는 열띤 무대가 이어졌다. “담당 교사의 열정으로 시작한 고양중학교 영어뮤지컬 프로젝트가 앞으로도 쭉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경기도고양교육지원청 이동진 장학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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