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인식 부족 킨텍스 해고 못 막아
보수 눈치 보며 개혁과제·촛불민심 실종
고양시에 노동조합 전담부서 만들 것

최영희 후보는 자신을 비정규직 대표선수라고 말한다. 고양시의회에도 노동문제 대변할 진보정당 시의원 한명은 있어야 한다는 것. 정의당 국회의원과 시의원이 있지만 정작 비정규직 문제는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지적으로 들렸다.

최영희 고양시의원 후보(중산·풍산·고봉, 민중당)는 6·13지방선거가 세 번째 출마다. 2006년과 2011년(보궐)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2011년에는 민주노동당 후보로 야4당 단일후보가 되면서 13%를 득표하면서 저력도 보여줬다.

지난 5년은 킨텍스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았다. 하청업체 소속 보안요원으로 일했다.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교육부장도 맡았다.

이번 출마도 킨텍스 노동조합 활동이 견인차가 됐다. 킨텍스가 2016년 자회사 케이서비스를 설립하고 기존 하청업체 비정규직중 일부를 해고했지만 정작 출자기관인 고양시와 인력감축안을 보고받은 고양시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최 후보는 비정규직을 대표할 시의원이 한명만 있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다고 본다.

이런 생각은 공약에도 반영됐다. 고양시 행정조직에 노동조합 전담부서를 만들고, 노동조합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정부에 등떠밀리는 정규직화가 아닌 노동자가 직접 참여하는 정규직 전환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

최영희 후보를 만나 핵심공약과 출마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 후보는 ”100만 도시에 노동복지회관 하나 없는 것이 단적으로 고양시의 노동문제 인식수준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인터뷰는 6월 1일 풍산동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Q : 킨텍스 비정규직 문제를 제기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최영희 후보(이하 최 후보) : 킨텍스는 고양시 출자기관이다. 고양시에 관리감독 권한도 있다. 그런데 킨텍스가 자회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인력감축이 진행됐다. 자회사 설립계획과 인원감축안은 고양시의회에 보고됐다. 사전에 보고받은 시의원중 단 한 명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시의원들이 노동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수준이다.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진 시의원이 있었다면 해고를 막을 수 있었다. 인력감축 없는 자회사 전환도 충분히 가능했다.

Q : 노동조합 활동을 위해 킨텍스에 취업한건가.

최 후보 : 아니다. 택시노동자로 일하다가 일이 잘 안 됐다. 킨텍스 하청업체 채용공고를 보고 건강관리도 할 겸 지원했다. 6개월간은 노동조합 가입도 안 했다. 채용 이후 진보정당 활동경력이 알려지면서 한동안 한직에 배치되는 불이익도 겪었다.

Q : 하청업체 직원인데 출마 어려웠겠다.

최 후보 : 지방선거 출마가 결정된 이후 3개월 휴직을 신청했다. 현재 무급휴직상태다. 휴직도 노동조합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다. 단협안에 조합원이 공직선거에 출마할 경우 사측이 휴가 및 휴직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어 가능했다.

Q : 그간 지역에서 주로 어떤 일 했나.

최 후보 : 민중당 고양당협 부위원장이다. 지난해 촛불국면에서는 박근혜퇴진고양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현재는 고양시민주권회의 운영위원과 고양비정규직노동조합연대회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포관산간도로 고봉산 터널을 막기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

Q : 6·13지방선거, 진보정당 분위기는 어떤가.

최 후보 : 전체적으로 민주당 바람이 생각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민심의 큰 흐름이라고 본다. 그런데 촛불민심이 민주당으로 대거 쏠린다. 오히려 진보정당이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 반면, 정치지형이나 분위기는 확실히 좋아졌다. 예전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빨갱이 소리 많이 들었다. 이제 그런 경우는 없다. 색깔론 제기도 안 한다. 진보정당 하기에 좋은 토양은 형성됐는데 민심은 민주당에 쏠리는 상황이다. 

최 후보는 인터뷰에서 지난 선거들과 달리 진보정당에 대한 색깔론이 사라지고 민심이 많이 변한 것을 느낀다면서도 민주당 쏠림 현상은 아쉽다고 말했다. 민중당 알리기도 급선무다. 정당에 익숙하지 않는 유권자를 위해 명함에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민중당으로 이어지는 당명변화 내용도 담았다.

Q : 지역현안은 뭐라고 보나.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최 후보 : 킨텍스 문제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지역에서 노동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양시가 인구 100만 이상 도시임에도 노동복지회관 하나 없다. 건물이 다는 아니지만, 노동문제를 바라보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본다.

고양시장 후보들 모두 일자리창출을 공약한다. 문제는 어떤 일자리인지다. 고양시민들이 지역에서 노동하고 그로 인해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어야 하지만 단순히 일자리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도 중요하다.

환경문제도 중요하다. 산황동골프장 증설문제나 김포관산간도로로 파괴되는 고봉산 생태계에 지역주민들도 많이 우려하고 있다. 원칙적인 입장에서 환경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Q : 지역공약으로는 어떻게 구체화되나.

최 후보 : 먼저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지침이 나왔다. 선언적인 수준이다. 그 안에서 어떻게 전환할지 디테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논의에 노동자들이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

고양시 행정조직에 노동조합을 담당하는 부서도 만들어야 한다. 현재는 마이스산업과에서 담당하지만 한계가 있다. 노동조합하기 좋은 고양시를 만들고 싶다.

오히려 대기업 공장에서는 노동조합하기 쉽다. 고양시처럼 영세 자영업자와 소규모 사업장이 많은 곳에서 노동조합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영세 사업주에 불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법적 기준을 지키자는 것이다. 영세사업체라고 노동법을 어겨도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노동복지회관 건립도 공약했다.

Q : 당선되더라도 33명 시의원중 1명이다. 무엇이 달라지나.

최 후보 : 비정규직 노동자가 고양시의회에 들어갔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의회정치의 본질은 광장의 민심을 반영하는데 있다고 본다. 박근혜 탄핵도 광장의 민심이 없었다면 의회에서 가결될 수 없었다고 본다. 고양시의회도 비정규직 문제나 환경문제, 인권문제를 의제화 하고 광장의 목소리를 전할 사람이 필요하다.

Q : 유권자들 만나면 어떤 이야기 많이 듣나. 당선가능성 어떻게 보나.

최 후보 : 예전에는 빨갱이 소리도 많이 들었다. 지금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두 달 선거운동을 하면서 ‘아직도 세월호 뱃지를 달고 다니냐’, ‘이제 다 끝난 것 아니냐’는 말은 듣는다. 그래도 민심이 변한 것을 느낀다. 촛불민심으로 중앙정부 바꿨으니 지역적폐로 변한 고양시의회를 바꾸자고 설득한다. 2011년 보궐선거에서 야4당 단일후보로 13%를 득표했다. 이번 선거에서 그 정도 득표한다면 당선이 가능하다고 본다.

<최영희 후보 프로필>

킨텍스 비정규직 노동자
고양무지개연대3.0 시민주권후보(2018)
(전)한국항공대학교 총학생회장
(전)박근혜퇴진고양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
(현)고양비정규직노동조합연대회의 집행위원장
(현)적폐청산 사회대개혁 고양시민주권회의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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