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배제, 시민후보 선출 2단계 계획 
내부에서는 "기준 모호하다" 지적도
낙천운동, 최성 배제용 아니냐 해석
권명애 "역량 위주 공천하라는 요구"

15일 고양시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무지개연대3.0 창립대회에서 대표단과 집행위원들이 소개되고 있다. <사진 : 고양시민회> 

고양에서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시민단체들이 6.13지방선거 낙천·당선운동을 예고했다.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시민후보 선정을 주도했던 무지개연대가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지개연대3.0으로 재출범한 것. 

지난 15일 고양시청 문예회관에서 고양무지개연대3.0 지역정치개혁 시민주권행동(이하 고양시민주권행동) 창립대회가 열렸다.

고양시민주권행동은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박근혜퇴진 고양운동본부'가 정권교체 이후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고양시민주권회의'로 조직을 전환한 이후, 올해 2월 다시 지방선거 대응을 위해 구성한 연대체다.  

이날 창립대회는 정관보고, 활동계획안 심의, 후보자 공천 제한 요건안 의결, 임원 인선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공개된 활동계획에는 ▲정책 및 공약 개발 및 수용촉구 ▲지역적폐에 대한 공천배제 ▲우리(시민)후보 선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공천배제, 사실상 낙천운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공천배제 명단을 3월 말에 발표하겠다는 일정표도 제시됐다. 한 번에 모든 정당을 포괄하는 낙천명단이 발표될지 순차적으로 발표될지는 확실치 않다. 

이 공천제한 요건을 두고서는 내부에서 이견이 나왔다. 이날 고양시민주권행동이 발표한 5가지 분야 16개 공천 배제 항목중 상당수가 구체적이지 않고 자의적으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활동가의 평가와 시민들의 평가가 괴리될 수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공공문제, 현안에 대한 이해가 없는 자 ▲불성실하게 공직활동을 행한 자 ▲지방의회 개혁에 반대한 자 등 항목이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토론끝에 공천배제 항목을 좀 더 구체화시키기로 결정하는 선에서 봉합됐다. 

낙천운동이 실제로 진행되면 고양시에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런 공천배제 활동이 결국 최성 시장을 겨냥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고양시민주권행동 참여 단체 상당수가 최성 시장의 지난 8년 시정운영에 비판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

한 시민사회 관계자는 "지방선거 일정이 빠듯한데 갑자기 낙천운동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 사실상 최성 시장의 공천배제를 요구하기 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무지개연대3.0이 전체 진보진영 시민사회를 포괄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 민주당 공천에도 당협위원장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데 어떤 정당이 시민단체의 공천배제 요구를 들어줄지도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고양시민주권행동의 활동이 결과적으로 민주당 중심의 후보선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더욱이 촛불정신을 들고나온 이상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이 이들 기준에 맞춘 인물을 공천할 가능성도 적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노동당 등에 그것도 제한적인 영향력만 있을 거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 권명애 집행위원(고양시민회 공동대표)은 "공천배제 요건을 정한 것은 각 정당에 후보의 역량을 최우선에 두고 공천을 해 달라는 일종의 요구"라면서, "이번 활동 과정에서 특별히 지역정당과 소통한 바 없지만, 이는 정당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지 갈등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정당은 아니겠지만 지역정당들이 무지개연대가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하는데 이견을 갖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시민사회 일각의 최성 시장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가 낙천대상 선정으로 이어질 수 있나'는 질문에는 "일부 참여단체가 최성 시장에 비판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평가도 (집행위원회)에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공감되지 않으면 낙천대상으로 정리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을 시작으로 고양시민주권행동은 집행위원회 중심으로 공천배제자 선정에 주력하는 한편, 공천 이후 우리후보 선정을 위한 후보선정위원회 구성에 돌입한다. 후보선정위는 시민단체 추천인사와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진다. 

창립대회를 통해서는 류태선(생명의 길을 여는 사람들 상임이사) 이종구(성공회대학교 교수) 김운성(소녀상 작가)씨가 공동대표로, 박평수(고양도시농부네트워크 대표)씨 등 20여명을 집행위원으로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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