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재미있는 옛 지명을 보기로 들며, 용어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황상무 전 KBS 앵커
강원도의 재미있는 옛 지명을 보기로 들며, 용어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황상무 전 KBS 앵커

[고양일보] “말은 시대의 정신입니다. 또 정치의 본질은 메시지 전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이기는 것이 선(善), 지는 것이 악(惡)이다 보니 선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이 정당해지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황상무 전 KBS 앵커(59)는 20일 고양특례시 소노캄 호텔에서 개최된 ‘가짜뉴스와 메시지 전쟁’이란 주제의 고양지식인마을 초청 제12차 조찬강연에서 “메시지 전쟁에서 최고의 무기는 거짓말, 바로 거짓 뉴스”라고 일갈했다.

그는 “윤석열 커피와 드루킹, 병역비리 폭로, 기양건설 20만 달러, 청담동 술자리 등이 대표적인 가짜뉴스”라며 “한국을 지배하는 가짜뉴스는 ‘남로당 사관’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말하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왔다는 황 전 앵커는 평창군에서 태어나 춘천중·고와 서울대 신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1년 KBS 18기 기자로 입사하여 KBS 뉴스광장 앵커와 뉴욕특파원 등을 거친 뒤 강원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하여 정치에 입문했다. 2015년 자랑스런 언론정보인상과 한국방송대상 앵커 부문 올해의 방송인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혼의 말’과 ‘글로벌 경제위기와 인간군상’ 등이 있다.

황 전 앵커는 이어 “남로당 사관의 전파는 메시지 전쟁에 따른 결과”라며, “대한민국 최고학부 경제학과 출신들이 인혁당-통혁당-인혁당 재건-남민전 사건을 일으키고 유명 교수들이 앞장서서 신식민지 반봉건 사회와 국가독점 자본주의 체제 붕괴를 외치는 것이 바로 남로당 사관”이라고 주장했다.

“남로당 사관은 모든 모순이 분단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입니다. ‘한반도의 정통성은 북한에 있다’, ‘좌파는 무장 독립투쟁했지만, 우파는 일제에 순응했다’, ‘대한민국은 친일파가 세운 나라’ 등이 남로당 사관인데, 이는 ‘이기는 전쟁보다는 더러운 평화가 낫다’, ‘가장 좋은 전쟁보다는 가장 나쁜 평화가 낫다’는 말로 이어집니다.

황상무 전 KBS 앵커가 20일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고양지식인마을 주최 조찬모임 강연에서 열강하고 있다.
황상무 전 KBS 앵커가 20일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고양지식인마을 주최 조찬모임 강연에서 열강하고 있다.

그는 이어 경제민주화의 허상에 대해 ”70여년간 이어진 메시지 전쟁은 ‘경쟁은 승자독식이니 억제해야 한다’, ‘대기업을 규제해 중소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경제민주화로 포장이 되었다“며 ”경부고속도로로 만들 때 경제민주화의 토대를 만든 교수는 ‘멀쩡한 논밭을 갈아서 1%도 안되는 부자들이 처첩을 거느리고 유람이나 다닐 도로를 왜 만드느냐?’는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마리 앙투아네트 단두대로 보낸 말도 거짓말

세월호 의혹으로 낭비된 세금만 총 5,500억원

황 전 앵커는 용어의 위력을 설명하기 위해 재미있는 강원도 지명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지명은 '안돌이 지돌이 다래미 한숨바우'인데, 이는 바위가 커서 안고 돌고 지고 돌고 다람쥐도 한숨 쉬어야 오를 수 있는 험한 바위'라는 뜻으로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골짜기의 옛 이름입니다. 가장 짧은 지명은 '퇱'으로 '작은 퇘기밭'이란 뜻이며 정선군 임계면 도전리와 강릉시 강동면 모전리의 예 이름입니다"

그는 ”역사상 최고의 거짓말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단두대로 보낸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는 말이었는데, 26년 전 루소가 참회록에 쓴 ‘농부에게 빵이 없으면 빵 찌꺼기인 브리오슈를 먹이자’는 말을 어느 귀족이 전했을 뿐, 앙투아네트는 한번도 그런 말을 전한 적이 없었다“며 거짓말의 위력을 소개했다.

또한, ”우리 사회를 뒤흔든 최고의 거짓말로는 ‘KAL 858 테러는 안기부 자작극’, ‘미국산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 ‘천안함 좌초설·기뢰설·잠수함 충돌설·어뢰추진체 조작설’ 등등이 있다“며 ”세월호 사건은 고의 침몰설, 청와대 굿판설, 대통령 밀회설 등의 터무니 없는 의혹으로 8년간 9차례 조사해서 인건비와 조사비용, 보상비, 선체인양비 등으로 총 5,500억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을 썼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고, 지금도 매년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조찬강연에는 이현재 하남시장, 한창섭 전 행안부 차관, 백상환 전 60보병사단장, 이석재 풍동애니골 번영회장, 길상사 주지 보산 큰스님 등 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조찬강연에는 이현재 하남시장, 한창섭 전 행안부 차관, 백상환 전 60보병사단장, 이석재 풍동애니골 번영회장, 길상사 주지 보산 큰스님 등 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인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거짓말을 해도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으니까 가짜뉴스가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대가 조국’이라는 영화는 2022년 개봉 이후 관객 33만명에 매출액 3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통계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면 국기문란죄로 가장 중요한 범죄이지만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상황입니다“

황 전 앵커는 ‘사람은 왜 가짜뉴스를 믿고, 가짜뉴스에 매몰되는가’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메시지 전쟁의 본질은 선전&선동입니다. 최종 목표는 ‘대중은 선동으로 동원되고 동원된 군중은 민중혁명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데, ‘가장 효과적인 메시지는 대중을 흥분시킬 수 있는 거짓말’이기 때문에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것입니다. 공산주의 사상가인 안토니오 그람시는 일찍이 ‘공산화는 프롤레타리아 폭력혁명인 기동전이 아니라 진지전(War of position)이며, 수단은 용어혁명, 문화혁명으로 언어조작이 기본’이라고 설파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말은 인간의 영혼을 지배하고 영혼은 말을 통해 깨어난다“며 ”사람을 죽이는 말이 아니라 살리는 말로 풍성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을 마치고 황상무 전 앵커는 참석자들을 위해 자신의 저서('혼의 말') 즉석 사인회를 가졌다.
강연을 마치고 황상무 전 앵커는 참석자들을 위해 자신의 저서('혼의 말') 즉석 사인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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