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를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
20대 대통령 선거를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
  • 박종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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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칼럼니스트
박종호 칼럼니스트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77일 남았다. 선거를 앞두고 양당 후보를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을 잘못 선택하면 나라가 어떻게 결딴나는지 지난 7년여 동안 생생하게 봤기 때문이다. 준비된 대통령으로 알았던 박근혜는 불통과 무능으로 국민의 불신을 자초해서 임기도 못 채우고 탄핵이란 불명예와 함께 정권을 빼앗겼다. 탄핵 촛불로 광화문을 태우고 586 좌파의 도움으로 대통령이 된 문재인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취임했다. 그러나 문재인은 정확하게 평등, 공정, 정의와는 전혀 반대의 길을 걸었다. 멀쩡한 나라를 의도적으로 망가뜨리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탈원전을 지시하고 부동산가격을 26번씩이나 충격을 줘서 사상 최고가로 올려놓고 종부세를 무자비하게 받아냈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려서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정리했다. 아니, 다시는 사업할 생각조차 못 하게 만들었다. 검찰개혁 한다고 만든 공수처는 결국 대통령 의중대로 야당만 조지는 빈손처(空手處)가 됐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세상을 처음 살아본 상황에서 제20대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국민의 마음은 당연히 불안하고 나라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

이재명과 윤석열은 많은 면에서 다르다. 이재명은 스스로 아버지가 화전민 출신에 노름꾼이었던 비천한 집안의 흙수저로 태어났다고 밝히면서 윤석열은 교수 아들인 금수저로 태어나 자신과는 태생부터 다르다고 했다. 비록 이재명은 가난해서 중고등학교는 못 갔지만 검정고시를 통해 오히려 남들보다 빨리 중앙대 법대 대학생이 됐다. 1986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사법시험에 합격해서 변호사가 됐다. 23살 때였다. 이재명의 시작은 비천했을지 모르나 대학 이후의 삶은 변호사로 시작해서 성남시장과 경기도 지사를 거쳐 대통령 후보까지 된 소설처럼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반면에 윤석열은 서울 법대에 입학했지만, 사법고시를 9번이나 떨어져서 1994년에야 검사가 됐다. 지방을 전전하던 늦깎이 검사는 2013년 여주지청장 시절 국정원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국정감사에서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말로 2017년 문재인 정권에서 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되고 2019년 일약 검찰총장이 됐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인생이다.

사람의 운명은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자신의 운명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이나 윤석열 모두 지금처럼 대통령 후보가 되리라는 생각은 추호도 못 했을 것이다. 과거의 일들이 대통령이 되는 길에 깊은 수렁이 되고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어떻게 했겠는가. 이재명은 스스로 “출신이 비천한 집안이라 주변을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라고 변명했다. 구차하다.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고, 형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보내고, 살인범 조카를 변호할 수밖에 없었으며 부모와 형제 모두 하층민으로 힘들게 살았다고 구구히 설명했다. 그러나 김부선 스캔들이나 전과 4범의 기록은 비천한 출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다. 23살 어린 나이에 사법고시 합격하여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최상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 하는 변명으로는 옹색하다. 더욱이 20대 대선을 코앞에 두고 대장동 의혹이 터지고 선거가 3달도 안 남은 때 29살 먹은 아들의 도박과 성매매 의혹이 터졌다. 참으로 여러 가지로 기가 막히게 하는 후보다.

윤석열은 검사 생활만 26년을 했다. 윤석열이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는 날, 문재인은 윤석열을 “우리 총장님”이라고 폭풍처럼 칭찬하며 “살아있는 권력에도 정의의 칼날을 세워달라”고 했다. 우직하고 고지식한 검사 윤석열은 대통령의 부탁대로 조국 딸의 부정 입학 의혹에 따른 위조문서 조작 등 조국 가족을 박근혜 정부 적폐 청산할 때처럼 철저하게 처리했다. 상황은 급변했고 조국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는 문재인의 말에 추미애는 윤석열을 검찰총장직에서 쫓아내고 급기야 대통령 후보까지 만들었다.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을 대통령이란 자리에 국민이 불러냈다. 살아있는 권력의 목에 시퍼런 칼날을 들이댄 용기와 정의감을 높이 샀다. 윤석열은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이 됐다. 윤석열 역시 자신이 대통령 후보가 되어 지금처럼 전국을 다니며 선거 유세할 거란 생각은 꿈에도 해보지 못했을 일이다. 속 썩일 자식도 없고 공직에만 있었던 본인 문제는 깨끗했기에 자신 있었다. 그러나 결혼한 지 10년도 안 된 부인의 과거 이력서에 문제가 있고, 그것이 이렇게 큰 문제가 될지는 짐작도 못 했을 거다. 윤석열 본인도 정확히 모르는 부인의 과거 허위 경력 기재 사항이 잘못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바라보는 국민은 뭔가 불편하고 개운 하지가 않다.

각자 살아온 흔적과 도덕적 기준에서 깔끔하지 않은 후보들을 보고 있는 국민의 마음은 억울하고, 참담하고, 답답하다.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정권의 실정으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재명은 자기가 대통령이 돼도 정권교체라고 한다.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에 부응하려고 고육지책으로 하는 말이지만 참으로 요망하다. 정치사에 없는 말도 필요에 따라 만드는 사람이다.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고, 표를 위해서라면 조변석개로 말 바꾸기를 서슴지 않는 이재명은 여권 진영에서도 시한폭탄처럼 불안할 것이다. 공정과 정의와 상식으로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윤석열은 아직 국민의 눈높이를 못 맞추고 있다. 부인문제를 공정의 상징처럼 속 시원하게 해명하고 해결해야 했다. 문제 덩어리 이재명과 당내 리더십이 흔들리고 부인문제를 깨끗하게 해명하지 않은 윤석열도 국민을 힘들고 피곤하게 한다. 국민은 지금까지 대통령 선거를 19번이나 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모든 후보의 비호감도가 이렇게 높았던 적이 있었던가? 코로나로 지친 국민을 정치가 더 우울하고 짜증 나게 한다.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과연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 민심은 오리무중에 빠졌다. 정권교체고 뭐고 다 꼴 보기 싫다고 한다. 정치 혐오다. 앞으로 선거일까지 남은 동안 불쌍한 국민은 얼마나 더 힘들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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