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영화’와 ‘G시네마’. 전자는 대체로 소규모 저예산 영화로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영화 등을 포괄적으로 이르는 용어다. 대규모 자본과 배급력을 가진 상업영화와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성영화관이 운영중인 메가박스 백석점.

후자는 더 많은 관객들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경기도와 경기영상위원회가 경기도 내 상영관을 지정해 다양성영화 전용 상영관을 운영하는 제도다.

이 두 용어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다양성영화에 대한 상영차별 문제와 관객들의 높은 관심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다양한 영화에 대한 관객 욕구 높아

지난 2014년 개봉했던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가 385만 명을 기록하고 연이어 <귀향>, <동주> 등 독립영화들이 관객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꾸준히 독립영화의 다양하고 신선한 주제들을 접하고 싶어 하는 관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와 같은 관객의 욕망과는 반대로 메이저 영화사·배급사들의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상영관을 찾지 못하는 독립영화들이 많고 2016년에 다양성영화들이 1백여 편이 상영됐지만 5000명 이상 관람한 작품은 33편에 불과하다. 

관객 수가 적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다양성영화들이 상영될 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고양시에는 G시네마 상영관으로 메가박스 백석점과 고양영상미디어센터 두 곳이 있다. 백석점은 경기도와 업무협약을 맺어 지난 2013년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국내 독립영화를 중심으로 상영하고 있다. 

다양성영화관이 운영되고 있는 고양영상미디어센터.

고양영상미디어센터의 경우에는 비정기 상영관이다. 스크린이 어울림영화관 1곳뿐인데다 정기무료상영회, 돗자리영화제 등 자체프로그램을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상영 횟수가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양성영화의 늘어나는 관객층을 의식해 상업영화관들도 정기적으로 국내·외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메가박스는 필름소사이어티를, 롯데시네마는 아르떼, CGV는 아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양시 메가박스 백석점과 롯데시네마 주엽점이 각각 이 프로그램에 따라 다양성영화들을 상영하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 다양성영화 관계자는 “고양시가 다른 경기 지역에 비해 다양성영화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고 고양영상미디어센터 관계자도 “시민들의 영화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지원 중요하지만 상영관 확보에 대한 지원도 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 100만이 넘는 도시에서 다양성영화 상영관이 2곳뿐인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

경기도 다양성영화과 공식 로고.

경기도는 올해 다양성영화 지원을 위해 13억5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부문별 지원 액수를 보면 ▲시나리오 공모(1억1000만원) ▲제작 지원(6억1000만원) ▲로케이션 발굴 공모(4000만원) ▲로케이션 전문인력 운영(1억6000만원) ▲촬영홍보(1억원) ▲영상기업 지원(2억원)등이다.

이 내용을 보면 영화 제작 지원에는 투자가 많은 반면에 배급이나 상영관 확보에 대한 지원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사실 이번 사업의 초점은 제작지원에 맞춰져 있다. 상영관 확보의 필요성을 알고 있지만 선 제작지원하는 시스템이라서 상대적으로 상영관 확보 지원은 미약한 게 현실이라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상영관도 늘려갈 방침이다. 경기도는 올해 롯데시네마와 협약을 통해 도심형 개봉관 3∼4개를 더 확보하고 IPTV에 G-시네마를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아동센터나 복지관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영화관 프로램도 진행 중에 있다.

고양영상미디어센터 위탁기관인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의 영상지원센터 관계자도 미디어센터와 논의를 통해 다양성영화 관람 기회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양성영화들이 제작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많은 관객들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만들어놓고 상영을 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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