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물단지 아내, 고생문이 닫히기 시작한 건 아내 덕분25살에 중신이 들어와서 박정순과 결혼을 했다. 아내는 보물단지다. 아내는 회남에서 시집을 왔는데 내가 약시인줄 모르고 시집을 왔다. 중신애비가 어릴 때 눈을 다쳤다고 지나는 말처럼 전한 통에 적당히 보이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결혼 전에 약혼 사진 찍던 날 처음 아내와 대면했다. 나는 25살 아내는 22살, 목단꽃처럼 예쁘고 참하던 아내. 우리 집에 와서 어색한 첫 만남을 하고 대전 나가는 버스를 집어타고 시내에 나가 약혼 사진을 찍었다. 둘 다 뻘쭘한 사진이지만 그 부끄러운
고목(古木)의 그늘이 주는 평안, 느티나무 같은 사람마을 입구 느티나무 한그루, 오랫동안 오가는 주민들의 벗이 되어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메아리로 돌려주고 지나는 차 소리, 세상의 소란한 소리도 모두 삼키며 든든한 이웃이 되었다. 나이가 몇 살인지 알 수 없으나 아마도 그 동네에서 나이 많기로는 몇 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말 그대로 이원의 ‘터줏대감’이다. 느티나무와 벗 되는 터줏대감이 한 분이 더 계신다. 이종무 아버님무수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마을이 아버님을 지키고, 아버님도 마을을 저버리지 않았다.■ 징용, 겁에 질린 얼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