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제5회 고양행주문학상' 시상식이 덕양구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지난 16일 덕양구청 대회의실에서 제5회 고양행주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시 부문에는 시집 <맹산식당 옻순비빔밥>의 박기영 시인이, 소설 부문에는 단편 소설 <못>의 작가 정미경 소설가가 각각 선정됐다. 상금은 각각 1000만 원이 수여된다.

이날 시상식에는 박동길 덕양구청장, 소영환 고양시의회 의장, 박정구 고양예총 회장, 이우림 (사)고양시문인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고양행주문학상은 (사)고양시문인협회가 주관하고 고양시와 고양행주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주최했다.  2012년 제정됐으며 심사의 공정성과 상금의 규모를 통해 문단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등단 10년 이상 된 기성 시인과 소설가를 심사 대상으로 하고 1년 동안 발표된 시집과 단편소설 가운데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품을 선정한다.

각 지역에 배정된 심사위원이 암행심사 방식으로 우수작품을 위촉하는 예비심사를 거쳐 올해는 시집 17권, 단편소설 19편이 본심에 올랐다. 본심 심사위원은 시 부문은 김준태 시인과 원구식 시인이, 소설 부문은 손영목 소설가와 구효서 소설가가 각각 맡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소영환 고양시의회 의장(왼쪽)이 정미경 소설가에게 트로피를 수여했다.

<못>은 성격이 매우 이기적인 두 남녀가 가볍게 만나 동거하다가 헤어지기까지 약 반 년간의 이야기다. 심사를 맡은 손영목 소설가는 “순간순간의 심리변화를 표현하는 개성적 문체가 발랄하고, 소소한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직조하면서 제목인 ‘못’의 상징성을 바닥에 깔아 마지막까지 끌고 가는 재기가 돋보인다”고 평했다.

시집 <맹산식당 옻순비빔밥>은 박기영 시인의 원초적인 생명력인 야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를 맡은 김준태 시인은 “앞으로 한국문학 혹은 한국시가 가야 할 모종의 예견이랄까 예언자적 창조적 의견도 나누면서 심사해야 했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박동길 덕양구청장(왼쪽)이 박기영 시인에게 트로피와 상장을 수여했다.

박기영 시인은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14년 전 캐나다에서 귀국하고 2년 동안 머물렀던 대화동을 떠올렸다”고 말하고, “몸은 땅 위를 떠돌지언정 마음은 늘 자신이 머물렀던 곳을 잊어버리지 않는다. 내 몸에 스며들어 기억 깊숙이 숨어 있는 대화동의 낯설고 아름다운 밤을 언젠가 언어로 풀어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수감소감을 밝혔다.

정미경 소설가는 “가장 창작의 열망에 불타오르는 순간은 막 한 편의 글을 끝낸 시점인 것 같다”며 “어떤 걸 써도 이보다는 나은 걸 쓸 수 있으리라는 자괴감과 열등감에 쓸쓸해져버린 순간들을 많이 겪어왔다”는 겸손한 화법으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살아간다는 것은 언제 흔들릴지 모르는 땅 위를 걸어가는 일이다. 계속 흔들리는 게 아니라 문득, 느닷없이 흔들리는 세계, 그래서 그 흔들림의 순간을 언어로 포착한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꿈인지도 모르지만 그 일은 너무도 매혹적이다”라고 말해 창작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정미경 소설가가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박기영 시인이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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