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개요]

박사성의 몰락을 보면 최순실 게이트 깃털들의 운명이 보인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개입된 최순실게이트 쓰나미가 대한민국의 일상을 휩쓸고 있는 지금, 정격유착-권언유착의 민낯을 생생히 폭로한 옴니버스 소설. 낯간지런 일본풍 사소설류가 한국 문학을 농단하는 세태 속에서 영호남을 넘나드는 펄펄 뛰는 사투리와 질펀한 욕, 통렬한 풍자와 해학이라는 오래 잊혀진 한국 소설의 매력 코드를 복원한 최보기 작가의 역작. 작품 속 인물들 하나하나가 바로 이 시대를 뜨겁게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 그대로다.

[작품 소개 및 줄거리]

권력형 호가호위의 종말을 그린 세태 풍자 옴니버스 소설 <박사성이 죽었다> 출간
- 정치권과 재벌, 언론은 어떻게 부패의 순환고리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날카롭게 파헤친 해학과 풍자, 성찰의 촌철살인

북칼럼니스트로서 ‘최보기의 책보기’를 쓰는 최보기 씨가 우리 사회의 세태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옴니버스 소설 <박사성이 죽었다>(도서출판 장수하늘소)를 출간했다. 우연히도 주인공 박사성의 종말이 지금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사태’를 꼭 닮았다.

남해안 가상의 섬 형제도 출신으로 고향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친구(김성민)의 힘을 빌려 호가호위하던 주인공 박사성은 때마침 시작된 형제대교 건설 사업에 끼어들어 베르노 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온갖 비리를 저지른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어 김성민 의원과 베르노 건설이 사정의 표적이 되면서 검찰의 칼끝이 박사성에게 이른다.

마침내 형제대교 건설 비리의 몸통으로 부각되면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 발부가 임박하자 박사성은 형제도 인근의 작약도로 도주해 은신하고, 김성민 의원을 포함해 박사성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그의 이권 개입을 도왔던 정관계 사람들도 바짝 긴장한다.

경찰의 추적에 심리적 압박을 느끼던 박사성은 바다에 투신한 흔적을 일부러 남긴 후 노숙자로 변신해 도시로 잠입한다. 그런데 한 달 후 남해안에서 우연히 박사성과 꼭 닮은 변사체가 발견되면서 ‘모종의 세력’에 의해 장례식까지 치러져 버리는 통에 박사성은 영락없이 산 귀신이 돼버린 채 김성민 의원과 베르노 건설 최중만 사장 등등은 모두 건재하다.

죽었지만 실제로는 살아있는 사람인 비리의 깃털 박사성은 자신의 장례식장을 찾은 사람들과 외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권력형 비리의 종말과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턱이 닳지만 막상 정승이 죽으면 개도 안 온다’는 냉정한 인간 세태를 풍자한다.

죽음이라는 소재와 달리 소설은 평소 최보기 북칼럼니스트의 문체대로 맛깔스러운데다 촌철살인의 해학이 녹아들어 순식간에 읽히는 경쾌함을 유지한다. ‘죽은 자는 말이 없음’을 이용하는 철면피들의 이기심, 끝까지 그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의 기쁨, 슬픔, 아름다움이 뒤섞인 가운데 배꼽 빠지는 재미와 감동, 삶의 태도에 대한 진지한 교훈이 함께 한다. 남해안 바닷가의 구수한 사투리와 속이 후련하게 뻥 뚫리는 육두문자가 소설 읽는 재미를 더한다. 주인공 박사성이 끝내 절규하는 메시지는 ‘살아보면 결국 가족과 친구밖에 없더라.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잘하며 살고, 덕성을 쌓으며 겸손하게 살라’는 것이다.

[저자 소개]

최보기

- 경향신문 <최보기의 책보기> 북칼럼니스트
- (전)구로꿈나무도서관장
-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 『거금도 연가』
- 『놓치기 아까운 젊은날의 책들』

[차례]

이판사판 공사판
썩어도 준치
과유불급 - 남쪽으로 튀어라
오비이락
삼대 불화
삐에르 가리봉
떡 써는 신사임당
용꼬리 닭머리
화무십일홍
오뉴월 상팔자
아! 조금노리
뚜뚜뚜르삐
에라, 이 내포 놈들
타인의 불행은 나의 행복
군자 백 명 소인배 한 사람
황새는 날아서 굼벵이는 굴러서
알아야 면장 하지
사자무언
인생이 노름
귀신도 돈이 좋아
건배하는 초상집
말룡이는 오지 않다
성공해라 민규야
최보기의 책보기
지금 내가 이리 웃어도 되는 거냐만
박성규, 내가 네 실명만큼은 깐다
종운이 형, 끝까지 무사하소
고스톱 치다 상무 됐나
아, 저 마산 놈들
양우, 뿌린 대로 거두어라
죽어 줘서 고맙겠지
친구가 별건가
속없는 이 사람
아부와 공부는 평소에
친구라면 칼날 대신 칼등으로 쳐라
세상인심 뻔한 그것을
성대야 성대야
화정이 왔어?
봉영규, 이게 다 너 때문이다
내리막길 생각도 하고 살아라
먼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
이 국장, 고마워
상택아, 내가 편부는 했었다
호진아, 결국엔 네가 이긴다
천국이 당신 것
천국은 또 당신 것
울지 마라, 종문아
성주야, 이제 네 나이 찾아가라
박 된장, 뭐 허러 여기까지
김종윤, 당신은 천사야
왕 쉐프, 네가 나보단 백 배 낫다
병률이 저 꼴통
괜찮은 근범 씨
우생마사, 사는 게 니나노
불쌍한 사람아
인생 낙장불입
이창업易創業 난수성難守成
살아 보면 가족이고 친구야
단장지애
재선아, 재선아, 내 친구 재선아
중만이, 다신 오지 말게나
이 독사의 새끼야
못다 한 이야기

에필로그

[책 속으로]

권력 비리를 뒤집어쓰고 죽음을 선택한 깃털 박사성이 남은 자들에게 던지는 통한의 메시지

국회의원 친구 성민에게

내가 자네였더라도 배지 떼이고 감방 갈 궁리부터 하진 않았을 걸세. 만만한 게 홍어 좆이고 같잖은 간재미 좆이 두 개라고 그런 일 터지면 일썽 밑에서 시다바리 했던 놈들이 개박살 나는 거야 당연한 일. 이제 와 자네에게 원망은 없네. 긴 말 안 함세. 배지 떨어지고 여기저기 얼굴 내미는 낙선 의원처럼 초라한 사람도 없더라고. 화무십일홍이고 달도 차면 기우는데 자네라고 언제까지 국회의원 해먹겠는가. 언젠가 기울 날이 오겠지. 부디 감방 갈 일 하지 말고 하는 동안이라도 정치 잘하소. 그거나 바라지 내가 지금 뭘 더 바라겠는가. 안 그런가, 국회의원 친구! - 본문 50p

불알친구 호진에게

이제 알겠네. 외딴 섬에서 우직하게 어부로 살지언정 쓸데없이 많은 것 탐하지 않고, 남의 것 공짜로 해먹으려 하지 않고, 자네 능력껏 열심히 해서 자네 먹고 남으면 여기저기 사람들 생각하면서 싸목싸목 사는 자네야말로 정말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겠네.

친구야, 내 친구야. 변치 말고 그렇게만 사소. 복 받으며 오래 살 거네. 결국은 자네가 이길 거네. 친구야, 내 불알친구 호진아! - 본문 220p

OO교회 성윤식 목사에게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는 거 알아? 너 이제 그 잘난 목사 짓도 땡이고, 그 동안 건드린 여자들, 빼돌린 교회 재산까지 죄목들 낱낱이 까져 수갑 차고 감방에 제대로 가게 된다. 네 놈 각시 호시탐탐 노리는 놈에겐 경사난 거고. 왜? 억울해? 넌 해먹어도 좋고, 남이 해먹으면 그건 신의 율법에 어긋나냐? 네 놈이 뿌린 만큼 너도 거둬들여야 인생이 공평하지, 안 그래? 이 독사의 새끼야! 네가 성직자면 내 배낭에 두루마리 화장지가 성경이다, 이 씨발놈아! - 본문 279p~280p

최보기 옴니버스 소설-박사성이 죽었다=최보기 글. 장수하늘소 펴냄. 288쪽/가격: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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