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취소” 말하더니, 유력후보 되자 “못 한다”
환경적폐라 불리던 前시장과 같은 태도에 실망

 

[미디어고양] 산황동 골프장 증설사업을 두고 환경단체의 직권취소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2일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이 SNS를 통해 이재준 신임 고양시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산황동 골프장 증설 논란은 2013년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사업주의 9홀 증설 사업계획을 승인한 이후 지역사회에서 반대움직임이 계속된 대표적인 환경이슈다. 사업 예정부지 인근에 고양정수장이 있어 골프장이 증설되면 환경오염물질 유입으로 고양과 파주 일대 식수원이 오염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어 왔다. 농민들의 생계위협과 생태계파괴도 문제다. 

최근에는 협의기관인 한강유역환경청이 고양시 요구로 사업부지 실사에 나서면서 반대 움직임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골프장 증설을 반대하는 산황동 범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환경단체다.   

조 의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2018년)3월 18일 고양시가 느닷없이 한강유역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서 현장조사를 의뢰하자 우리는 궁여지책으로 고양시장 예비후보들에게 탄원서 사인을 받으러 뛰어다닐 수 밖에 없었다"면서, "당시 화정동에서 만난 이재준 예비후보는 탄원서에 사인하며 ‘이건 취소해야 하는 거예요’라고 말해 희망을 가졌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한 달여가 지나 당내 경선에서 승리, 예비후보 딱지를 떼고 유력후보가 된 이재준 후보가 돌변했다는 것이 조정 의장의 기억이다.

조 의장은 같은 게시글에서 “경선 이틀 후 만난 이재준 후보는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이런 건 박수택 후보(당시 정의당 고양시장 후보)에게 부탁하시지 그래요’라는 모욕적인 말을 했다”며, ”직권취소 공약을 요청하자 이 후보는 ‘내용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못 한다’면서 이에 덧붙여 ‘감사신청을 하시지 그래요’라는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그런 태도에)이재준이 달라졌구나. 우리가 봐왔던 이재준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최성 시장과 공무원들이 골프장 증설을 허가해줘야 할 이유가 있었고, 이재준 후보가 그것에 동의했구나라는 유추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12일) 어느 시민이 이재준 시장에게 골프장 증설사업 반대 민원을 냈다가 판에 박힌 답변을 받았다. (골프장 증설사업 허가를)강행하겠다는 돌덩이처럼 싸늘한 답변이었다”면서, “이런 배경을 등에 업었으니 사업자가 주민에게 전화로 협박을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페이스북 게시글과 관련 조정 의장은 1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처리됐다. 그럼에도 이재준 시장이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어 상황을 알리기 위해 글을 적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업자의 이권 외에 골프장을 증설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는 상황이다. 고양시민과 산황동 주민들을 생각하면 당위성이 없는 사업이다. 이를 잘 아는 이재준 시장이 (시민단체에서)환경적폐로 불린 전임 최성 시장과 같은 입장을 보이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조정 의장이 자신의 SNS계정에 올린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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