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기업 (주)디엔비(D&B, 대표 신영이)는 고양시 덕양구에서 창업해 올해 20년차를 맞는 기업이다. 한국인의 입맞에 맞는 도너츠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1998년 창업 이래 건실한 성장을 이어왔다. 

20년간 디엔비를 이끌고 있는 신영이 대표는 창업과 함께 고양시에 자리잡은 고양시민이기도 하다. 지난해 연말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주최한 제21회 여성경제인의 날 행사에서 수출과 고용 성과를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제21회 여성경제인의 날에 신 대표가 수상한 산업포장

신 대표는 미디어고양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의 몸을 해치지 않는 올바른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소박한 생각이 창업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여성이자 중소기업인으로 어려움을 이겨낸 신영이 대표를 만나 경영스토리와 그가 바라보는 고양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  디엔비를 창업하기 이전에는 간호사로 일하셨다고요. 이력이 특이합니다. 

"벌써 창업 20년차를 맞았어요. 창업 이전에는 10년 정도 간호사로 일하기도 했지요. 결혼 이후에 용산구 한남동 단국대 앞에서 커피숖을 8년 정도 운영하기도 했구요. 결혼하기 일주일전까지 간호사 일했는데, 결혼을 하니까 집에서 놀기는 너무 답답한 거에요. 그때 뛰어든 것이 프랜차이드 빵집이었어요. 대치동 은마아파트 앞에서 2, 3년 운영했는데 직접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서 제조 공장을 짓고 창업까지 했습니다."

Q :  창업과 함께 고양시로 오셨는데, 고양시를 사업장 소재지로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당시가 IMF직후여서 하루 자고 나면 기업이 문을 닫던 시기였어요. 서울에서 시작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많았지요. 작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려는 입장에서는 고양시가 여러모로 적당하다고 생각했어요. 반포에서 출퇴근도 멀지 않으면서 임대료가 저렴한 잇점이 고양시로 오게 된 주된 이유죠."

Q : 초기에는 업장만 옮기시고 반포에서 출퇴근을 하셨다고요.

"그때는 제가 승용차가 없었어요. 전철로 다니곤 했어요. 한 7개월 해보니까 안되겠더라고요. 그때만 해도 아이들 교육 차원에서 서울이 좋을 것 같아서 거기서 눌러 앉아서 해볼려고 했는데, 무엇보다 아이들에 대한 케어가 안 되는 거에요. 그래서 고양시로 아예 이사를 오게 됐어요. 그때 이사를 와서 현재까지 화정동에 살고 있어요."

대화하는 동안 신 대표의 말 속에 어머니의 감수성과 경영인의 열정도 아울러 느껴졌다.

Q : 강남권에 거주하시다가 고양에 오시니 차이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 교육이 문제였어요. 반포에서는 학부모나 아이들이 만날 때는 친구인데, 돌아서면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그런 문화가 있었어요. 아이들이 자라면서 강한 경쟁관계에 놓였지요. 그런데 고양시에 오니 처음에는 너무 순박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서울에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로 일기를 쓰라고 가르쳤는데 이곳에서는 굿모닝도 모르는 환경에서 아이들이 행복해 보였어요. 결코 나쁘지 않았어요."

Q : 사업은 어떠셨는지. 고양시에서 제조업을 시작하셨는데요. 

"자리잡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지역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항공대 CEO과정 1기로 참여하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요. 나가보니까 내가 정말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느끼겠더라구요. 매주 2시간 교육과정이 2년을 나 혼자서 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기업경영에 조금 눈을 떴다고 할까." 

Q : 디엔비는 수상경력도 많은 것 같습니다. 기업경영을 잘 해 왔다는 표식같은건가요?

"여기 있는 상장들이 기본 베이스인거에요. 이런 상패들은 돈 주고 살 수 있는 것들이 아니지요. 이 덕분에 관공서와 군납할때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베이스를 만들어 놓고 그 다음에야 알엔디(R&D)도 하고 입찰에 참여도 할 수 있다고 봐요. 사업을 하다 보면은 중소기업에 주어지는 다양한 지원책만 받고 단기적인 이윤창출에만 매달리는 경우도 봅니다. 그 지원이라는 것이 알고 보면 국민들이 내는 세금이잖아요. 받은 혜택은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에 보탬이 되는 방식으로 되돌려줘야 한다고 봐요."

Q : 기업인 입장에서 고양시는 어떤 도시인 것 같으세요.

"글쎄요. 고양에 자리잡고 난 이후에 기업 입지조건은 참 좋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물류하기도 좋고, 도로 연결망도 좋지요. 우리 회사가 전국을 상대로 유통을 하고 있는데 기흥이나 용인 물류센터를 이용할 수 있어서 이점이 있어요.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업인들 상당수가 고양시에서 기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지요. 규제가 문제에요. 공장총량제로 발이 묶이기도 합니다. 지금 공장도 이사온지 6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거짓말 안 하고 이 공장 하나를 갖기 위해서 100군데는 봤어요. 식품제조업이니 시골로 들어가도 안 되고 우사가 있어도 안 되고 제한이 많았지요. 96명 정도 직원이 있으니 출퇴근 거리도 생각해야 하고요. 그런데 공장 허가 받기는 참 어렵습니다. 기업환경에 관심을 좀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Q : 공장을 확장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으시겠군요. 

"현재 공장부지 2천평 가지고도 4백평 조금 넘는 것 밖에 못 쓰고 있어요. 공장에 인접한 땅을 공장부지로 더 허가해주면 물건 많이 만들고 세금도 더 낼 수 있을텐데 좀 아쉽지요. 지자체장 권한으로 다 될 수는 없겠지만 신경을 좀 써주었으면 하는 거지요. 최근에 고양시가 공장 인근을 자연녹지로 풀어 주겠다고 해요. 자연녹지로 풀면 그 장소에 공장건축을 하려면 또 몇 년이 지나가야 됩니다. 공무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기는 하지만 아쉬움은 있어요. 저는 11시 이전에 집에 간적이 하루도 없습니다. 보통 10시 11시까지도 물건을 만들어요. 좁으니까 물건을 만드는 양이 한계가 있어요."

Q :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신장되기는 했지만, 신 대표님 처럼 오랜기간 기업을 이끌어 온 경우는 드문경우입니다 여성기업인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여성이기 때문에 힘들었다는 건 많이 없어요. 제가 처음 창업할 당시에는 빵 기술이 없었어요. 직원들에게 의지했지요. 직원들이 당장 나오지 않으면 납품을 할 수 없으니 내가 알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빵을 배웠습니다. 사실 간호학 하고 제빵하고 거리가 있는 것 같지만 가까운면도 있더군요. 음식은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것이니 제대로 된 자료와 방법으로 올바르게 만들어야 하지요. 올바르지 않은 먹거리를 먹으면 독을 먹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간호사로 일할때 마음으로 제품을 만들어 온 것이 오늘에 이른 것 같습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얼마나 관심가지고 하는지 얼마나 노력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만들다 보니 여자의 감성이 도움이 된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고난이나 문제를 즐기면서 해결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성취도 있지 않았나 합니다." 

현재 성공한 CEO이자, 더 뻣어나갈 기업인이기도 한 신대표. 그의 마음은 따뜻한 고양 사랑과 인간애가 엿보인다.

Q : 마지막으로 살아오시면서 롤모델이 있으신가요?

"단연 어머니예요. (이 말을 하면서 신 대표는 자기도 모르게 문물을 주르르 흘렸다) 사업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더욱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살아계실 때는 몰랐죠. 5남매를 키우셨는데, 제가 다섯째였어요. 아버지도 없이 시골에서 모두 학교를 가르칠 정도였습니다. 저는 이렇게 풍족하게 살면서도 힘들다고 하는데 그 시절에 어떻게 5남매를 키우셨는지 대단하지요. 지금은 좀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것이 가슴에 사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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