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교육 대표 이정철  

수십 년간 대학입시의 기초를 이루었던 대입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학교와 학생, 학부모 모두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공정한 수능성적으로 대학을 가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동아리 활동,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교내 수상 실적 등이 대학 입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능이 없어진 것도 아닌데 학생들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된다.

유웨이중앙교육에서 운영하는 유웨이닷컴은 지난 4~13일 올해 수시모집에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수험생 3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응답자의 82.5%가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혼자 힘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학생은 17.5%에 불과했다.

학교 선생님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학생이 62.4%로 가장 많았고 '형제, 자매'(12.7%) '부모님'(11.5%) 등 가족의 도움을 받았다는 학생이 24.2%로 그 뒤를 이었다. '자소서 컨설팅업체'는 7%, '일반학원'은 6.4% 순으로 집계돼 자기소개서 작성을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도 일부 있었다.

반면 자소서를 작성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을 묻는 질문에는 '고교생활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가 40.6%로 가장 많았고 '진로에 맞는 나의 학교생활을 어필할 수 있어서'(34.3%), '낮은 학생부 성적을 보완할 수 있을 것 같아서'(14.9%), '없다' 10.2% 순이었다.

자기소개서를 완성하기까지 걸린 기간을 묻는 질문에 '한 달 이상'이 39.8%로 가장 많은 학생이 답했고, '2주일 미만'(21.0%), '한 달 미만'(18.8%), '3주일 미만'(11.4%), '1주일 미만'(9.0%) 순이었다.

학종은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서류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학생들이 학교의 다양한 활동 참여 뿐 아니라 학교 공부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함으로 학생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

대입제도는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목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학종 또한 많은 대입 전형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학종에 대한 찬반 의견이 뜨겁게 논의 되고 있는데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정리해 본다.

 

▣찬성 입장

공교육 정상화 기여(학생의 자기주도적 학교 생활, 교사의 자세 변화)

교실수업 질적 개선(발표, 질문)

수능점수에 의한 단편적 평가 극복(창의성, 인성)

기록문화 정착에 기여

다양한 교육활동이 가능

학생들의 진로 목표를 위한 성숙도 제고

 

▣반대 입장

저소득층에게 불리(또 다른 사교육)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학생에게 불리

학교와 교사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큼

정성적 평가의 공정성

학종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음

 

교육정책 가운데 대입만큼은 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 대입에 대한 의견 개진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그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한 공론이 장을 만들어 도출된 의견이 정책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입시의 병폐와 부작용은 제도의 문제이다. 제도 때문에 학생들을 올바로 선발할 수 없거나 학생들에게 지나친 입시 부담을 주어서도 안 된다.

학생 선발은 다양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학업과 연계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적성이 맞는 학생은 학종으로, 글쓰기나 논술에 적합한 학생은 논술전형으로 반면 문제풀이에 능한 학생은 수능으로 선발되어야 하고 그 비중도 비슷하게 고른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학생 선발의 다양성과 학생들의 선택권을 중시하는 최적의 대입전형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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