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병 유은혜 국회의원 페이스북. 자신의 지역구에 사행성 도박장이 몰려 있음에도 용산까지 찾아가서 경마장 폐쇄의 감동을 누렸다. 고양시의 화상경마장과 경륜장 모두 유 의원 지역구 일산동구에 위치해 있다. 

유은혜 국회의원(고양시병, 더불어민주당)의 의정활동에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시민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구는 나몰라라 하고 자기 정치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이다.

발단은 지난 8월 28일 유 의원 공식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게시된 27일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 협약식 일정이다.

용산화상경마장, 즉 마사회 장외발권소는 지난 5년여간 지역주민들이 교육환경 저해 등을 이유로 폐쇄를 요구해 왔던 시설이다. 이날 마사회는 12월 폐쇄를 약속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장을 찾아 기념비를 세우겠다는 얘기도 했다.

문제는 유 의원의 행동.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인 그는 협약식 참가소식을 전하면서, 경마장 폐쇄의 근간에는 정권교체를 가능케 한 촛불혁명이 있었다는 다소 과장된 평가를 했다. 이어 평소처럼 자신의 사진이 등장한 언론보도를 링크했다.

이 게시글에 시민들의 비판댓글이 이어졌다. “지역구는 내팽겨치고 잿밥에만 관심있어 보인다”라는 다소 공격적인 댓글부터, “이런 게시글은 일산사람들 두 번 죽이는 꼴이다. 이 글 내려라”라고 꾸짓는 댓글도 있었다. 또, “다른 지역구 가서 사진좀 그만찍어라”는 SNS 활용에 대한 지적도 눈에 띄었다.

이런 반응에는 이유가 있다. 유 의원 지역구인 고양시병, 일산동구에 위치한 사행성 시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유은혜 의원 지역사무실 간판과 나란히 걸려있는 화상경륜장 간판.
유은혜 지역사무실과 경륜장 반경 1km이내에만 학교가 8곳이다. 유해시설임을 부인할 수 없다.

장항동에 한국마사회 일산센터(렛츠런문화공감센터 일산), 마두동에 한국경륜경정본부 일산점(스피존 일산점)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 시설은 용산화상경마장과 동일한 장외발권소이자 매주 5일 판돈을 건 도박이 벌어지는 화상경주장들이다.

<미디어고양>은 지난 7월 19일 보도[일산 도심속 경마경륜장, 수천억 매출에도 지역사회 공헌은 0.1% 미만]를 통해 이 두 시설의 매출액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들 시설의 지난해 매출액이 3,600억 원을 상회했다. 지역과 마을을 해치는 시설임에도 어느누구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일부 복지관들은 이들 시설이 제공하는 사회공헌비를 타는 것에 매달리는 듯한 인상도 주고 있다.

더욱이 유은혜 의원은 지난해 4.13총선 선거 기간 중, 지역사무실을 아예 화상경륜장과 동일한 건물로 옮겨 선거를 치렀다. 해당 건물인 마두역 올림픽스포츠체육센터에는 화상경륜장과 유 의원 사무실 간판이 직선상 동일한 위치에 설치되어 있다.

일부 시민들은 “체육시설을 이용하다 보면 경륜장 이용 취객들 때문에 아이들에게 미안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는 불만도 남겨 놓았다. 한 건물을 사무실로 쓰면서 이를 모를리 없는 유 의원측이 문제해결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다.  

용산화상경마장은 이전 당시 학교시설과 가까운 것이 문제가 됐다. 성심여중고등학교와 215m가 떨어져 있는데, 법적 허용구역인 200m를 벗어나 문제없이 지역사회에 들어온 것이다. 주민들은 유해범위가 법적 허용치보다 더 크다면서 반발해 왔다.

유 의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일산 화상경륜경정장은 어떨까. 직선거리 기준 220m 남짓 떨어진 곳에 낙민초등학교가, 인근에는 백신중학교와 금계초등학교도 있다. 1km 기준으로 넓히면 8개 학교가 밀집한 지역이다. 주위에는 아파트단지를 비롯한 주거지역이 걸쳐 있다. 

유 의원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의원실에 문의하니 전문 보좌관을 통해야 한다면서 일주일째 연락이 오지 않았다. 지역사무소에 연락하니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런 댓글이 달렸다.

다만, 지역사무소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은 말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주거시설과 가까운 일산 경륜장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지역사무실에서 이런 문제를 공식적으로 다루는 것을 듣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용산경마장 폐쇄가 국회의원으로 일하는 보람이라고 적었다. 시민들의 댓글은 유 의원이 지역구에서도 같은 보람을 느끼기를 기대하는 당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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