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부터 고양시에는 150mm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해마다 상습 침수지역인 일산동구 풍동 민마루지역은 올해도 어김없이 침수됐다.

침수된 일산동구 풍동 민마루지역의 모습

이 지역은 주변 하천제방보다 지반이 낮아 여름철 집중호수 시에는 매년 피해를 반복해서 입어 왔다.

피해를 막기 위해 고양시는 2009년 펌프장 2개소,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매년 1개소의 펌프장을 추가로 설치했다. 일산동구청은 올해 5월 25일 심광보 구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화배수펌프장에서 여름철 수해대비 ‘수방장비 현장기동 모의훈련’까지 실시했다.

일산동구청은 5월 25일 여름철 수해대비 '수방장비 현장 기동 모의훈련'을 하였다.

하지만 막상 집중호우가 내리자 펌프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이다. 대대적으로 수해대비 훈련도 하고, 장비도 점검한다고 떠들썩하게 홍보하더니 이번에도 상습침수지역의 현실은 예년과 같았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오전 6시 30분부터 소나기가 왔다. 민마루 지역에 수중펌프가 3개 정도 설치되어 있는데 물이 넘치는 시기에는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나중에 작동시켰는데 3개 중에 2개가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아 이런 물난리가 났다. 한 동안 물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차 올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일산동구 풍동 민마루 지역 침수된 공장 내부의 모습. 임차한 공장주는 "물에 잠긴 장비는 한달이상 걸려야 수리가 가능한데, 당장 살아갈 일이 걱정"이라고 한다.

침수피해를 입은 공장 입주민 B 씨는 “오늘 8시경 출근했는데, 펌프가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면서 "처음부터 고장이 나서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C씨는 “이번 침수로 자동차 20대, 버스 2대, 레카차 2대, 경찰차 1대 등이 침수되었다”고 말하며 "제대로 피해를 보상해 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하였다.

침수로 자동차가 전복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상황을 총괄하고 있었던 최봉순 제2부시장은 “펌프가 처음부터 작동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과부하로 인해 고장 난 것으로 보고 받았다”면서, "정확한 피해 실태 파악 후 합당한 보상은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20일 낮, 고양시청은 이런 침수피해 상황에서도 일요일이라는 이유로 철문을 닫고 상황실 필수 인원만 근무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배수펌프가 고장이 난 것인지, 과부하로 인한 고장인지는 사실관계가 철저히 규명되어 내년에는 이런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특히, 올해도 여전히 민마루지역 서민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과부하로 인한 고장이라는 공무원의 주장은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우리나라가 이 정도의 폭우에 과부하로 인한 고장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고, 2014년에도 3억원의 예산을 들여 펌프장을 추가로 설치했는데 이정도라면 애초 불량 펌프를 설치한 것이거나, 공무원들의 운영 및 관리상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주민들의 주장도 귀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오전 10시 20분께는 제2자유로 강매나들목 부근의 서울 방향 도로 300여m 구간이 배수 불량으로 물에 잠겼다가 2시만에 통행이 재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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