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경기도에서 자치단체장 가운데 이른바 ‘소통의 달인’으로 꼽히는 이현재 하남시장(74).
고양지식인마을(회장 최국진) 임원진이 지난번 고양특례시에서 개최된 명사 초청 조찬 특별강연 때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먼 거리의 일산신도시를 기꺼이 내방해 준 이현재 시장에 대한 답방으로 하남시청을 찾아 장시간 면담을 가졌다.
이 시장은 시장실 브리핑 보드를 통해 K-스타월드와 H2 프로젝트, 하남휴게소와 다산신도시 복합개발, 캠프 콜번 도시개발사업 등 굵직 굵직한 현안들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면서도 특별히 자신의 ‘소통 방식’에 대해 고양시민들에게 소개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시장은 “시장이 아무리 옳다 해도 시민이 아니라면 아닌 것”이라며 “시민을 이기려 들면 안되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책에 바로 바로 반영해야 한다”고 자신의 소통관을 피력했다.
이날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파란색과 빨간색 끈의 흰 운동화를 신고 열정적으로 시정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참여정부 시절 중소기업청장 출신의 대표 경제통 관료였고,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남다른 정치 경륜도 갖추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윤석열 국민캠프에서 위드 코로나 민생회복대책 총괄특보와 중소기업 자영업 성장디딤돌 특위위원장을 맡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바람에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하남시장 후보공천을 받아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
다음은 이현재 시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 지난번 고양특례시에서 개최된 조찬강연회에 참석해주셔서 감사의 의미로 방문했습니다. 시장님은 하남시에서 입지적인 인물로 여러가지 성공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어 경기도 다른 지역 시민들에게 모범사례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 충북 청주에서 어려운 집안 환경 속에 성장한 뒤 공무원을 거쳐 두 번이나 국회의원에 떨어지는 등 그렇게 성공사례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행정학 석사와 국내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학업을 게을리 하지 않고, 오로지 시민만을 위해 봉사해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시정에 몰두하다 보니 일정한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시민들의 긍정 평가가 높아진 듯 합니다.
- 하남시가 경기도에서 ‘살고 싶은 도시’로 꼽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 하남시는 1인당 GDP(지역총생산) 면에서는 경기도에서 꼴찌 수준입니다만, 시민들의 행복지수는 높은 편입니다. 시장에 취임한 뒤 시민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린시장실을 한달에 두번씩, 지역을 찾아가는 이동시장실을 한달에 한번씩, 시민참여 주간회의를 분기에 한번씩 개최하는 등 소통에 주력했습니다. 학교 화장실이 재래식이어서 불편하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민원을 듣고 현장에서 바로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시민의 소리를 듣고 즉각 정책화했습니다.
- 시민과의 소통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시민들이 옳지 않은 요구를 할 때도 많을 텐데 어떻게 대응하십니까?
▷ 시민의 목소리는 언제나 옳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생각이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시민이 아니라면 아닌 것입니다. 시장은 물론 직원들도 절대로 시민을 이기려 하면 안됩니다.
- 하남시청 공무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시장님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텐데요.
▷ 직원들의 역량 향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2~3일씩 직원들의 해외여행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선진사례 벤치마킹 보고회도 수시로 갖고 있고요. 일처리에 있어서 스피드가 필요합니다. 민원처리 기간을 기존에 30일이었던 것을 20일내 끝내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기가 하는 일을 최고로 생각해라’고 강조하고, 직원들의 성과에 대해 상벌을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빨강색과 파란색 끈의 운동화 신고 업무 수행
K-스타월드와 H2사업, 하남휴게소 성공시킬 것
- 두번의 지역 국회의원과 한번의 시장직을 통해 하남시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셨나요?
▷ 지하철 5호선을 직접 개통했는데, 반대편에서 하남시의 부채 증가를 인민재판식으로 성토했습니다. 시장이 된 뒤 굉장히 힘든 과정을 거쳐서 K-스타월드와 H2 도시개발사업 부지의 그린벨트를 풀 수 있도록 했습니다.
- 교산 신도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중부고속도로와 만남의 광장 복합개발 문제는 어떤 해법을 갖고 계십니까?
▷ 제가 국회의원을 할 때 환승센터와 지하철역을 지금의 중부고속도로 하남휴게소 위치로 만들어 놨는데, 이후에 땅을 팔아먹기 좋다고 상업용지 인근으로 400미터 가량 끌어당겨 놨습니다. 고속도로 터널 공사비 등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고속도로 위치를 지구단위계획에서 싹 빼는 바람에 교산신도시가 두 지역으로 나뉘어 졌지요. 실무 담당자들은 전임 시장이 합의한 사항이라고 난색을 표하지만, 환승센터와 쇼핑몰 등 복합개발에 돈이 많이 든다고 고속도로 관련 사항을 뺀다면 현 시장으로서 협조할 수 없습니다. 환승센터와 쇼핑몰은 기본적으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찬성할 수 없는 것이지요.
한국도로공사가 휴게소 복합개발을 민자사업으로 한다지만, 수익성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저런 사항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하루 빨리 해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 팔당대교 남단의 H2 도시개발사업은 전임 시장 시절 병원과 키즈를 주제로 도시개발사업 공모까지 했지만, 도시개발 관련 법규 개정으로 백지화 되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용도로 개발할 계획인지요?
▷ H2 부지의 경우 어떤 용도로 다시 도시개발사업 공모를 진행해야 할지 현재로서는 검토 중입니다.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고, 어렵사리 그린벨트 해제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향후 하남시의 발전계획에 맞게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공모 사업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 미사리 조정경기장 인근에 초대형 공연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인허가와 자금조달 계획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 라스베가스의 초대형 원형공연장인 MSG스피어 제작사와 합작으로 미사리 조정경기장 일대에 K-스타월드를 건설할 예정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하고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을 했습니다만, 국무총리실을 찾아가는 등 전방위 노력으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가능 판정을 이끌어냈습니다. 이제 하남도시공사 등 민관이 합동으로 고민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인허가를 진행하는데 매진할 생각입니다.
- 미사리에 황토길을 만들고 운동화를 신고 업무를 수행하는 등 건강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요.
▷ 모두가 반대하는 한강변 미사리 모래길에 황토길을 150미터 정도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뒤 4.9킬로미터의 모래길을 시의회의 두번 부결에도 불구하고 만들어냈습니다. 지난 10년간 빨간 운동화를 신고 다니다가 흰 운동화로 바꾼 뒤 빨강색과 파란색이 태극의 색깔 임에 착안해 적색과 청색 운동화 끈을 각각 양 발에 매기 시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