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연우 강태식 대표 인터뷰 

가죽 가방, 핸드백, 지갑을 만드는 피혁전문업체 ㈜연우의 강태식 대표는 올해 고양시가 선정한 백년소공인 8명 중 한 사람이다. 강태식 대표는 대학 졸업 후 1년 간의 직장생활을 거쳐 피혁제품 제조업에 몸담은 후 20년 이상 한 길을 걸어온 피혁 장인이다. 인터뷰를 위해 연우 사무실과 공장이 있는 고양시 일산 서구 덕이동 로데오거리를 찾으니 예전 북적대던 차량과 사람의 모습, 매장을 찾는 고객은 전혀 찾아볼 수 없어 아주 썰렁했다. 실제 강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면세점업계, 여행업계 타격이 컸지만 아마 연우가 가장 타격이 컸을 것”이라며 “면세점이 닫히고 수출길이 완전히 막혀 그야말로 1년 동안 숨만 쉬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공식 기자: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강태식 ㈜연우 대표: 2019년 일년의 3분의 1 이상을 해외에 돌아 다니며 많은 바이어를 확보해 그 사람들이 한국에 들어와 수출 계약을 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수출 길이 완전히 막혀 버렸습니다. 백화점 납품 요청도 사양하고 면세점 납품과 수출에 집중했다가 면세점이 닫히고 수출이 막힌 후 기업체에 사은품을 소량 납품을 하는 것 이외에는 그야말로 1년 동안 숨만 쉬고 지냈습니다.

박 기자: 연우를 어떻게 창업하게 되었습니까?

강 대표: 제가 이 업을 시작한지 27년 됐습니다. 대학 졸업 후 1년 동안 직장생활 해보았으나 일한 만큼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같아 “아 이게 아닌데”하고 나왔습니다. 제가 남보다 특별하게 빼어나지는 못했지만 시골에서 공부해 뚝심과 끈기가 있는 편입니다. 경쟁에 지기 싫어 남이 일주일에 할 일을 하루 밤을 새며 다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일한 만큼 회사에서 대우해 주지 않았습니다.  피혁제품 제조에 투신 한 후 기술이 좋아 직원이 100명으로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가 되었으나  독자적 판로가 없다보니까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직원을 계속 줄이다가 2016년 10월 폐업했습니다.  당시 국내 최고 핸드백 브랜드인 MCM에 납품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과 본업을 함께 하다가 실패한 후 다시는 피혁업을 안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좋은 일을 하려고 하다가 저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힘들어졌거든요. 그러던차 2015년 경 롯데면세점에서 제품 샘플을 보내달라고 연락이 와 보내줬더니 품질이 “이 정도면 됐다”해서 입접을 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사회적 기업은 폐업을 안 한 상태로 아내 명의의 개인사업자로 거래하다가 2016년 12월 사업이 안정된 후 롯데면세점에서 “이제 제대로 합시다”고 제안해 주식회사 연우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판로가 없어 OEM 납품을 하며 서러움을 많이 겪었고 그 때 저의 꿈이 롯데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이었는데 면세점에 입점하니 면세점이 백화점보다 더 윗 단계의 프리미엄시장임을 알았습니다.  그 이후 저는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마켓에서 프리미엄 고객만 상대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박 기자: 대학에서 무슨 공부를 했습니까?

강 대표: 강원대 법대에서 부동산학인 토지행정학을 공부했습니다. 학교에서는 교수님들이 졸업 후 유학을 가라고 권했으나 어렸을 때 힘들게 살아 빨리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대학 친구의 아버지가 호주에서 건축사로 일해 통나무집을 우리나라에 접목시키는 사업을 준비하던 중 우연찮게 피혁업계에서 일하는 매형한테 가 두달 동안 무보수로 일하다가 직접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박 기자: 창업 후 가장 어려웠던 때는 언제였나요?

강 대표: 처음에는 경험이 없어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저의 제품을 알아줘 사업을 키울 수 있었고 2007년에는 이마트, 롯데마트 등 300군데에 납품을 하고  2010년에는 공장을 경매로 낙찰받았습니다. 그 후 열매나무재단이 만든 '고마운손'이라는 사회적 기업이 도와달라고 해 6년 동안 노력했으나 결국에는 사회적 기업도 잘 안되고 본업도 타격을 받아 양쪽 회사가 다 무너졌습니다. 

박 기자: 사회적 기업은 왜 잘 안됐습니까?

강 대표: 사회적 기업을 하면서 집과 공장을 날리고 월세집에 살았습니다. 사회적 기업은 정부지원금을 받는데 저는 지원금을 안 받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제가 사회적 기업의 구원 투수로 사회적 기업에 손을 댄 것으로 정부 지원을 안 받고 개인 돈을 계속 회사에 넣었습니다.  처음 사회적 기업의 실태를 잘 몰랐는데 하면서 보니 사회적 기업은 생산성이 나오기 어렵고 직원 다수가 탈북자나 장애인으로 탈북자는 공산주의 사고의 습성이 남아 그걸 깨는 게 쉽지 않았어요. 계속 상담하고 케어해 주어도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또 OEM 생산이 취약점이 주문량이 들쭉날쭉으로 어떤 달은 만개 어떤 달은 천개 이런 식으로 변동이 심한 것입니다. 만든 제품을 직접 팔수 있는 시장이 있어야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제품을 만들다가도 발주처의 자의로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십상입니다. 이 때문에 2019년까지 OEM 생산을 하지 않았으나 2019년은 워낙 힘들어 OEM을 잠시 하다가 이내 물량을 줄였죠.

박 기자: 연우 제품이 타사 제품보다 우수한 점은 무엇입니까?

강 대표: 패선제품은 브랜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품질이 중요하고 품질 자체가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면세점에서 3년 버티면 제품 품질을 인정받은 것으로 그만한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면세점에 진출하려면 MCM, 루비통, 샤넬 등 저명한 브랜드의 품질과 동급이어야 하고 품질이 떨어지면 사람들이 사지 않아 버티가 힘듭니다. 연우는 품질이 좋고 조직이 작아 원가가 싸 가격경쟁력이 더 있습니다.  제가 사회적 기업 하면서 느낀 점이 가격과 품질이 최고가 되야 하지만 브랜드가 없으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연우는 면세점에서만 판다"는 인식을 소비자에 심어주려고 했습니다. 경쟁력있는 기업을 만들려면 브랜드가 중요합니다. 판로가 없으면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남들이 인정을 안 합니다. 저희가 면세점에서만 판매하다보니 프리미엄 마켓에서 해외 명품과 맞서는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게 되고 연우 제품은 고급 브랜드화됐습니다.  

박 기자: 면세점 납품은 언제부터 했습니까?

강 대표:  2015년 2월 품평회를 시작으로 4월에 입점해 햇수로는 7년째 되갑니다. 현재 면세점이 온라인으로 열고 있으나 판매량은 극히 미미합니다. 면세 물품은 출국전 공항에서 받아가는데 출국을 못하니 전부 반품돼 타격이 큽니다. 면세점 매출이 7개월째 마이너스입니다.  모 백화점에서 계속 입점하라고 하지만 연우는 기존 브랜딩 전략을 고수할 겁니다. 연우 제품은 내국인보다 해외에서 더 잘 알아줍니다. 해외전시회에 나가면 사람들이 제발로 연우가 맞냐고 하며 찾아옵니다. 

박 기자: 친환경제품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강 대표: 소가죽을 아직 사용하지만 가능하면 장어가죽같이 버리는 가죽을 많이 활용하려고 합니다.  악어, 상어 등 희귀동물은 사이티스(CITES)협약에 따라 합법적으로 유통하는 가죽만 사용합니다.  흔하게 쓰는 소가죽도 일반 생지가 아니고 버린 가죽을 갖다가 가공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한지로 지갑을 만들었습니다. 한지 지갑은 소나기가 잦은 베트남 같은데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한지 제품이 물에 강하기 때문입니다.  한지에 천을 살짝 덧대 코팅을 해 가방 등을 만듭니다.  앞으로 한지나 장어 가죽을 많이 사용하려고 합니다.  지난 해 마스크 한번 쓰고 버리는 게 싫어 백번 천번 빨아도 괜찮은 향균 처리된 천마스크를 만들었습니다. 반응은 좋았으나 초기자본이 많이 들어가 샘플 제품 1000개 정도만 만들고 지금은 원단 발주를 못하고 있습니다.

박 기자: 원부자재는 어떻게 조달하나요?

강 대표: 원부자재는 국내외의 고품질의 재료를 엄선해 조달합니다. 악어, 타조, 뱀, 상어가죽으로 만든 제품도 있는데 특수 피혁은 원부자재가 귀해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가죽의 가공기술이 다르고 실제 해외에서 우리 제품은 아주 싼 편입니다. 연우가 유일하게 면세점 외에서 판매하는 데가 이곳 덕이동 매장입니다. 여기서 사다가 다른 곳에서 되파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악어백 핸드백이 400-500만원인데 다른 곳에서 10배로 파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태리에 공방을 차릴 테니 직원을 파건해 달라 하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싸게 많이 파는 것보다는 면세점에 입점해 고가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시키려고 합니다.

박 기자: 올해 사업계획과 앞으로의 비전을 말씀해 주십시오.

강 대표: 이것은 소가죽인데 실제 악어가죽과 똑같이 만든 제품입니다. 이 가죽은 저희가 특허낸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안 믿었는데 성분 검사하기 전에는 소가죽인 것을 모를 정도로 똑같습니다. 처음 개발한 사람이 진짜 악어 제품이라고 팔려다 걸린 것 같아요. 이 사람이 루비똥과 접촉이 안되니 저희한테 온 것입니다. 저희가 이것을 작년 초에 특허등록하고 수출을 하려다 코로나19로 못하게 됐습니다. 현재 면세점에서 악어백 만드는 것 곳은 연우와 루비똥 뿐입니다. 또 이 지갑은 구멍을 안뚫고 떼었다 붙였다 할수 있어 모든 핸드폰 기종을 지갑에 넣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출이 막힌 작년 1년 동안은 고양시 우수기업, 경기도 수출 프론티어기업, 백년소공인 인증을 받는 그런 일에 매달렸습니다. 현재는 핸드폰 케이스, 골프 벨트, 롯데면세점에서 전체 1등이예요. 수출이 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우를 창업하면서 국내에서 가장 좋은 면세점에 납품하고 해외는 아마존과 알리바바만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1월에 미국으로 제품을 보내고 알리바바는 지난 해 4월 상품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면세점은 코로나19로 당분간 회복이 어렵고 해외 수출하는데 90% 이상 집중하려고 합니다. 공을 들이고 있는 수출 대상국은 중국, 베트남. 미국, 영국, 아랍에미레이트 등입니다. 몇 년 고민 끝에 최근 백팩 형태의 개인 휴대용 공기청정기인 배낭형 마스크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평상시는 가방으로 쓰다가 공기가 안좋거나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문제가 되면 실리콘 재질의 마스크를 호스로 연결해서 정화된 공기를 숨쉴수 있게 합니다.  작동원리는 미세먼지나 오염된 공기를 흡입하여 백팩 상부 공기청정기 내부의 헤파 필터를 사용해 초미세먼지를 그른 후 백팩 어깨의 호스를 통해서 실리콘 마스크로 보내는 것으로 작년 12월 특허 출원을 했습니다.

박 기자: 지역사회 기여활동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강 대표: 지금은 못하고 있는데 피혁으로 공방 학교에서 강의하는 분들을 위해 가죽, 쇠장식 등 3톤에 달하는 물품을 고양새마을협회에 기증했습니다. 사회적기업을 할 때는 취약계층에 저희 지갑에 그림을 그리라고 기부했습니다. (강 대표는 덕이동소상공인협동조합 조합장으로 덕이동로데오거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기자: 개인적 기호나 취미는?

강 대표: 40세에 결혼해 큰 아이가 초등 6학년, 둘째가 3학년 막내가 1학년인데 같이 운동하고 놀아줍니다. 아이들이 바이올린, 피아노를 저는 기타를 칩니다.

박 기자: 고양시나 정부기관에 건의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십시오.

강 대표: 지원사업이 많은데 저는 가능한 잘 이용하려고 합니다. 고양시가 시행하는 지원사업에 기업간 경쟁이 치열합니다. 서류작업에 능한 사람이 실무에 능한 사람보다 유리한데 서류만 잘 꾸미는 사람보다 실제 필드에서 잘하는 사람을 선정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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