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예지 의원(국민의 힘, 비례대표)이 29일 정부가 매장 문화재 유존지역인 하남 교산지구 개발을 문화재 보호 대책없이 졸속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작년 하남 교산지구 649만㎡의 땅에 주택 3만 2천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올해 5월에는 하남교산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을, 9월에는 내년 사전청약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교산지구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교산지구의 중심부 대부분은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인데도 국토교통부가 문화재청과의 협의 없이 사전청약을 포함한 신도시 계획을 독단적으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문화재청으로부터 확보한 ‘하남 교산지구 문화재 지표조사’의 유물 산포지 현황을 보면 교산 신도시의 중심부가 되는 교산동, 춘궁동 일대에서 고고학적 유물이 대량으로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석기 시대의 유물부터 청동기시대의 고인돌, 통일신라와 조선시대의 기와, 도자기 파편 등이 거의 전 지역에서 확인되어 교산지구 일대가 고대 – 중세 도시유적이라는 역사 학계의 주장이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

과거 판교지구 문화유적 발굴조사의 경우 지표조사부터 발굴조사완료까지 6년이 넘게 걸린 사례가 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교산지구가 판교보다 훨씬 더 많은 문화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 사전청약을 실시하고, 2022년 공사를 착공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와 광역교통개선 계획은(지하철, BRT)은 아예 불가능하거나 대폭 지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사전청약제도로 인한 피해 발생을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남 교산지구에서 불과 2km 떨어진 하남 감일지구의 경우 2010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되어 사전예약을 실시하였지만, 4~5세기 백제시대 고분군이 대량으로 발견되면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절반 가까운 가구가 입주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감일지구 당첨자들은 청약이 당첨된 이후 무려 10년 넘게 전세를 전전한 것인데, 하남교산의 경우 매장문화재의 규모를 고려할 때 감일지구보다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추진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8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지표조사 결과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에서 개발사업을 하려면 미리 문화재청장과 협의하혀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문화재청 홈페이지에는 하남교산지구부지 대부분에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으로 표기되어 있었지만 3기 신도시 준비단계에서 국토부와 문화재청간의 사전협의나 의견교류는 전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무분별한 신도시 급조정책이 문화재 보호는 고려하지도 않은 채 성급하게 진행된 것이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2기 신도시의 경우 성남 판교신도시는 15년, 파주 운정신도시는 20년 소요되었고, 송파구 풍납토성의 경우 1997년 백제시대 유물이 발견된 이후 아직까지도 발굴을 마치지 못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졸속 투성이 부동산 정책이 집값 폭등에 이어 문화재 훼손과 사전청약 피해자까지 양산하려고 한다.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하남의 전세값이 폭등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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