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화성시장, “장애인 부모가 재산이 있으면 장애인 활동지원 중단”
서철모 화성시장, “장애인 부모가 재산이 있으면 장애인 활동지원 중단”
  • 박공식 기자
  • 승인 2020.07.22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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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원 대상자 169명에서 1,176명으로 대폭 늘려
장애인들 "장애인 지원 편견과 제도 몰이해 드러내"
서시장, "뒤집어 주기 위해서 세금으로 밤을 새운다"
서철모 화성시장
서철모 화성시장

[고양일보] 서철모 화성시장이 “장애인 부모가 일정 재산이 있으면 장애인 활동 지원을 일체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장애인들이 장애인활동지원에 대한 시장의 몰이해를 비판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화성시는 지난 6월 16일, 활동지원을 이용하는 장애인에게 형평성을 도모한다며 지원 대상자를 169명에서 1,176명으로 늘렸다. 반면 예산은 10억을 증액한 43억 원을 편성했다.  이로 인해 장애인 1인당 지원 예산이 크게 줄게 되고 활동지원 시 추가 시간이 월 최대 192시간에서 30시간으로 줄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최중증장애인에 대한 24시간 활동지원이 중단된다. 24시간 활동지원을 못받게 되는 장애인은 91명이다. 화성시가 내세우는 기준에 따라 앞으로 중증장애인 10명 정도만이 24시간 서비스를 계속 받고 나머지 80명은 하루 4~5시간 정도 활동지원을 못받게 된다.

정책 변경 후 중증장애인들의 요구로 서철모 시장과의 면담이 지난 13일 어렵게 성사됐다.

시장과 장애인들간의 면담은 서 시장의 페이스북을 통해 약 1시간 동안 생중계됐다. 서 시장은 “전국에 이 문제를 알리고 확산시키기 위해 생중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 시장은 지난해 말, 한 화성시민으로부터 장문의 편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장애 1급이라고 밝힌 시민은 자신에게는 아무런 지원이 없는데, 어떤 장애인들은 활동지원 시간이 많은 게 의아하다고 이의제기했다. 서 시장은 이 편지를 계기로 시 추가 지원자 169명의 기록지를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다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 시민들이 들으면 놀랄 거다. 한 명의 장애인이 시민의 세금으로 1년에 1억 원 이상의 지원을 받고 있다. 어떤 분은 활동지원사가 가서 뒤집어주기 위해서 세금으로 밤을 새우고 있다. 과연 이것이 장애인에 차별과 편견이 없는 국가인가”라고 말했다.  서 시장은 또  “(장애인의) 부모가 독거나 와상이면 모르겠는데, 부모가 안방에서 잠자기 위해 활동지원사를 밤에 24시간 붙이는 게 과연 정의로운 나라인가. 저는 거꾸로 이것을 전국에 확산시키고 싶다. 지금도 그래서 생중계 하는 거다”  “어떤 분은 (활동 지원에 세금을) 8천만 원씩 지원받는다. 그분은 밤에는 자야 한다고 해서, 활동지원사가 가서 뒤집어주고 보기 위해서 세금으로 밤을 새우고 있다. 이것이 과연 ‘합리적인 국가인가’라는 이의제기에서 (이 정책이)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을 하며 뇌병변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부모 이야기를 듣고) 대부분 두 분이 자영업해서 한 달에 천만 원 벌기 어렵다. 그런데 이 자녀의 활동 지원으로 세금 천만 원을 주고 있다. 그럼 방식을 바꿔야한다”고 했다. 

서 시장은 장애인 활동지원 시간을 줄이는 대신 ‘야간순회서비스’를 도입해 순회돌보미가 22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대상자 가구를 2~3회 방문해 체위 변경과 약물 복용을 돕거나 응급상황 발생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장애인들은 이날 면담에서 시장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을 잠재적 부정수급자로 보는 편견과 차별적 시선, 장애인 활동지원제도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냈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장애인들은 중증장애인이 한밤중에 홀로 있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야간 시간에 낯선 사람이 드나드는 것이 장애인에게 큰 부담이 되는 데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이 쉽게 말하는 야간에 ‘뒤집어주기’와 ‘지켜보기’가 중증장애인에게는 목숨과 연결되는 문제로 순회서비스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순회서비스가 이들의 목숨을 지키기 힘들다는 사실은 지난 2012년 중증 뇌병변장애인 고 김주영 씨는 활동지원사가 퇴근한 야간에 홀로 집에 있다가 화재로 목숨을 잃은 사례에서 알 수 있다고 한다. 고인은 당시 불이 난 뒤 터치펜으로 직접 119에 신고하고 10분 만에 구조대가 도착했지만, 끝내 다섯 걸음에 불과한 거리를 탈출하지 못하고 숨졌다. ‘야간돌보미’가 안정적인 수면을 방해해 건강을 악화시킨 사례도 있다.

서 시장은 면담에서 거듭 부모가 장애인 자녀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 자녀를 돌보기 위해 대기업을 그만둔 부부를 만났다면서 “그들은 이번 정책을 급하게 시행해서 당황스러웠지만, (활동지원 시간을) 줄이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왜 가족이 있으면서 가족이 돌보지 않고 국가가 지원해주면서 돌보냐고 말했다”라며 돌봄 책임을 장애인 가족에게 물었다.

서 시장은 장애인의 부모가 ‘잠을 자기 위해’ 활동지원사를 쓴다고 비난했다. 그는 “(화성시에서) 제일 많이 활동지원 시간을 쓰는 장애인에게 1년에 1억 1,192만 원의 세금이 들어간다. 그 부모가 독거나 와상이면 모르겠는데, 부모가 안방에서 자기 위해서 활동지원사를 24시간 붙이는 게 과연 정의로운 나라인가”라며 언성을 높였다. 나아가 서 시장은 활동 지원을 받는 장애인들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장애인의 부모가 일정 재산이 있을 시에는 활동지원을 일체 중단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에서는 부모와 가족의 재산을 연동할 생각이 명확하다”고 못 박았다.

장애인들은 이러한 서 시장의 태도는 “신체적·정신적 장애 등의 사유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면담에서 이경희 화성장애인야간학교 교장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는 잠도 못 자고, 일도 하지 않고 오로지 자녀만 봐야 하냐?”고 묻자, 서 시장은 말을 바꾸어 “저도 국가에 함께 해달라고 하겠다”라며 “그런데 점점 화성시가 (활동 지원을) 늘리고 있어서, 지자체가 책임져야 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책을 강행하려는 이유는 지자체 예산 삭감을 위한 것임을 드러냈다.

장애인 활동가들은 서 시장이 잘못되고 편협한 쟁애인 정책에 항의해 화성시장실 앞에서 16일부터 무기한 농성 중이다.

한편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만6세 이상 만65세 미만 장애인의 생활안정 및 사회활동 지원을 위해 활동보조·방문목욕·방문간호를 실시하는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장애등급제 개편에 따른 법령 개전으로 1~3급 등록장애인에서 지난 해 7월부터 모든 등록 장애인으로 확대됐다.

활동보조사는 장애인의 신체, 가사활동 등을 보조하는데, 활동비로 시간당 1만 2960원을 받는다. 활동보조사가 밤 10시~새벽 6시 사이에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야간 요율을 적용해 시간당 1만 9440원이 지원된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가족이 아니면 돌보기 까다로워 활동보조사들이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 자녀 돌보기에만 매진하는 부모들은 ‘활동보조사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만이라도 직계가족이 활동보조사로 활동하게 해 달라’고 호소한다. 현재 장애인의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는 활동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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