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고양시장, 국세청의 공무원 포상금 과세에 문제 제기
이재준 고양시장, 국세청의 공무원 포상금 과세에 문제 제기
  • 박공식 기자
  • 승인 2020.06.26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년 전 포상금 받은 고양시 공무원 490명에게 “종합소득세 내라”
이재준 시장, “포상금은 월급 아닌 상금... 적극행정에 대한 보상”
“비과세 근로소득으로 보아야”, 국세청․법제처에 제도 개선 건의
이재준 고양시장, "포상금은 적극행정에 대한 보상"
이재준 고양시장, "포상금은 적극행정에 대한 보상"

[고양일보] 고양시 공무원 A씨는 5년 전 시에서 업무상 지급받은 포상금에 대해 세무서로부터 “종합소득세를 내라”는 통지를 받았다. 지방세 체납액을 끈질기게 징수한 공로로 받아낸 포상금이었다.  세무서는 자진신고 의무 위반을 이유로 가산세까지 함께 부과했다. 

A씨는 “시에서 받은 포상금이다보니 이걸 소득으로 신고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고양시의 세무관련 부서 담당자 역시 “관례상 포상금에는 한 번도 소득세를 부과한 적이 없었다”며 뒤늦은 과세 고지에  황당해했다.  A씨와 같은 통지를 받은 고양시 공무원은 총 490여 명으로, 모두 5년 전 포상금을 받은 이들이다. 금액은 총 4억 7천만 원이다.

더군다나 세무서 측에서 다른 세금이 아닌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까닭에, 공무원 개인별 소득 규모에 따라 누진세를 추가로 낼 수도 있다. 받은 포상금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이와 같은 세금 부과를 두고, “포상금을 근로소득으로 보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며 소득세 부과 취소와 더불어 국세청과 법제처 차원의 합리적인 법 해석을 촉구하고 나섰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 18조에 따르면, ‘국가 또는 지자체로부터 받는 상금’은 비과세 소득에 해당된다. 소득세법에는 포상금이 과세대상인지 아닌지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각 지방 국세청마다 해석도 다르고, 과세 여부도 다르다. 

이에 대해 이재준 시장은 “포상금은 주로 적극적인 정책 집행으로 성과를 거둔 공무원들에게 주어지는 금액으로, 말 그대로 월급이 아니라 ‘상금’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시장은 “코로나19로 공직자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노고에 대한 보상은 커녕, 법령에 명확히 규정되지도 않은 5년 전 세금을 갑작스레 관례를 깨어 부과하고 그것도 모자라 공직자들에게 ‘탈세’를 운운하며 가산세까지 부과하는 것은 명백히 부당하고도 가혹한 처사”라고 주장하며 관계 부처의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시는 만약 포상금을 근로소득으로 인정하더라도, 종합소득세가 아니라 최소한의 기타소득으로 보고 누진세 없는 단일세율을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세무서에서 매년 실시하는 연말정산 신고 교육 시 단 한 차례도 포상금이 소득세 신고대상이라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는 등 아무런 예고조치가 없었던 만큼, 적어도 ‘이미 지급한 포상금’에는 과세를 소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기재부와 국세청은 포상금을 근로소득으로 보고 현재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공무원 포상금 과세로 인한 논란은 고양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국세청이 최근 지방공무원들이 받은 각종 포상금에 대한 세금을 부과해, 세금 고지를 받은 전국의 모든 지자체 공무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기본 세금은 물론 징벌적 성격의 신고·납부 불성실 가산료까지 부과해 해당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2014년 정년 퇴임한 공무원 B씨는 당시 지자체에서 준 100만원을 포상금으로 받았는데, 이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며 6년 만에 과세를 통보받았다. 본세에 신고 불성실 가산료, 납부 불성실 가산료, 종합소득세 과소신고 가산료 등 각종 징벌적 가산세가 붙었다. B씨가 고지받은 세금은 모두 37만1520원이다.  경북도의 5급 사무관 C씨는 지난 2014년 정부합동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은 후 평가업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에게 포상금을 나눠줬다. 당시 1인당 7만원씩 받았는데 지난 4월 누락 세금과 가산세로 약 1만6000원을 납부하라는 내용의 고지서를 받았다.

국세청이 이번에 과세 고지를 한 대상은 문화 탐방, 선진지 견학, 발표대회 우수자 시상금, 체험학습 경비, 각종 평가 우수시상금, 제안자 포상, 퀴즈대회 포상 등이다. 기간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이다. 국세청은 지방공무원이 소속기관으로부터 업무와 관련해 받은 모든 소득을 근로소득으로 판단해 과세했다. 그동안 행정안전부와 지자체들은 이들 포상금을 비과세 대상으로 분류해 과세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과세 대상 가운데 과세 제척 기간이 도래한 2014년분 포상금에 대해 이번에 우선 세금 납부를 고지했다. 2015~2018년 과세 대상 역시 조만간 세금납부를 고지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포상금 과세에 대해 "포상금의 법적 성격이 모호한 측면이 있어 당연히 근로소득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차라리 소득세법(시행령)을 개정해 각종 포상금을 근로소득이라고 명시한 뒤 부과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는 입장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집단 조세심판을 준비 중이다. 전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25일 "현재 세금 부과에 반발하는 전·현직 지방공무원들을 상대로 조세심판 청구인을 모집 중"이라며 "포상금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받은 것인데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고양시민과 함께하는 고양일보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31-908-2255 / 010-9907-2289

고양일보 후원하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