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연례 스트레스의 상징 가운데 하나로 귀성객으로 가득 찬 고속도로 운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도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시즌 때마다 주요공항에서 환승과 연착, 악천후로 인한 결항사태 등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귀성객들의 노고야말로 가장 대표적 스트레스의 하나라 할 수 있겠다.

그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주인공들이 바로 반려견들이라는 사실을 아시는가?

2014년 United Airlines 항공사가 최초로 시작한 United PAWS 캠페인은 230여 마리의 훈련된 반려견들이, 견주들의 도움을 받아 미국에서 가장 번잡한 일곱 군데(워싱턴, 뉴욕, 시카고, 로스 엔젤스, 클리블랜드, 덴버, 휴스턴)의 공항 대합실 및 환승 공간 등에 배치되어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공항의 반려견 활동 <사진 = Travel+Leisure>

크리스쳔 사이언스 모니터(2015. 12. 22일자)지의 한 보도에 따르면 항공여행객의 약 40퍼센트가 비행공포증을 체험한 바 있다고 한다.

미국자동차협회(AAA) 통계를 보아도, 미국인의 약 3분의1 이상이 매년 12월 23일부터 1월 5일 사이에 50마일 이상의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5.7%에 해당하는 570만 명이 비행기로 여행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야말로 미국 국민들의 대이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인들이 제시한 해결방안은, 미국인들의 반려동물 사랑문화로부터 출발하였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들의 지혜는 대략 이렇다.

잘 훈련된 반려견을 통해 사람들이 기쁨을 널리 전파하는 방식은 미국사회에 광범위하게 뿌리내려져 있다는 사실이 그 출발점이다.

“치유 테라피” 반려견들은 이미 요양원, 병원에 장기 체류가 불가피한 사람들을 위해 가시적인 활약을 벌이고 있다.

<사진 = Therapy Dogs International>

심지어는 맞벌이 부부들이 어린이들을 돌보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지혜의 하나로, 아이들이 테라피 반려견들을 상대로 동화책을 읽어주게 하는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 Therapy Dogs International>

물론 공항 이용객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반려견들의 기쁨전달 모델은 미국에서도 비교적 새로운 것이 틀림없다.

로스 엔젤스 공항당국은 일 년 내내 치유 테라피 반려견 프로그램을 상시운영하고 있는 상태이며, 샌프란시스코 공항당국도 “멍멍이 특공대”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을 주요 명절기간동안 운영하고 있다.

이미 병원과 요양원에서의 반려견 활약을 확실하게 입증시킨 미국인 견주들이다. 이들은 분명 우리보다 한 발짝 앞서 생활 속의 혁신, 그리고 이웃사랑의 철학을 이미 실천하고 나선 것에 다름 아니다.

아래 영상에서 보듯 견종도 매우 다양하며, 계절에 맞는 복장과 분위기를 연출하는 반려견들의 활약은 부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공항에서 활약하는 반려견들 모습 (출전 : 유튜브)>

http://launch.newsinc.com/share.html?trackingGroup=90962&siteSection=csmonitor&videoId=30097841

그러나 필자의 눈에 놓칠 수 없었던 가장 낭만적인 이웃사랑의 원칙은 무엇인가?

그것은 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에 이웃사랑의 실천을 맡기지 않고 반려견과 견주 스스로가 각자 무리 없는 계획과 준비과정을 거쳐 행동하는 이웃사랑의 주인공이 된다는 점이다.

<사진 = Therapy Dogs International>

그 대표적 주인공 NGO 조직을 소개한다.

이름하여 테라피 반려견 인터내셔널 (Therapy Dogs International)

http://www.tdi-dog.org

이 조직의 운영원칙은 반려견을 사랑하는 이름 없는 시민들이 모여 자원봉사의 형태로 테라피 반려견의 등록, 훈련, 규칙 등을 스스로 만들어 나간다는 점이다.

반려견 훈련 장면

소정의 자체 규정을 통과한 테라피 반려견들과 견주들은 자신들의 편안한 일정과 사정에 맞춰서 요양원, 병원, 학교 등의 공공시설 방문계획을 세워 나가고 있다.

1976년 뉴저지주에서 처음 시작한 이 NGO가 자랑하는 첫 번째 원칙은 견주의 사랑을 받는 반려견이라면 종자와 혈통과 관계없이 환영한다는 것이다.

물론 잘 생기고 성격 좋기로 유명한 리트리버가 빠지는 일은 없지만,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한 반려견들도 큰 활약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홈페이지를 구글로 살펴보니, 2012년 현재 2만 4천팀 이상의 견주-반려견 팀이 등록 및 훈련을 완료한 상태. 2017년 현재 미국 50개주 및 캐나다에 지부를 두고 다양한 지역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테라피 반려견 인터내셔널(TDI) 회원이 되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 모든 반려견은 소정의 시험에 통과한 후 TDI® 인증서를 받아야 한다.

- 반려견은 1살 이상의 나이여야 응시 자격이 부여된다.

- 시험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반려견의 성격이 좋아야 한다는 점. 특히 휠체어, 목발, 의료장비 등의 도구와 사람들이 혼재한 상황 속에서 반려견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이 된다.

- 반려견은 수의사로부터 정기적인 건강점검을 받고 건강기록카드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NGO는 정부로부터 단 1센트의 지원금도 받기를 거부한다는 사실이다. 전액 자원봉사 견주들의 회비 및 기부금으로만 운영된다고 한다. 자원봉사 회원들이 봉사도 하고 회비도 내고 반려견 훈련도 책임을 지고 시키는 참으로 낭만적인 역발상이 아닐 수 없다.

TDI 본부 전경

혹시 추가질문이 필요할 경우, 어느 맘씨 좋은 견주가 여러분의 문의전화에 상냥히 응할지 기대가 된다. 물론 영어로 답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말이다.

 

mailing address:

88 Bartley Road, Flanders, New Jersey 07836;

Tel: (973) 252-9800; Fax: (973) 252-7171; e-mail: tdi@gt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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