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내년 1월 15일은 전국 17개 시도체육회와 228개 시군구체육회 회장 선거가 일제히 치러지는 날이다.

지금까지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시도체육회장을 겸직해왔지만, 올해 초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이러한 겸직이 허용되지 않게 된다. 지자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불허는 체육회 등이 선거조직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체육계가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내년 1월 치러지는 선거는 ‘첫 민선’ 체육회장 선거로서 체육계, 특히 생활체육계에서는 큰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양시 체육계에서도 첫 민선 고양시체육회장 선거를 40일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지금까지 역대 고양시장이 고양시체육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었지만 이것이 금지됨으로써, 과연 누가 54개 종목(정회원종목 50개‧준회원종목 4개), 12만 명 회원을 거느린 고양시 생활체육인들의 최대 조직에서 리더 역할을 맡게 될 것인지 지역 체육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첫 민선 고양시체육회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선거인단은 원래 총 250명이다. 정회원 종목 50개 각 단체별 회장에 1표 행사, 각 단체별 대의원 중 선관위에서 선정한 4명에 각 1표씩 투표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태권도협회장이 공석이기 때문에 실제 선거인단수는 249명이다. 

현재 고양시체육회장 선거에 뛰어들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 이는 약 7명 정도다. 김윤중(59세) 고양시 테니스협회 부회장, 나상호(67세) 고양시체육회 수석부회장, 서석(53세) 고양시 라켓볼연합회장, 선웅주(63세) 고양시 체육회 사무국장, 안운섭(60세) 고양시 바둑협회장, 조정래(57세) 고양시 축구협회장, 허성영(63세) 고양시 수영협회장(가나다 순) 등 7명이다. 이처럼 7명 모두 고양시체육회 내에서 중책을 맡고 있었지만 선거를 치르기 위해 최근 해당 직책을 내려놓았다.

김윤중 고양시 테니스협회 부회장, 나상호 고양시체육회 수석부회장, 서석 고양시 라켓볼연합회장, 선웅주 고양시 체육회 사무국장, 안운섭 고양시 바둑협회장, 조정래 고양시 축구협회장, 허성영 고양시 수영협회장(가나다 순)
(윗줄 3명)김윤중 고양시 테니스협회 부회장, 나상호 고양시체육회 수석부회장, 서석 고양시 라켓볼연합회장 (아랫줄 4명)선웅주 고양시 체육회 사무국장, 안운섭 고양시 바둑협회장, 조정래 고양시 축구협회장, 허성영 고양시 수영협회장(가나다 순)

김윤중씨는 초등학교 때 야구선수 생활을 하다가 중고등학교 때부터 성균관대와 대한화재 실업팀을 거치면서 테니스 선수로 활약했던 스포츠인이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는 경제학을 전공한 공부하는 운동선수로서 '스포츠 전문 경영인'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김씨는 “23년 동안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을 두루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살려보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현재 고양평화누리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나상호씨는 고양시체육회에 19년 몸담은 지역 생활체육계의 ‘어른’이다. 특히 고양시족구협회를 창립해 4년 초대 회장직을 맡는 등 족구에 있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수준급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나씨는 “고양시 행정부와 의회와 체육회를 잘 아우를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이가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후보자들 중에 가장 젊은 서석씨는 오랫동안 김현미 국회의원의 지역 보좌관으로 활동해왔다.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호남향우회, 생활체육회 각 단체와 두루 소통하며 외연을 넓혀온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서씨는 “고양시 체육정책 중 가장 취약한 유소년·청소년 체육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동안 늘어나지 않았던 생활체육 예산도 신경 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선웅주씨는 최근 13개월간 고양시체육회 사무국장을 맡으며 조직의 살림을 맡아왔었다. 따라서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고양시체육회의 내밀한 문제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이로 볼 수 있다. 선씨는 신문사 제작국 직원으로 17년, 전문경영인으로서 19년을 살았지만 대학에서는 체육과를 전공했다. 그는 “체육회의 재정자립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하겠다”며 지역 체육계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2대 고양시의회 의원을 역임했던 안운섭씨도 “고양시체육회 산하 50개 가맹단체의 복지 향상”을 내세우며 선거에 임하고 있다. 안씨는 1996년 고양시 바둑협회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2012년부터 고양시 태권도 협회장을 역임했다. 특히 2014년 고양시 축구협회장 선거와 관련해 내홍을 겪으면서 “지자체장의 당연직 체육회장직을 맡는 것에 대한 병폐를 알고 있다”며 “고양시체육회 혁신을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고양시 축구협회장, 경기도 축구협회 부회장을 맡았던 조정래씨는 고양시체육회 이사직을 맡는 등 축구 외에 지역 생활체육 전반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조씨는 “성남이나 수원과는 달리 인구 100만 고양시에 걸맞는 프로축구팀이 하나 없는데 프로축구팀을 만들려는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축구, 야구, 농구 등을 제외한 비활성화된 종목을 활성화하는데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허성영씨는 매년 전국적인 규모의 ‘고양마스터즈 수영대회’를 7회까지 이끈 지역 수영계의 대부다. 2004~2005년 세계최초 울릉도·독도 수영종단대회를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허씨는 “생활체육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만큼 생활체육 저변이 확고하지 않다”며 “체육회장으로 당선된다면 보는 체육 즐기는 체육에서 참여하는 체육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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