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정부 쌀 재고를 조기에 감축하기 위해 내년에 정부 쌀 52만톤을 가축 사료용으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내년에 가축 사료용으로 처분할 52만톤은 2013년산 재고 쌀(25만톤)과 2014년산 시장격리 쌀 전량(27만톤)으로, 올해 사료용으로 공급한 물량(10.1만톤) 보다 5배 이상 증가된 수준이다.
- 2014년산 시장격리 쌀 : ‘14년 수확기에 쌀이 신곡 수요량보다 많이 생산됨에 따라 정부가 쌀 시장 안정을 위해 신곡 수요량을 초과하는 물량을 매입하여 비축하고 있는 쌀.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사료용 공급은 현재 쌀 생산량 중 신곡 수요량을 초과하는 물량 전량(29만9천톤)을 시장격리하였음에도 정부 쌀 재고 과잉이 쌀값 하락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제기됨에 따라 쌀 시장의 불안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재고 쌀 52만톤을 사료용으로 처분하면 재고 관리비용 절감, 사료원료곡물 수입대체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약 1,162억원의 기대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정부는 2013년 생산한 쌀은 1,515원/kg에, 2014년 생산한 쌀은 1,444원/kg에 매입하였다. 이를 208원/kg에 사료용으로 처분한다면 적어도 6600억 원대의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는 매입가격의 7분의 1가격으로 처분하는 것이다. 재고 쌀 52만톤 구입총액은 7686억 원 정도이고, 판매액은 1082억 원 정도이므로 6604억 원 정도 손실이 생긴다.
내년에 사료용으로 공급하는 정부관리양곡 52만톤은 부정유통 방지 등의 사후관리를 위해 올해와 마찬가지로 배합사료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판매가격은 최근 1년간 옥수수 수입단가와 쌀의 옥수수 대비 사료적 가치 등을 고려하여 208원/kg(현미 기준)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한다.
이런 가축 사료용 처분에 대해서 일부 여론이 사람이 먹는 귀중한 쌀을 동물에게 먹인다는 비판이 있다. 지난 2014년에도 이런 반대 때문에 사료용 처분이 포기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런 반대 여론도 감수하고 추진할 수밖에 없는 절박함이 있는 것이다.
올해 정부의 쌀 재고는 170만톤으로 적정 재고량인 80만톤의 두 배 이상이나 된다. 이는 1년 생산량인 420만톤의 절반이나 되는 양이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1990년 119.6kg, 2000년 93.6kg이었던 것이 2015년에는 62.9kg까지 꾸준히 줄고 있다. 이런 식습관 변화로 인한 쌀 소비량 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2월5일자 산지쌀값은 128,328원/80kg으로, 11월25일 대비 0.1% 하락한 수준이다.
하지만 "사료용 방출이 일회성 조치이지 근본적인 방안은 아니다. 식습관 변화도 막을 수 없다. 근본적인 조치는 쌀 생산 자체를 통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