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인도인의 공부 방법은 암송과 암기다. 이러한 암송과 암기의 공부 방법은 인도인의 잠재력을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주관식 중심의 인도 시험 체계’로 더욱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인도에서 객관식 유형은 100점 만점에 10점 이하의 비율로 적게 출제되는게 특징이다. 인도에서 공부를 잘하려면 주관식 문제를 잘 풀어야 한다. 그런데 인도의 주관식 문제는 간단하게 몇 줄을 쓰는 수준이 아니라 긴 답을 요구한다. 이러한 주관식 시험을 잘 보려면 방대한 양의 지식을 자신의 논리로 꿸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암기력과 논리력을 모두 갖춰야 우등생이 되는 나라가 인도다.

 2011년에 탄생한 인도 영화 <세 얼간이>이 영화의 배경은 인도공과대학 IIT(Indian Institutes of Technology)이다.
이 대학에의 입학을 위한 치열한 경쟁은 암송과 암기의 공부를 심화시키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먼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으로 악명높은 ‘JEE(공통입학시험)’를 통과해야 한다. 결국 JEE가 IIT에 입성하기 위한 공부전쟁을 격화시키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JEE 시험은 수학·물리·화학 세 과목을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보는데, 이 과목들은 창의적인 능력보다는 암기력과 기억력을 요구한다. 암송과 암기를 통해 베다 경전을 비롯해 법전, 서사시 <마하바라타> 등을 학습하고 전수해온 고대 인도인들. 이들의 전통적인 공부방식은 그대로 현대 교육에 전승되어 IT시대를 이끄는 인도의 강력한 저력이 되고 있다. 즉, 인도는 종교라는 문화적 유산에서 비롯된 공부의 능력으로 IT분야의 최강국이 되었다.

 여기서 잠시 영화 <세 얼간이>라는 영화를 들여다 보자. 이 영화에는 세 명의 공학도가 등장한다. 성적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학교를 발칵 뒤집어 놓은 “란초”, 아버지가 정해준 꿈인 ‘공학자’가 되기 위해 정작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고 공부만 하는 “파르한” 그리고 병든 아버지와 식구들을 책임지기 위해 무조건 대기업에 취직해야만 하는 “라주”가 바로 그들이다.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대학에 합격한 이들은 암기식 위주의 대학교육의 문제점을 영화속에서 속시원하게 해결하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제발생의 주범이 된다. 이 세 명의 주인공과 함께 등장하는 차투르라는 학생도 있다. 이 학생은 이상한 약을 먹으며 지독한 냄새의 방귀를 뀌어대는, 무조건 외우며 공부하는 학생으로 주입식 교육에 철저히 복종하는 학생이었다.

어느 날 차투르는 스승의 날에 전교생 앞에서 연설하게 되었고, 사서가 불러주는 힌디어로 된 연설문을 작성하고 있었다. 뜻도 모르는 채 그냥 다 외워버릴 거라는 차투르. 란초와 파르한은 차투르와 사서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린 뒤 연설문의 내용을 싹 바꿔버린다. 전교생 앞에서 총장인 비루 교수는 강간범이 되고, 차투르는 방귀에 대한 시를 읊는 등 전교생의 웃음거리가 된다. 그렇게 란초는 차투르의 공부방식이 틀렸다는 것을 라주에게 보여준다.

 차투르가 고약하게 뀌어댄 방귀. 라주가 아닌 란초가 차투르와 같은 방을 사용했다면 란초는 차투르의 방귀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했을까?

 닫힌 방안에서 방귀 같은 고약한 냄새를 맡고 방향제나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냄새를 반 정도 줄였다고 하자. 그럼에도 여전히 냄새가 날 경우 ‘냄새가 반만 난다.’라고 느낄까?

 인간의 감각으로 구별할 수 있는 한계에 대하여 연구한 학자가 있었다. 독일의 의사였으며 실험 심리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생리학자인 베버(Ernst Heinrich Weber, 1975~1878)는 감각기에서 자극의 변화를 느끼기 위해서는 처음 자극에 대해 일정 비율 이상으로 자극을 받아야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사실은 실생활에서 자주 발견된다. 예를 들면 조용한데서 이야기할 때보다 음악 콘서트장에서는 더 큰소리로 이야기해야 서로 알아들을 수가 있고 밤에는 달이 보이지만 낮에는 태양 빛의 자극이 세기 때문에 달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그러한 예다. 이러한 베버의 발견 내용을 바탕으로 물리학자이며 철학자였던 페히너

 
 

(Gustav Theodor Fechner, 1801∼1885)는 “감각의 양은 그 감각이 일어나게 한 자극의 물리적인 양의 로그(log)에 비례한다.”는 법칙을 유도하였다. 이것은 베버가 발견한 내용을 바탕으로 페히너가 제안한 가설이다. 이 가설에 의하면 자극의 강도를 더해감에 따라 감각의 증대율은 점차 약해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이다. 여기서 S는 감각의 변하는 값, I는 자극의 변하는 값, K는 자극 고유의 정수(감각별로 다른 값)이다. 

인간의 감각이란 매우 주관적이다. 실험 심리학자인 베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이나 감각을 수로 나타내기 위해 여러 가지 연구를 실시했고 1860년에 물리학자 페히너는 이를 수식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인간의 감각은 결코 엉터리가 아니며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우리의 몸은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 즉 자극을 ‘베버-페히너 법칙’에 따라 생생히, 그리고 정확히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공식을 이용하여 차투르의 방귀 냄새를 반으로 느끼고자 했다면 냄새의 90%를 줄여야 가능했을 것이다. 혹시 란초가 차투르와 같은 방을 사용했다면 이 공식을 바탕으로 차투르의 방귀냄새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지는 않았을까?

 

* 참고문헌 : 공부하는 인간, KBS 공부하는 인간 제작팀 지음, 예담/ 
  재밌어서 밤새 읽는 수학이야기, 사쿠라이 스스무, 더숲/
* 이미지 출처: 씨제이이앤앰 주식회사(필라멘트 픽쳐스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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