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제207회 고양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김완규 의원이 시정질의를 하고 있다.

탄현지구 주택조성 사업을 둘러싼 주민과 시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시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수립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미진한 부분은 차차 협의를 거쳐 개선해 나가겠다고 한다. 주민들은 시의 정책을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대책방안을 제안하며 이를 수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제207회 고양시의회 제2차 정례회 시정질의에서 김완규 시의원이 반격에 나섰다. 탄현동 에듀포레 푸르지오 아파트 건설 인·허가에 반드시 필요한 교통영향평가서 자체가 모순이라는 증거를 제시한 것.

김 의원은 “바로 옆 파주시 지역에 빌라에 1만 명, 우리 탄현동 주민이 5만 명, 새로 입주 할 1,960세대 등은 교육·문화 시설이 밀집돼 있는 탄현동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교통량도 문화와 교육이 있는 곳으로, 쇼핑이 있는 곳으로 흐른다”며 “이대로 아파트가 완료된다면 탄현동은 극심한 교통지옥이 되고 장애인, 학생 등 교통약자들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탄현로의 흔한 등교길 모습. 좁은 인도때문에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도로로 나가 보행을 하고 있다. <사진=이미지 캡처>

결국 시에서 제시한 도로개선 사업인 탄현·일현로 도로 확장 사업(전신주 지중화 사업 포함), 김포-관산간 연결도로, 앵골과선교 개선 등 시가 제시했던 방안이 현실적으로 실현될 수 없거나, 언제 실현될 수 있을지 예정할 수 없는 안이라는 것이다. 고양시 방안은 이 지역 교통체증을 해소할 수도 없는 비현실적인 안이라는 것이다.

이어 “그런데 이런 도로개선 사업의 바탕이 되는 교통영향평가서에 나타난 활동인구 수치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며 교통영향평가서의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교통수요를 예측한 표를 보면 2014년 일별 활동인구는 6,995명인데 완공 시점인 2017년에는 6,397명, 2019년에는 6,448명으로 오히려 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있다. 실질적으로 예상되는 인구가 6만 명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 표 자체도 근린생활시설 이용 인구와 합계가 잘못 표기됐다.

김완규 의원이 제시한 자료 사진1.

또한 통행량 예측을 나타낸 표를 보면 인구수의 경우 2017년에 8,328명인데 2019년에도 8,328명으로 똑같이 표기돼 있다. 교통수단 분담률 예측을 나타내는 표도 2017년과 2019년의 차이가 거의 없다.

김완규 의원이 제시한 자료 사진2.

교통영향평가서를 작성한 도경선 교통정책과장은 이에 대해 “준공 이후 예상되는 인구수를 그대로 반영한 수치”라면서 공정한 절차에 따라 도출된 결과라는 입장을 취했다.

이러한 근거 하에 진행되고 있는 세 개의 도로 개선 사업들은 현재 난항을 겪고 있다(지난 11월 15일/ '탄현 주택조성사업, 교통지옥부터 해결해야' 참조). 김 의원과 주민들은 가장 좋은 해법은 현재 2차선인 탄현로를 4차선으로 지하화 하는 방법이고, 그 방안이 힘들면 2차선으로라도 지하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완규 의원 제시 자료3. 검은색 동그라미 부분이 지하화해야 할 탄현로 구간.

23일 최성 시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시 주관으로 2014년 9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수차례 간담회와 주민면담 등을 실시하고 김포-관산간 연결도로 개설, 앵골과선교 진입도로, 일현로와 탄현로 등의 개선대책을 수립한 것이다. 김포-관산간 연결도로는 2018년 10월 전까지 파주시 방향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LH와 계속 협의 중이고 앵골과선교는 경의로로 좌회전할 수 있는 방안을 파주시와 파주경찰서, 도로관리공단과 수차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현로와 탄현로의 도로개선과 관련해서는 전신주 지중화를 추진했으나 인도협소로 추진이 어려운 만큼 보행 공간 확보를 위해 버스정차대 후면배치, 안전휀스 설치, 험프형 횡단보도를 신설하는 등 보행자 및 교통약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탄현동 주민 민간협의체인 대책협의회 관계자는 “최성 시장은 수차례 민·관 협의체 간담회와 주민면담을 실시했다며 마치 원만하게 대화가 이뤄진 것처럼 말하는데 사실은 1개 단지가 동의한 부분을 전체가 동의하는 양 부풀린 것 같다”고 불만을 표했다.

22일 제207차 고양시의회 제2차 정례회 시정질의에서 방청객으로 온 탄현동 주민들이 기습적인 피켓 시위를 펼쳤다.

이어 “김 의원님이 시정 질의에서 밝힌 모순과 부실 자체인 교통영향평가서를 기반으로 수립된 대책들이 주민들 입장에서는 너무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며 “저희 대책위가 고심 끝에 내놓은 대책인 4차로 지하화가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4차로 지하화가 실제로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주민들이 진짜 바라는 것은 탄현동 지역의 특성, 즉 장애인 시설 및 초·중·고등학교 밀집지역으로 교통약자들이 많다는 점, 현재까지도 극심한 교통 정체 지역이라는 점, 파주시와 맞닿아 있어 인구 유입이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라며 “아파트 건축 중단이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주변 환경을 고려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서 완공 이후에도 교통약자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고 교통 체증도 없는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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