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시장, 최근 시민 무료이용 필요성 언급
유적지 접근성 향상, 역사의식 고취 긍정평가
사업소는 문화재·환경 보호 등 고려 신중 입장

 

[미디어고양] 고양시를 대표하는 문화유적지인 행주산성 입장료 폐지가 검토되고 있다. 이재준 시장의 아이디어다. 시민부담을 줄이고 역사의식 고취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점이 입장료 폐지를 주문한 이유로 알려진다. 시는 관련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고양시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이재준 시장은 고양향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행주산성 입장료 폐지 의견을 전했다. 관계자들과 함께한 간담회 자리에서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행주산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에 참석자들 대부분은 긍정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결과 이 시장은 앞서 취임 후 업무보고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전달한 바 있는데 재차 의지를 밝힌 것이다.  

현재 행주산성은 조례에 의해 정문인 대첩문을 이용할 경우 성인 1,000원 중고등학생과 군인 500원 초등학생 300원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다. 주차요금은 별도다. 연간 1억원 가량을 입장료 수익으로 얻어 관리운영비에 사용한다.

덕양구 행주외동에 위치한 행주산성은 행주대첩비 등 역사유물과 한강을 관망하며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어 주말에는 약 2,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인기 관광지이지만, 주말이나 연휴를 제외한 평일 고양시민들의 이용은 극히 적다.

입장료 징수도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용을 제한하는 이유로 꼽힌다. 비슷한 유적지인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의 경우에는 입장료가 없는 것과도 대비된다. 

행주산성에서 바라 본 방화대교 야간 경관 조명 <사진 = 고양시>

이 때문에 지역주민들은 행주산성 무료이용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현행 입장료가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입장료를 폐지할 경우 더 많은 시민들이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행주산성 무료입장 논의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16년 고양시는 ‘고양시 행주산성문화재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해 입장료 폐지 시도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고양시의회 소관상임위인 문화복지위원회 위원들의 반대로 2017년 10월 최종 부결처리했다.

당시 위원들은 문화재 훼손과 환경훼손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무료이용 실익이 없다고 평가했다. 또, 무료입장으로 취객들이 늘어나고 질서유지가 안 돼 우범지역화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입장료 징수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미 상당수 지역주민들이 행주산성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현재 행주산성관리사업소는 개장시간 9시 이전 새벽운동을 위해 찾는 지역주민들에게 행주산성을 무료개방하고 있다. 시정연수원 인근 둘레길 쪽문을 통해 행주산성에 입장하는 방법도 있어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만 입장료를 내는 것도 문제다. 

무엇보다 상징적인 입장료 징수보다 고양시 대표 유적지인 행주산성을 시민들이 마음껏 이용하는 것이 더욱 의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은만 문봉서원장은 “임진왜란에서 조선을 구한 행주대첩이 이뤄진 행주산성은 고양시의 큰 자랑이고 역사적 가치가 지대하지만 그 가치가 고양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그간 안타까웠다”면서. “(입장료 폐지는) 시민들이 좀 더 자유롭게 문화유적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역사의식과 호국정신을 깊이 새길 수 있다면 무료관람 실익을 작게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시 담당부서는 입장료 폐지에 신중한 입장이다. 조정호 행주산성관리사업소장은 입장료 폐지 조례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행주산성은 고양시에 상징적인 공간이고 철새도래지로 보호가치가 크다. 방문객이 늘면 문화재와 환경훼손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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