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26일 전체회의서 시정슬로건 논의 못해
공무원 공모안 슬로건으로 제시하자 인수위 비판
“시민참여 배제하는 업무처리, 안일하다” 지적
고양시는 27일 부랴부랴 시민공모 시작해

고양시가 인수위 비판으로 뒤늦게 시정슬로건 시민공모에 나섰다. 이재준 시장이 강조했던 시민참여 정신과도 어울리지 않는 업무처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미디어고양] 이재준 고양시장 인수위원회 격인 평화경제준비위원회가 고양시의 안일한 시정슬로건 채택 움직임을 비판했다. 시민참여가 배제된 채 공무원만을 상대로 시정슬로건을 공모한 것을 문제삼았다.  

고양시는 인수위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27일 뒤늦게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시정슬로건 시민공모를 시작했다.

인수위원들에 따르면 26일 오후2시 시정연수원에서 평화경제준비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됐다. 20일 OT를 겸한 1차 전체회의에 이은 두번째 회의였다. 오전에는 첫 분과별 회의도 진행됐다. 

이날 주된 논의안건은 시정슬로건과 시정목표 결정이었다. 이중 시가 예시안으로 제출한 시정슬로건이 문제였다. 

고양시는 공모를 거쳐 선호도가 높았던 예시안이라며 5개 시정슬로건을 위원들에게 제출했다. 그런데 이 공모라는 것이 공무원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나온 것이다. 

인수위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던 시정슬로건은 이재준 시장이 후보시절 사용한 선거슬로건 '평화가 온다, 기회가 온다'를 대체한다. 인수위 논의결과를 토대로 최종결정은 이 시장이 하는 방식이다. 

이날 다수 인수위원들은 시정슬로건 결정에 시민들이 배제된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시민공모를 실시해 다시 제출할 것으로 요구했다. 애초 시민공모 방식을 고려하지 않은 시의 안일한 일처리 방식도 질책의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인수위는 예정에 없던 전체회의를 한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8월 7일 3차 전체회의에서 시민공모가 포함된 시정슬로건으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일 인수위 전체회의 모습. 26일 전체회의에는 이재준 시장이 참여하지 않고 강득구 인수위원장이 주재했다. 

고양시는 27일 부랴부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시민공모를 시작했지만 앞으로 10여일 만에 시민공모와 선호도 여론조사까지 마쳐야 하는 촉박한 일정이 됐다. 이러다보니 애초 시민참여 공모를 선택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인수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A씨는 “시정슬로건 논의를 공무원들끼리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그 내용도 고리타분했다"면서, "설문도 용역사를 통해서 진행했다고 들었다. 업무처리 방식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인수위원들도 "시정슬로건은 민간의 아이디어가 반영되어야 하고 시민들의 공감도 필요하다"는 식의 의견을 나타냈다. 

반면, 고양시는 시정슬로건 결정과정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촉박한 일정을 고려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평화경제비전팀 윤병렬 팀장은 “확정된 시정슬로건과 시정운영계획을 토대로 시장이 고양시의회에 설명해야 하는데, 의회 일정을 맞추려다 보니 시민참여가 부족해진 것 같다"면서, "시정슬로건과 시정목표 논의에 시정 이해도가 높은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민공모와 공무원들이 제시안 모두를 놓고 선호도 여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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