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정규직 필기시험서 공정성 시비
신분 확인 소홀, 시험관리 엉망 지적 잇달아
진흥원, 17일 인사위 통해 재시험 결정
블라인드채용 NCS평가 도입과정서 혼선

 

[미디어고양] 고양시 산하기관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정규직 신입 공개채용 과정에서 공정성이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면서 재시험이 결정됐다. 블라인드채용이 도입되면서 빚어진 혼란이다. 공공기관 채용관리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보에 따르면, 지난 7월 14일 덕양구 소재 고양여성회관에서 진흥원의 올해 첫 정규직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이 실시됐다. 

6월 19일 정규직 신입(5급 주임) 3명을 선발하는 채용절차가 공고된 이후 3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300여 명이 이날 필기시험 응시자격을 얻었다.

그런데 필기시험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신분확인이 필수인 시험장 출입 과정에서 일부 응시자들이 신분증 확인 없이 입실하는 것이 다른 응시생들에게 목격됐다.

입실시간을 지나 고사장에 들어온 경우도 논란이 됐다. OMR카드가 부족해 항의가 이어지고, 문제지 배부과정도 동시에 이뤄지지 않는 등 시험 관리감독 전반에 갈등이 이어졌다.

응시생들의 항의는 필기시험 종료 이후에도 사그러들지 않았다. 상당수 응시생들이 진흥원과 SNS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진흥원 측이 진상파악에 나섰다. 16일 하루 종일 사실 확인을 거친 진흥원은 응시생들이 제기한 불공정 사례 상당수가 이유 있다고 판단하고, 17일 오전 인사위원회를 통해 재시험을 결정했다. 논란에 대한 사과문도 발표했다.

이런 논란은 올해 들어 공공기관 채용절차가 일부 바뀐 것과 관련이 있다. 진흥원은 올해부터 블라인드채용을 도입했다. 기존 채용과정의 차별적 요소를 걷어내고 지원자의 직무능력만 보고 채용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다보니 기존에 없던 NCS직업기초능력평가 필기실험이 도입됐고, 출제여력이 없는 진흥원이 서울 소재 인적성 연구기관 A사에 채용과정 전반을 외주화 했다.

진흥원은 필기시험 당일 불필요한 개입을 막겠다면서 시험장에도 출입하지 않았다. 결국 출제현장에 채용기관 관계자 없이 외주사와 응시생들만 있어 관리감독에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공공기관 채용 공정성 담보를 위한 노력이 오히려 갈등을 일으켰다.  

진흥원은 해당 공채 필기시험을 9월 8일로 연기하고 외주업체 변경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변경된 일정은 응시대상자들에게 통보됐다. 하지만 당장 채용시험 일정이 두 달여 미뤄지면서 응시생들의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진흥원 관계자는 “응시생들이 제기한 공정성 문제가 엄중한 것으로 판단돼 재시험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재시험은 휴가기간과 졸업예정자 응시생들의 다양한 사정을 고려해 9월 8일 시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필기시험 재실시로 피해를 입은 응시생에 대한 적절한 피해보상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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