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회의 후 미팅에서 사직서 요구했다?
일부 기관장들 "갈등 있었지만 노코멘트"

지난주 화요일 이재준 신임 시장이 처음으로 주재한 간부회의 이후 일부 간부공무원이 산하기관장들에게 사직서를 포함한 조직혁신안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공직사회에서 나왔다. 이를 두고 전임 시장이 임명한 산하기관장 물갈이가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 취임 후 첫 간부회의를 진행한 지난주 화요일, 산하기관장과 핵심간부의 갈등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당시 회의에서 이 시장이 산하기관장들에게 조직혁신안을 요구했는데, 회의 이후 미팅에서 핵심간부인 인적자원담당관이 기관장들에게 혁신안과 함께 재신임용 사직서를 요청해 갈등이 일었다는 것이 떠도는 이야기다.

당시 간부회의가 종료된 후 점심식사를 함께한 산하기관장과 인적자원담당관은 오후 청사에서 티타임을 가졌다. 이날 간부회의에 참석한 산하기관장은 7명으로 확인된다. 지식산업진흥원, 국제꽃박람회, 문화재단, 시정연구원 등 주요 기관장들이 모두 참여했다.

문제는 이때 오간 대화다. 인적자원담당관이 혁신안을 거론하면서 사직서를 함께 제출하라는 언급을 해 갈등이 일었다는 것이다.

지난 9일에는 비리행적척결운동본부 고철용 본부장이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갈등을 소개하면서 이를 이재준 시장의 인사비리라고 비판했다. 측근 기용을 위해 기관장 교체에 나섰다는 해석을 덧붙였다.

9일과 10일 취재를 통해 사실 확인을 해 봤다. 당시 자리를 함께한 대부분의 기관장들이 답변을 완곡히 거부했다. 하지만 상당수 기관장들이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A기관장은 “그 일에 관심이 없다. 인적자원담당관에 직접 물어보라. 그 가운데 끼기 싫다”고 말했다. B기관장은 “문제는 있었지만 노코멘트 하겠다”고 에둘러 말했다. C기관장은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그냥 웃었다고 말해 달라”고 전하기도 했다. 언급자체를 꺼리는 분위기.

 

반면, 흘러나온 이야기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기관장도 있었다. D기관장은 “사직서 관련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갈등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사실 무근이다. 그런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작 논란이 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적자원담당관은 전화와 문자 등으로 사실확인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런 갈등설이 흘러나오는 배경에는 산하기관장 전원이 전임시장인 최성 시장이 임명한 인사라는 점에 있다. 일부기관장은 최 전 시장의 재선과 대선 도전과정에서 캠프 중책을 맡기도 한 측근이다. 보은인사 비판도 있었다.

이러다보니 이재준 시장 취임과 함께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상하는 시선이 나오는 것이다. 이번주 진행되는 산하기관 업무보고를 앞두고 조직혁신안 제출을 요구한 것도 교체를 염두한 사전정지작업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최 전 시장이 3선 도전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올해초까지도 기관장을 새로 임명하는 등 일부 기관장들의 임기가 상당히 남은 점도 변수다. 자원봉사센터, 국제꽃박람회, 시정연구원 등은 임기를 보장할 경우 이재준 시장의 임기중반까지 함께한다. 시정운영에 걸림돌로 여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전문성과 업무능력을 무시하고 기관장 인사를 단체장 교체에 따른 전리품 정도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해당 문제를 제기한 고철용 본부장은 “이재준 시장이 기관장 교체를 통해 측근을 기용한다면 오히려 산하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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