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주가가 폭락했다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대해 김 위원장은 19일 오후 서울 대한상의 건물에서 열린 토론회 기조강연에서 “상장사가 아닌 비상장사 주식 매각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14일, 김 위원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 총수 직계일가가 SI(시스템통합), 물류, 부동산 관리, 광고 등 그룹 핵심사업과 관계없는 분야에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서 “비주력 계열사 지분을 팔지 않으면 조사,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그런 발언이 있은 다음날인 15일 삼성그룹 SI를 총괄하는 삼성SDS(-14.00%), 신세계 I&C(-13.7%), 현대차 광고회사인 이노션(-7.2%) 등의 주식이 급락했다. 그중에서도 삼성SDS의 경우 15일 하루에만 32,000원 내려(22만 8500원 → 19만6500원) 시가총액 2조3000억원이 사라졌다.

이에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소액주주모임을 결성하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18일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삼성SDS 주가가 폭락하여 소액주주들이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입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에도 공문을 보내 김 위원장에게 ▲그룹의 주력회사와 비주력회사를 구분하는 판단 기준 ▲비핵심 계열사 SI·물류·광고 등 지분 매각 발언의 법적 근거 ▲주력·비주력회사 구분 및 비주력회사 지분 매각을 요구하는 법적 근거 ▲소액주주 피해 대책 ▲주식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조사 대상이라는 발언의 근거 등을 질의했다.

소액주주모임은 “제대로 된 답변이 없으면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도 하였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기업 죽이는 김 위원장을 해임하라” 등의 글을 올려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19일 김 위원장은 "문제 삼은 부분은 주력사업이 아닌 비상장인 상태에서 대주주 일가가 다수 지분을 보유하면서 일감 몰아주기로 이익을 얻고 공정거래를 해치는 점"이라며 "각 그룹에서 이런 업종을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왜 대주주 일가가 보유해야 하는지 설명해 달라고 했으며, 이게 납득이 안 된다면 다른 방안(매각·계열 분리)을 고민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분야에서 검찰 역할을 한다. 그만큼 위원장의 발언 한마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신중하지 못한 '아니면 말고'식의 발언을 할 정도로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하는 자리다.

소액주주의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지분매각 내지 계열 분리 발언은 ‘초법적인 것이며 협박’이라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이 한 발언은 명확한 기준 없이 하였다는 점에서 신중하지 못한 것이다. 발언과 관련된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진 날(15일)로부터 5일이나 지나 19일에야 해명을 한 점도 석연치 않다.

일부 주주가 여러 차례 공정위에 김 위원장의 14일 발언 취지를 묻는 민원을 제기하였으나, 공정위 차원의 명확한 해명을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요즘 국내 증시는 미국 금리 인상과 외국인 자금 이탈 조짐으로 내리막길이다. 수출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양극화 심화와 자영업자 몰락, 주식 폭락 등으로 중산층과 서민들의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구매력 감소로 소비가 줄어들면 나라 전체 경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공정위가 적극적으로 경제를 부흥시키는 부처는 아닐지라도 현재의 경제 수준을 혼란시키고 침체시키는 역할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위원장의 입은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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