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친박 맏형인 서청원 의원(75세, 경기 화성갑)이 6월 20일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 세워 주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면서 탈당하였다.

사진 = 서청원 의원 페이스북에서

서 의원은 ‘평생 몸담았던 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오랫동안 몸을 담고 마음을 다했던 당을 떠난다. 총선패배 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 왔다.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고 하였다.

서 의원은 “이제는 제가 당에 도움을 드릴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드리겠다”면서,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하였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다시 ‘불신의 회오리’에 빠졌다.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친이’,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면서, “결국 ‘친이’, ‘친박’의 분쟁이 두 분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나? 역사는 그렇게 기술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20일 서청원 의원 페이스북에서 밝힌 탈당 입장문

서 의원은 기자 출신으로 1981년 제11대 국회에 입성하여 친박 맏형 역할을 자임해 왔으며, 현 20대 국회에서 8선으로 최다선이다. 서 의원의 탈당으로 자유한국당은 113석에서 112석이 되었다.

서 의원이 이날 정계은퇴가 아니라 탈당의 수순으로 간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한국당 한 인사는 "정계은퇴 내지는 탈당의 압박에 더이상 버티기 힘들어 일단 2선으로 물어났지만 보수세력 구심적 역할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 다른 인사는 "서 의원의 탈당이 한국당 및 바른미래당 등의 야권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서 의원의 탈당에 대한 본인 페이스북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상당수 있었다. A 씨는 “그동안 너무 수고하셨다. 몸은 당을 떠나시더라도 꼭 정의와 자유대한민국을 도와주십시오”라는 지지 견해도 있었다.

B 씨는 “힘든 결단이셨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앞으로 나아가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라고 하여 에둘러 탈당을 지지하였다.

한편, C 씨는 “지역구인 화성갑에서도 하신일이 전~혀 없는데 당을 위해서 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지요? 지역구 하나 못 챙기면서 당을 챙긴다니요? 허허 웃음만 나오네요”하고 하였고, D 씨는 “언제 나라 생각을 하셨나? 언제 국민 생각을 하셨나? 뻔뻔하게 이런 망발을. 역시 서청원의원이다!”라고 비판의 글을 남겼다.

페이스북에는 서청원 의원이 20대 국회 본회의 결석왕이라는 자료를 제시한 분도 있었다. 본회 84회 중 46회(55%)를 결석했다는 것이다. 29회인 2위와 격차도 크다. 이에 대해 의원실에서는 "중진 의원이다보니 당원 교육이나 지역구 방문이 잦다"는 해명을 하였다. 

서청원 의원이 46회로 단연 돋보인다. 

참고로 무단결석 상위 20명 중에서 17명이 자유한국당 의원(민주당/바른미래당/애국당 각 1명)이었다. 

 

아래는 탈당 입장문이다.

<평생 몸담았던 당을 떠나며>

저는 오늘 오랫동안 몸을 담고 마음을 다했던 당을 떠납니다. 총선패배 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습니다. 눈물은 흘리지 않겠습니다.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제가 당에 도움을 드릴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드리겠습니다.

당이 위기입니다. 언제 위기가 아니었나 싶지만, 위기에 제대로 대응치 못하고 거듭된 실수로 결국 국민의 마지막 심판을 받았습니다. 당은 해체의 위기에 몰렸습니다. 그러나 무기력하게 폐허에서 울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국가는 계속 살아야 하고, 국민은 오늘도 어김없이 살림을 해야 하고, 보수정당도 다시 살려내야 합니다. 건강한 보수정당은 나라의 기둥이고, 국민의 기댈 언덕입니다. 그 역할을 다시 수행할 수 있도록 이번에야 말로 건강하게 거듭나야 합니다.

‘실종된 정치’가 복원되야 합니다. 보수정당이 다시 태어나 튼튼하게 국가를 지키는 것이 정치복원의 첫걸음이라 믿습니다. 정치가 실종된 빈자리에 오만, 독선이 자리 잡고 독주가 횡행합니다. 저를 포함한 정치인 모두의 책임입니다. 특히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큽니다.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자유한국당이 다시 ‘불신의 회오리’에 빠졌습니다.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친이’,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습니다.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입니다.

제가 자리를 비켜드리고자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결국 ‘친이’, ‘친박’의 분쟁이 두 분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습니까? 역사는 그렇게 기술될 것입니다.

이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 세워 주시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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