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 ‘우물 안 개구리였다’. 기업 경제 단체 활동 계기에 대한 강우람 신임 회장(39세)의 대답이다. 올해 ㈜한우물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강우람 대표는 입사 시기부터 창립자이자 부친인 강송식 한우물 회장으로부터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았다. 신입 사원으로, 정수기 설치 기사로, 그야말로 바닥부터 일을 배웠다. 한우물이 정수기 제조부터 유통까지 전 생산 라인을 지닌 이유다. 그의 눈에는 오로지 정수기만 보였고, 보았다.

‘세상 밖을 보고 싶었다’. 망원경의 렌즈는 ‘소통’이었다. 오너로서 근로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곧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지름길이라고 판단한 강 신임회장은 민관이 주도하며 노사갈등문제에 대안을 마련하고자 모인 ‘노사민관 워크숍’의 활동이 지역 기업경제인 활동의 첫 걸음이었다. 이후 고양상공회의소의 최고경영자 아카데미 수강은 고양상공회의소 청년CEO클럽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FM’, ‘모범적이다’, ‘올곧다’, ‘신중하다’, ‘보수적이다’, ‘정직하다’, ‘반듯하다’ ‘자기 소신이 뚜렷하다’, 강 신임회장이 활동하는 직능단체 내부에서의 그에 대한 평판이다. 여기에 ‘경청’의 자세가 추가된다. 종합하면 ‘원칙주의’에 ‘소통’의 자세를 지닌 젊은CEO라는 평가다. 여기에 주변의 두터운 신뢰도 상당하다. 이러한 그의 인품은 신임 회장 선출의 밑바탕이 됐다.

강우람 신임회장이 한우물의 베스트셀러 미네랄 생수 '나처럼'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지역 차세대 오너십 플래폼인 '고양상의 청년CEO클럽' 소개.

4월 20일 출범한 클럽은 5월 9일 첫 정례회를 갖고 운영 규칙 보완 등의 과정을 마쳤다. 고양상공회의소 신규 분과조직 청년CEO클럽은 회원사 청년경영인들의 그루터기로서 상호 경영 역량 강화의 기회를 마련해 궁극적으로 미래 고양시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활동 자격은 시에 소재한 기업의 청년CEO(창업가) 및 청년 임직원으로서 1970년 이후 출생자는 입회할 수 있다.

-임기 중 주요 중점 사업은.

백지에서 시작하는 모임인 만큼 '20대부터 4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로 분포된 회원 간의 유대 강화에 중점을 두려한다. 결코, ‘청년’으로 정의될 수 없는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으로 구성된 클럽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업종과 나이, 성별을 초월한 회원 간 융화를 강화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회원 기업을 방문해 상생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지역적 강점이 될 수 있는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을 대비한 경제 특강, 청년 정책 관련 교육 및 설명회 개최 그리고 지역사회공헌활동 계획 수립에 몰두하고 있다.

-청년CEO 지원 및 정책 관련 건의사항.   

사업가에게 나이는 큰 의미가 없기에 ‘청년’이라는 접두어만으로 CEO에게 ‘청년 실업률’의 이슈와 연계한 정책적 접근은 넌센스다. 청년CEO는 경영자이기에 ‘구인’ 이슈가 더욱 현실적이다. 결국 동일한 지향점이지만 다양한 시각 차이를 수용해야 현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접근하는 일률 단편적인 행정 지원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청년’이라는 나이로 한계 지어진 미시적인 정책보다는, 거시적인 지원 정책이 간절하다. 예를 들어 요즘 경제계의 현안 중 하나인 남북경협을 둘러싼 군사분계선 접경지역인 고양시와 파주시, 김포시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여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합리적이다. 또한 고부가가치의 산업을 김포나 파주가 아닌 고양에 유치할 수 있는 추가적인 고민이 있어야 한다.

'청년CEO'라고 소위 '일반CEO’와 생각이 다른 것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웃음).

-㈜한우물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청년’의 미덕은 ‘젊음’과 ‘무한 가능성’이다. 하지만 '미숙'이라는 복병도 숨어있다. 기성 혹은 선배세대를 자칫 ‘꼰대’로 정의하는 것으로 단절을 택한다면 오랜 기간 축척된 사회적 노하우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다소 경직된 프레임 속에 갇힐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선대의 선택과 생각은 존중되어져야 한다. ‘긴장과 겸손’의 자세로 30년 한 길을 걸어 온 창업주인 강송식 회장의 물에 대한 곧은 철학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지난 30여 년 ‘몸에 좋은 물’, ‘맛있는 물’의 가치는 한우물의 핵심 기업 이념이었다. 따라서 이를 기준 삼아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던 다양한 제품군 개발을 통해 보다 많은 고객과 만날 방법을 고민 중이다.

-일산실리콘밸리 등 납북경협 관련, 지역경제발전 정책 수립을 위한 제언.

‘고양시’에 대한 냉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다. 행정은 ‘수도권’이라고, 근로자와 구직자는 ‘외곽’이라고 생각한다. 큰 괴리감이 있다. ‘105만의 꽃보다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은 서울과 대비한 기대치 증가에 따른 환상에 불과하다.

개성공단이 가동되고 남북경협이 가속이 붙기 시작하면, 현재 고양시에 비해 교통 인프라가 뒤떨어지는 파주시와 김포시는 부족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려 갈 것이다. 고양시가 ‘수도권’이라는 시각으로 기업이 요구하는 제약사항을 방치한다면, 기업은 더이상 고양시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 대책이 절실하다.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현재보다 자족기능이 더욱 악화된 배드타운으로 위상이 떨어질 수 있다. 고양시는 위기감을 가지고 긴장해야만 한다.

또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존 제조기업의 탈 고양시를 막고 '기업 유치' 방안에 대한 더 큰 고민이 있어야 한다.

‘실리콘밸리’에 대한 지역 기업인들의 이해도 또한 낮다. 막연한 느낌이다. 구체적인 청사진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 성남시 IT클러스터 성공케이스에 대한 기대감만 존재한다. 지역 기업인들이 생각하는 희망의 아젠다에 대한 생각들을 수렴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실현 가능 스펙트럼을 세분화해야만 한다.

더욱이 스타 앵커기업 유치 방안이 무엇인지, 개성공단과 연계된 노동집약적 경공업군과의 차별화시킨 이원화된 기업지원 방안을 제시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킨텍스, ‘CJ’와 EBS’의 사옥 건립으로 지역경제할성화 결과에 지표화된 데이터가 공개되어야만 한다. 만약 없다면 이들 기업들로 인한 소비측면에서의 지역 경제에 파급효과에 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105만 인구만을 자랑할 것이 아니다. '인구와 소비'는 비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혹시 대안에 대한 생각은.

몇 가지 있다. 고양시가 ‘기업유치 차원’과 ‘자영업 활성화’부문에 집중적으로 고민했으면 한다.

우선, ‘기업유치 차원’으로 남북경협, 서울과의 인접성 등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살려 기업활동을 위한 환경개선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시설 투자’에 편중되어 있었지만 이제 시는 ‘기업 유치’에 집중해 관련 업종 간의 상생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증대와 창업의 기회를 증가시켜야 한다.

그리고 기존 지역의 자족 기능을 담당해왔던 인쇄, 출판업이나 가구, 식품 등의 제조기업들의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장항동 다수의 인쇄, 출판 기업들은 파주 출판도시로 이전하는 추세다. 파주시는 기존 출판단지의 인프라를 강화하고 입주 기업들에 대한 만족도를 상승시켜 파주출판도시를 아시아 최대규모, 최고수준의 출판·인쇄 클러스터로 성장시켰다.

고양시는 반성해야 한다. 일관된 정책 부재로 인한 기존 기업들이 타 지자체로의 이동이라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IT, 마이스, 관광산업 등 미래산업과 고양시에서 터전을 잡고 기업활동을 해왔던 올드 기업군과의 균형감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식음 분야 자영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소비 증대 방안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선행되야 한다. 사이클링 레포츠를 예로 설명하면, 서울시는 자전거를 타고 인근 안양과 의정부, 하남으로 진입이 용이하다. 도로가 안전하고 잘 정돈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착 지역에서는 소비가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고양시는 어떤가. 많은 자전거 도로가 있지만 소비를 위해 진입하는 도로는 불편하고 안전하지도 않다.

골프를 예로 들어보자. ‘일산은 골프의 8학군’이라는 닉네임을 얻을 정도로 풍부한 골프장 인프라를 자랑한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고액 소비층인 골프 인구가 고양시로 유입되지만 소비를 위해 지역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풍동 애니골마저도 유명세가 희미해지고 있다.

왜일까.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양시 소비 브랜딩에 대한 고민과 개선안이 절실하다. 자유로, 철도, ‘GTX’가 소비층 ‘유입과 이탈’이라는 양날의 칼임을 명심해야 한다. 고양시 기업들의 구인난이 지닌 심각성을 시는 자성과 함께 관련 개선안을 신속하게 제시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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